(연합뉴스) 미국 월가 점령 시위대가 2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재계 인사들의 고급 사교 만찬장 밖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파티를 여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자 200여명은 오는 30일 당국의 시위대 캠프장 단속을 앞두고 이날 '알팔파 클럽' 연례 만찬 행사가 열린 5성급 호텔 밖에서 '상의 탈의 길거리 파티'를 열었다.


알팔파 클럽은 유명 정·재계 인사 200여명으로 구성된 미국 최고의 사교클럽이며 1년에 한 번씩 고급 호텔에서 연례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는 알팔파 클럽의 99번째 연례행사였으며 초대손님 가운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여사도 포함돼 있었다.


시위자들은 만찬장 밖에서 '트위스티드 시스터'와 '퍼블릭 에너미'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으며, 상의를 탈의한 시위자의 몸에는 '표현의 자유'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시위에 참가한 데이비드 하로스(64)는 "알팔파 클럽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면서 "이들(파티에 참석한 정·재계 인사)이 미국을 말아먹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주(州) 오클랜드에서도 월가 점령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시위자 15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자 약 2천명이 이날 오후 8시께 오클랜드 도심에 있는 한 대형건물을 점령하겠다며 거리행진을 벌였고, 일부가 현지 YMCA 건물에 난입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날 경찰은 앞서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돌과 유리병 등을 던진 시위자 2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었다. 또한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가스와 섬광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말 미국에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는 자본주의의 폐해와 부유층의 부도덕성에 항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지만, 현지 당국의 단속으로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