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신규 고용이 66년만에 처음으로 `제로(0)'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서 사라진 일자리를 뺀 `순 신규 고용'(농업부문 제외)이 0으로 집계됐으며, 이에 따라 실업률은 9.1%로 전달과 같았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약 6만명 증가)을 크게 하회한 것이며, 10만개 가까운 일자리 감소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이후 1년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이어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월간 신규 고용이 0을 기록한 것은 1945년 2월 이후 약 66년만에 처음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더욱이 지난 7월의 신규 일자리 증가 규모도 당초 발표된 11만7천개에서 8만5천개로 수정 발표되는 등 고용사정이 예상보다 더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분야별로는 민간 부문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1만7천개에 그쳐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월과 7월에는 각각 7만5천개, 15만6천개 늘어난 바 있다.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3천개 줄어 지난해 10월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건설업과 소매업, 운송업 등에서도 순 신규 고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보건산업 일자리는 3만개 늘었다.
특히 통신업에서는 대형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의 파업사태로 인해 4만7천3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정부 부문의 경우 최근 재정난에 시달리는 주(州) 정부들이 감원을 가속화함에 따라 지난달에도 1만7천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최근의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새로 고용시장에 유입되는 노동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매달 최소 15만개 안팎의 일자리가 생겨나야 한다면서 최근의 고용 추세는 오히려 실업자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에 따른 물류 차질 등 외생변수가 작용하고 있지만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계속 꺼리고 있어 당분간 고용불안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신규 고용 정체는 불길한 징조"라면서 "경제가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들진 않더라도 회복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8일 오후로 예정된 의회 연설에서 어떤 일자리창출 방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