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계속된 경기침체가 미국 내 인구이동 추세도 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인구가 급증했던 남부 및 남서부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은 감소한 반면 뉴욕,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주(州)의 인구 유출 현상은 크게 둔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햄프셔대학 카시연구소가 미 인구조사국과 국세청(IR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인구조사국의 2008-2010년 '전국 인구현황 표본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와 2005~2007년 조사 결과를 비교했는데, 미국 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한 이후와 이전 기간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리조나, 플로리다, 네바다 주 등 경제가 빠르게 발전했던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은 불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둔화해 2010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면 경기침체 이전까지만 해도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던 매사추세츠, 뉴욕, 캘리포니아 주는 최근 3년간 인구유출이 90%가량 줄었다.
NYT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통상 인구이동이 둔화하지만, 지난해는 1940년 정부가 인구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집을 팔지 못하거나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플로리다 주의 경우 2005년에 20만9천명의 인구가 순유입됐으나 2009년에는 3만 명이 순유출돼 1940년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고, 네바다 주도 4천 명 순유출로 돌아섰다. 그러나 뉴욕 주의 순유출 규모는 2005년 17만 명에서 2009년 7만 1천 명으로 줄었고, 캘리포니아 주도 이 기간 20만1천 명에서 7만1천 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통계에는 해외 이주민이나 출생에 따른 자연적 인구 증가는 포함돼 있지 않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한때 경제가 번창했던 지역들이 25~34세 젊은이들의 관심을 더는 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애틀랜타는 2005~2007년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 중 3위였으나 2008~2010년에는 23위로 하락했고, 피닉스는 2위에서 17위, 라스베이거스는 10위에서 35위로 각각 추락했다. 반면 워싱턴은 44위에서 6위로, 덴버는 12위에서 1위로, 보스턴은 45위에서 26위로 껑충 뛰었다.
프레이는 "젊은이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경제를 좀 더 지켜보기위해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 기회가 생긴다면 인구이동 비율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