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이 연방정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가 22일 미국 의회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 발표 직후 미국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재정위기가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은 "일단 안도"
미국 민주ㆍ공화 양당 대표가 예상대로 이날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하자 시장의 관심은 신용평가사들의 입에 쏠렸다. 슈퍼위원회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이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추가로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증시 주가지수들이 폭락한 지난 8월 초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긴장감마저 돌았다.
그러나 S&P와 무디스는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에도 미국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을 안심시켰다. S&P는 2013년부터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이 자동 삭감되기 때문에 이번 합의 실패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출 사유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S&P, 무디스와 함께 3대 신용평가사에 꼽히는 피치가 이달 말까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지만 미국발 우려는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위기의 불씨 남아있다
시장은 미국 신용등급의 추가 강등이라는 악재는 아슬아슬하게 비켜갔지만 미국 재정위기는 언제든지 시장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슈퍼위원회가 합의에 실패하면서 미국 정치권의 정치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다시 확인된 점은 우려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민주ㆍ공화 양당은 재정지출 감축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린 데 이어 책임을 서로 미루는 모습까지 보였다.
재정위기를 해결해야 할 정부에 대한 불신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의 이견으로 위기 해결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로 미국이 일부 경기부양책을 연장할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시장에서는 우려스런 요인이다.
민주당은 단기 경기부양책들 가운데 일부방안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슈퍼위원회에서 논의할 논의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