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기독교인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독교계 지도자가 “기독교인들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보코하람은 최근 무슬림 다수 거주지역인 북부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눈에 띄게 증가시켜 왔는데 37명의 사망자와 57명의 부상자를 낸 지난 성탄절 교회 연쇄 테러도 이같은 일련의 공격들에 해당한다.


이에 더해 보코하람은 지난 3일(현지시각)부로 사흘 안에 북부 기독교인들에게 이 지역을 떠나든지 죽음을 맞이하든지 선택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이 지역에서 또다시 교회 테러가 발생 29명이 사망하자, 북부를 떠나는 기독교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태어나 자랐으며 가정과 일터가 있는 이 지역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 회장인 아요 오리체자포르 목사는 “기독교인들 모두가 깨어 있으며 스스로를 지켜야 할 수밖에 없다. 가족이든 집이든 직장이든 자신에게 속한 모든 것을 스스로 보호하라”고 당부를 전했다. 그는 또한 “나이지리아는 모두의 것이며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구에게 이 땅 또는 저 땅에서 머무르지 말라고 명령할 권한이 없다”며 기독교인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한편 오리체자포르 목사의 이같은 요청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보호에 있어서 실패하고 있으며 기독교계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발생할 때마다 배후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약속을 해 왔지만 실제로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지 교계의 입장이다.


최근 증가하는 북부 지역에서의 공격에 대해서도 나이지리아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와 보안군 추가 투입이라는 조치를 취했지만 오리체자포르 목사는 이같은 조치는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며 오히려 보안군 이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가혹 행위를 하거나 사태 발생시 기독교인을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서구 반정부 반기독교를 표방하는 보코하람은 알카에다 유관단체로 여겨지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샤리아 통치를 주장하며 방해 세력들, 특히 교회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테러 활동을 자행해 왔다. 2011년 이들이 살해한 500명 가운데 대부분은 기독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코하람은 자주 북부 기독교인들에게 이 지역을 떠나라는 위협을 가해 왔는데 이는 무슬림 다수 거주지역인 북부를 완전한 무슬림 지역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