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편애하는 자식이 없다"는 부모의 말은 거짓이라는 과학적 연구가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형제·자매 중 한 자녀에 대한 부모의 편애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자녀는 `현상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내색하지 않지만 사랑을 덜 받는다고 느끼는 자녀는 속으로 자책하며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부모도 자녀가 상처를 받을까 부인을 하지만 편애는 엄연한 사실이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UC 데이비스) 연구진이 768명의 형제·자매와 그들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아버지의 70%와 어머니의 65%가 한 자녀를 편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애정을 두고 다른 형제와 쟁탈전을 벌이며 대개는 자신이 편애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눈치 채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고 타임은 전했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부모가 더 큰 애정을 가질 확률이 높은 자녀는 건강하거나 맏이거나 연약한 막내일 때다. 체격이 가장 좋고 건강한 자녀가 편애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생존 가능성에 근거한 생물학적 선호 때문이다. 이는 관모펭귄이나 검은독수리 등의 동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경향으로 인간 역시 종족 번식의 본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첫 자녀가 편애를 받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부모는 대개 첫 자녀에게 가장 많은 돈과 자원을 투입하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UC 데이비스 연구진의 실험에서도 정이 더 가는 자녀가 있다고 답한 부모 중 상당수가 첫째를 꼽았다.
가장 연약한 자녀는 심리적으로 부모의 동정심을 자극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늦게 태어난 자녀가 부모의 사랑스러운 자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자식의 성별도 영향을 미친다. 어머니는 큰아들을, 아버지는 막내딸을 가장 아낀다는 통념은 2003년 학술지 휴먼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자녀가 셋일 경우 성별은 편애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경제적 측면이나 심리적 측면에서 첫째나 막내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을 확률이 떨어지는 둘째도 세 자녀 중 유일한 아들 혹은 딸일 경우에는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부모가 쏟는 애정이 자녀의 자존심, 사회성, 다른 가족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는 편애를 드러내서는 안 되며 자녀가 눈치를 채더라도 계속 부정하는 편이 좋다고 충고한다.
실제 다른 형제보다 부모의 사랑을 덜 받는다고 느끼는 자녀가 불안, 낮은 자존심, 우울증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편애를 받는 자녀 역시 어린 시절 부모의 칭찬과 격려를 한몸에 받다가 사회에서 그만한 관심을 받지 못할 때 충격과 좌절을 이겨내야 하며, 다른 형제들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느끼는 죄책감과도 싸워야 한다고 타임은 전했다.
다만 형제 중에 다운증후군 환자나 자폐아가 있을 때처럼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경우 설명을 통해 이를 다른 자녀들에게 이해를 시키면 편애의 부정적인 영향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