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스폰지밥(SpongeBob)'이 단기 주의력 장애나 학습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팀은 12일 소아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런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4세 어린이 60명을 3개팀으로 무작위로 나눈 뒤 1개팀에는 스폰지밥을, 다른 1개팀에는 느린 속도로 전개되는 애니메이션인 `카이유(Caillou)'를 각 9분간 보여줬고, 나머지 1개팀 어린이들에게는 종이와 색연필 등을 나눠주고 같은 시간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정해진 9분이 지나고 나서 실험대상이 된 어린이 전원의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s)을 조사하기 위해 주의력, 기억, 문제해결, 만족지연(delay of gratification) 등 4가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스폰지밥을 9분간 본 어린이들이 나머지 두 그룹의 어린이보다 이들 테스트에서 훨씬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카이유를 본 어린이들과 그림을 그린 어린이들은 비슷한 점수를 보였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스폰지밥을 본 아이들이 다른 그룹 아이들보다 12포인트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자기통제 측정에서는 스펀지밥을 본 어린이들은 평균 2분30초를 참는데 그친 반면 나머지 두 그룹 어린이들은 4분간은 참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버지니아대 심리학과의 앤젤린 릴러드 교수는 "스폰지밥과 같은 프로그램을 본 아이들이 학습능력이나 자기통제 능력에 저해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스폰지밥만의 문제라고 말해서는 안된다면서 빠른 속도로(fast-paced) 전개되는 만화를 봤을 때 비슷한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나 주의를 해서 뭔가 배우려고 할 때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여주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폰지밥을 방영하고 있는 어린이 오락채널 니켈로디언측은 이번 연구결과의 신빙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니켈로디언 대변인인 데이비드 비틀러는 스펀지밥의 경우 목표 시청연령은 6∼11세 어린이로 4세 어린이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타깃 시청연령도 아닌 다양하지 않은 60명의 어린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9분간 보게한 것은 의문이 드는 조사방법으로 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어떤 유효한 연구결과의 기반도 제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