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연방 대법원이 12일 '헌법 위반' 판결을 받은 미국 애리조나 이민법에 대한 상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애리조나주 잰 브루어 주지사는 지난 8월 연방 법원이 애리조나 이민법에 대해 '헌법 위반' 판결을 내리자 대법원에 항고했다.
애리조나 이민법은 일선 경찰에 불체자 단속권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로, 경찰이 경범죄 용의자의 체류신분을 확인하고 멕시코 국경에선 불법체류 의심자에 대해 검문과 체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멕시코 등 중남미 불체자 단속을 노린 이 법안은 히스패닉계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애리조나주가 이런 이민법을 제정하자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 집행권한을 침해한다며 연방 법원에 법률 발효 금지 소송을 냈고 연방법원은 1, 2심에서 모두 연방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 개혁이 지지부진하자 40개 주에서 자체적으로 약 250개의 이민 관련 법률이나 결의안을 제정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불법이민' 문제는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내년 대선에서도 핵심쟁점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승리하면서 이민개혁을 추진했지만 경기침체와 공화당의 반대로 진척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오히려 오바마 행정부 들어 국외로 추방되는 불법체류자 수가 이전 정부에 비해 증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자 히스패닉계를 비롯한 소수인종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