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도 어김없이 추수감사주일이 찾아왔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아직 감사할 준비가 덜 되어있는데 이런 우리의 마음엔 아랑곳 없이 다가 온 추수감사절 절기가 우리를 당혹케 합니다.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 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남들은 힘이 들어 하지 않고 나만 어렵다면야 상대적 희망을 가질 수도 있다지만, 주위를 암만 둘러봐도 모두가 힘들어 하니 절망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아이러니는, 감사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환경을 이길 수 있는 길이 다름 아니라 감사라는 것입니다. 사실 감사할 조건이 많은 사람이 감사하지 않는 것도 아이러니요 전혀 감사할 조건이 없는 것 같은 사람이 감사에 풍요로운 것도 아이러니이지만, 그 보다 더 큰 역설은 절망을 이길 수 있는 비결이 바로 감사라고 하는 점입니다.

인간이 겪는 가장 큰 절망은 아마도 죽음일 것입니다. 죽음보다 인간을 더 확실하고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고 감사할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의 죽음보다 더 깊은 죽음은 영혼의 죽음입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성경 말씀에 나오는 사망은 바로 영원한 죽음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라는 선언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영생을 얻은 바 되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구속의 은총과 오늘 내가 살아있음의 은혜에 감사함이 축복입니다. 그리고 이 감사의 고백이 평범한 일상의 삶 속에서 실천됨이 축복입니다. 어느 교단에서는 다음과 같은 강령을 만들어 감사를 실천하도록 권하고 있다 합니다. 좋게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이처럼 눈 뜨고 일어날 때부터 잠자리에 들고 꿈을 꿀 때까지 감사충만한 삶이 되기를 빕니다.

아침에는 새로운 시간 주심에 감사, 아침 식사에는 음식을 보며 감사,

일터에 가면서 움직이는 기쁨에 감사, 일터에서 일하는 보람에 감사,

일하면서 비판이나 압력을 받을 때는 도전 주심에 감사,

칭찬을 받을 때는 만족함에 감사, 점심식사 때는 대화할 수 있는 동료에 감사,

일과 후에는 작은 성취에 감사, 귀가 후에는 가족을 보며 감사,

신문, TV를 보면서 여가 주심에 감사, 잠자리에서는 잠을 주신 은혜에 감사,

꿈 속에서는 생명을 주신 은혜에 감사.

감사의 계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 짐이라” (딤전4:4-5)는 말씀처럼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고 감사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복덩이가 바로 주님의 자녀들이 우리들 입니다. 한 해 동안 베푸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가 넘치는 여러분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