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내년부터 데빗카드 사용 시 월 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새로운 지침을 밝힌 이후 고객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BOA가 지난달 29일 데빗카드 사용자에게 월 5달러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 전역에서 고객들이 은행에 항의전화를 하거나 계좌를 폐쇄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한 프로그램 진행자는 생방송 도중 BOA 직불카드를 잘라버리는 '격한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항의 속에 지난달 29일 BOA 주가는 폭락했고, 이후에도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BOA의 새로운 수수료 부과는 지난 7월 발효된 미국의 금융개혁법안인 더빈 개정안에 의해 소상공인에게 부과하던 결제수수료가 건당 44센트에서 24센트로 낮아진 데 대응한 수익보전 조치다.
고객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감소분을 서민들에게 전가한다는데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항공운임료에 호텔 인터넷 사용료, ATM 이용료 등 온갖 잡스러운 수수료에 시달린 미 소비자들의 마음을 적잖게 아프게 한 것이다.
게다가 BOA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데빗카드 수수료 부과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제이피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도 매달 3달러의 수수료 부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DC에 사는 엘리자베스 로메로는 "정말로 불공평한 일이다"라며 "BOA 계좌를 폐쇄하고 다른 은행으로 옮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빈 법안은 애초 소비자와 중소 영세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에서 입법됐지만 결국 그 최종 피해가 힘없는 소비자들에 전가되는데 항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