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미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월트디즈니'가 러시아 방송 시장에 진출한다. 신흥국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월트디즈니가 최근 3년간에 걸친 협상 끝에 러시아 미디어그룹 'UTH 러시아'로부터 이 회사 소유의 채널 '7TV' 지분 49%를 인수했다고 BBC 방송 러시아어판과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TV'의 나머지 지분 51%는 'UTH 러시아'가 그대로 보유키로 했다.
디즈니사는 오락ㆍ스포츠 전문 채널 '7TV'를 어린이 전문채널 '디즈니'로 이름을 바꿔 오는 12월 31일부터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공중파를 통해 무료로 방영할 계획이다.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러시아내 54개 도시에 전파를 송출해 러시아 시청자의 75%에 해당하는 약 4천만명이 새로운 채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디즈니' 채널에서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뿐 아니라 러시아 제작사를 포함한 다른 공급자들의 프로그램도 방영될 예정이다.
디즈니사는 러시아 어린이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러시아 측 파트너들과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의 '7TV'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디즈니사가 이번 사업에 약 3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 방송 시장 진출에 맞춰 모스크바를 방문한 로버트 아이거 월트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러시아에서도 디즈니 프로그램을 잘 알고 좋아한다"며 "이번 합작 사업이 당신에게 이익이 되고 러시아 미디어 시장 전반에도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거는 "이번 사업은 단지 첫걸음일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러시아 시장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에 지사를 개설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