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해 오면서 누리는 목회자로서의 작은 특권이 있다. 그것은 교우들로부터 셀 수도 없는 인생의 사연들을 진솔하게 경청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것은 특권이기도 하지만, 어떤 각도에서 보면 그 숱한 인생의 사연들을 들으면서 아픔도 느껴야 하는 고통의 자리이다. 그 고통의 사연을 안고 기도할 때 목회자로서의 마음이 우울해 질 때가 있다. 그러나 아울러 목회자로서의 안고 있는 영적 책임을 통감하게 된다. 그것은 성도들로 하여금 역경과 시련을 바르게 바라보고, 바르게 극복하는 성경적 믿음을 제시해야 되겠다는 다짐이다.

어떤 교우는 이민 생활을 하면서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하다가 건강을 상실한 분이 계신다. 어떤 분은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부부 관계가 악화된 분들이 있다. 오랫동안 애착을 가지고 하시던 비즈니스를 돌연 잃기도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교육 이민을 하며 홀로 미국에 오셔서 고독의 삶을 보내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한국을 떠나 살면서 모국에 대한 향수병에 빠지기 한다. 자녀들의 탈선으로 슬픔을 느끼는 분도 계신다. 불임과 같은 고통으로 인해 한나와 같은 부르짖는 기도를 드리는 분도 계신다. 불안과 스트레스로 불면의 밤을 지내는 분도 있다. 남편의 외도로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분도 있다. 배우자와의 뜻이 안 맞아 불행한 결혼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도 한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문제, 위기, 그리고 역경 가운데 우리들의 인생들은 엮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와 고난의 홍수 가운데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들을 보면서 인간의 영혼이나 인생의 삶이란 절대로 단순하지 않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우리의 삶, 결코 쉽지가 않다. 우리의 인생은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인간의 영혼과 삶은 어찌 해 볼 도리가 없을 만큼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있다.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개인적이며 가정적인 인생의 위기와 역경 외에도 국가적인 위기도 맞이하게 된다. 오늘날 지구촌에 만연한 위기의식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인 불황이 우리를 답답하게 만든다. 최근 더블딥이나 하는 새로운 경제 불황이 우리들 모두의 목을 죄어 가고 있다. 미국의 부채는 천문학적으로 우리 미래 세대에게 큰 짐이 될 것이다.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관의 혼돈, 가치관의 애노미, 우리 믿는 사람들은 심히 불안하게 만든다.

아울러 지구촌에 내습하는 환경의 재앙은 점점 그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동북부를 강타했던 지진은 동부 지역도 이제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앞으로도 어떤 재앙이 이 지구촌을 흔들지 예측할 수 없다. 경제, 정치, 환경 어느 것 하나 위기 상황이 아닌 것이 없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나간 인간의 역사도 위기와 역경의 연속이었다. 성경은 얼마나 많은 인간의 위기와 역경의 사례를 다루고 있는지 모른다. 인간은 위기와 불황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의 위기와 불황이 오히려 인간에게 주는 영적 각성과 혁신의 계기가 된다고 충고한다. 그것은 오히려 문제와 불황 가운데 인간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체험하는 은총의 기회를 맞이한다고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역경과 고난 가운데 오직 필요한 믿음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고 그 하나님께 내 인생과 내 미래를 맡기는 절대 신앙의 삶이 절실하다. 목회자는 성도들로 하여금 혼돈과 위기의 늪 속에서도 하나님께 내 삶을 맡기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도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성경적 믿음을 흔들리는 성도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오늘날과 같은 절망과 위기의 시대에 목회자들의 가장 큰 영적 책임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 이 격변의 시대에 목회자들이 영적 책임을 다하도록 지혜를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