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해 영국 의회에서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로 체포된 러시아 출신의 '미녀 간첩' 예카테리나 자툴리베테르(26)가 마이크 핸콕 영국 하원의원(65)과 내연 관계였던 사실을 시인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자툴리베테르는 이날 런던 이민항소특별위원회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지난 4년간 핸콕 의원과 함께 일하며 사적인 관계를 맺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자툴리베테르는 러시아 대외정보국(RIS)의 지시를 받고 핸콕 의원에게 접근, 민감한 국방 관련 문건에 접근하는 등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작년 8월 체포돼 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항소한 상태다.


이날 공판에서 자툴리베테르는 핸콕 의원과의 사적인 이야기를 상세히 풀어냈다. 자툴리베테르는 지난 2006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서 공부할 당시 핸콕 의원을 처음 만나 관계를 지속하다가 핸콕 의원이 국방특별위원회 소속이 됐을 무렵 그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2008년 정규직 연구원이 되면서 의회 출입증을 받았고 핸콕 의원의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하면서 영국 보안 당국의 의심을 사게 됐다.


내무부 측 변호인들은 자툴리베테르가 2006년 당시에 이미 RIS 요원으로 선발돼 '미인계'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툴리베테르는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자신이 러시아 정보기관으로부터 돈을 받거나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자툴리베테르가 핸콕 의원 외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리, 네덜란드 외교관, 유엔 고위 관리 등 권력층 남성들과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내무부 측 변호인들은 자툴리베테르를 권력층 남성을 유혹하는 재능이 있는 '요부(펌므파탈)'로 묘사하면서 핸콕 의원의 악명높은 여성 편력과 국방특별위원회 소속이라는 지위 때문에 러시아 정보기관의 목표물이 되기 쉬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툴리베테르는 이러한 주장들이 모두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고 "나는 결백하며,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단지 누군가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왜 내가 추방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