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리노<美네바다州> AP·AFP=연합뉴스) 미국 네바다주에서 16일 연례 에어쇼에 참가한 항공기가 관중석으로 추락해 최소한 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리노에서 열린 '내셔널 챔피언십 에어 레이스'의 대변인 마이크 트레이퍼는 유명 조종사 지미 리워드(74)가 몰던 P-51 머스탱 비행기가 이날 오후 4시30분께 관람석 앞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P-51 머스탱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투입됐던 첫 미군 전투기로, 현재는 민간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사고 현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몰렸고 구급차들도 긴급히 도착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16년간 이 에어쇼를 구경해온 앨라배마 주 출신의 모린 히긴스는 "팔과 다리 등 떨어져 나간 신체 일부가 나뒹구는 등 유혈이 낭자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리노 출신의 팀 린빌은 "조종사가 항로를 바꿨을 때 항공기 통제력을 부분적으로 상실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기가 수직 상승한 뒤 약 20여명이 앉아있던 관중석 앞 박스석으로 추락했다면서 "조종사가 항공기를 급상승시키지 않았다면 전체 관중석 쪽으로 추락해 더 많은 사람이 다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목격자 벤 크리셀도 "추락하기 2초 전 조종사가 관중석을 본 뒤 수직상승했다"며 "그가 200~300명의 목숨을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에어쇼의 마이크 호튼 회장은 사고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항공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응급의료서비스 당국의 스테파니 크루즈 대변인은 이 사고로 지금까지 확인된 부상자 56명 가운데 15명은 생명이 위독하며 다른 13명은 중상이라고 전했다. 조종사인 리워드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플로리다주 오캘러 출신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그는 행사 전 에어쇼 TV와 인터뷰에서 다른 팀보다 빠르게 비행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었다. '질주하는 유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의 항공기는 이날 에어쇼의 `무제한 등급' 예선에 참가 중이었다.
에어쇼 주최 측은 이번 사고에 따라 18일 예정된 결선을 취소하고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 해마다 9월 열리는 이 행사는 다양한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 경주를 볼 수 있는 에어쇼로, 수천명의 관객이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