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회를 다니는 30 대 주부입니다. 남편 역시 교회의 집사입니다. 저희 부부는 명절만 되면 똑 같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바로 제사 문제 때문입니다. 저희 부부가 교회를 나가면서 시부모님께서도 교회에 다니십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분들 생각과 삶은 유교를 따르길 원하십니다. 특히 제사 문제만은 늘 고수하길 원하시는 시부모님들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하는지…교회 나가자고 해서 교회를 나가 주니까 제사까지 못하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실 때에는 저희들이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일로 만날 때마다 언성을 높일 수도 없고 저희들은 본의 아니게 명절 때마다 조상들도 모르는 나쁜 자식이 되곤 맙니다. 성당은 하나님을 믿는데, 그 사람들은 제사도 지내고 잘만 믿더라, 나 죽고 나면 제사 밥은 고사하고 우리 모두 잊어 버릴 것이다 등등 명절 때마다 치르는 연례 행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희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크리스챤들의 고민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연락 드렸습니다. 이번 명절을 잘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유교와 불교로 문화가 정착된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부터 지금까지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바쁘고 빠르게 세월은 흐르고 정신없이 살다 보면 일년에 몇 번 찾아 뵙지 못하는 부모와 형제가 만나는 것이 명절입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선물 꾸러미를 가지고 찾아 뵙는 부모님과 형제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무거움 어쩌면 두려움, 환경 때문에 부딪쳐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J 님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사 문제는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이 넘어야 할 큰 산 중의 하나입니다. J 님이 당면한 이 문제는 저희 가정에서 역시 계속 보아왔던 일입니다.

저희 어머님은 처녀 때부터 독실한 크리스챤 이십니다. 그러나, 저희 아버지는 아주 효심이 지극하신 믿지 않는 집안에 장손 분이십니다. 그러다 보니, 시 부모님과 남편의 삶을 그대로 따라 드려야 하는 저희 어머님의 삶이셨습니다. 종가 집 맏며느리에 시동생과 동서들, 모두 모여 명절 때마다 밥 그릇을 바꾸어가며 누구누구 이름을 바꾸어 가며 제사를 드립니다. 자식 없이 돌아가신 친척들까지 다 챙겨 제사를 올립니다. 평생을 기도하시며 사시는 저희 어머니는 이 모든 상황을 묵묵히 참고 계셨습니다. 명절 때가 되면, 가장 좋은 재료로 제사상을 정성을 다해 준비하곤 합니다. 원래 말씀이 없으신 어머님은 명절 때가 되면, 거의 말씀을 하지 않으십니다. 어릴 때는 왜 그러신지 몰랐지만, 얼마큼 성장하고 제가 예수님을 믿고 나니, 그런 어머님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행동하시며 마음 속으로 기도하시는 그 분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참 크리스챤의 모습입니다. 저는 그런 어머님의 일을 거들어 드렸습니다. 행사를 다 마치고 나면 제삿상 앞에 친척들이 둘러 앉아 식사를 나눕니다. 그때 어머니는 저희 형제 모두를 불러 일을 시키십니다. 음식을 나르고 심부름을 하게 합니다. 식사를 다 마치고 손님들의 상이 물려지고 나면 어머니와 형제들이 새로 본 상에서 식사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희 형제들은 한 번도 제사상에 음식을 먹어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때는 몰랐었는데, 독실한 크리스챤인 어머님의 마음 속에 우상에게 절한 그 음식을 내 자식들에게는 입을 대지 못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자식들을 신앙으로 지키시려는 어머님의 사랑의 지혜입니다. 한번도 자식들에게 말로 가르치지 않으셨고, 행동으로 교훈하셨던 지혜로우신 어머님의 삶이셨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시어머님이 들을세라 아이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성경 말씀을 얘기해 주시고, 기도하시며 낮은 소리로 찬송을 불러 주셨던 어머님이셨습니다. 지금도 목회 선상에서 허덕이는 저희들을 위해서 기도하시는 그 분을 생각할 때, 그리움과 죄송함과 송구스러움에 가슴이 조여 옵니다.

이 곳 상황 때문에 명절이 되어도 찾아 뵙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이민 사회에 계십니다. J 님, 제사 문제로 부모님과 다투지 마십시오, 다툼은 어떤 상황이든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사탄의 전술전략 중의 하나는 상황을 통해서 다투게 하는 것입니다. 참든지 지혜를 구하든지 기도로 무장하고 부모를 찾아 뵙기 원합니다. 만날 수 있는 축복 감사히시구요. 최선을 다해서 섬기세요. 제사를 드리느니 안 드리느니 옳고 그름을 말하기 전에 부모님들의 마음이 열리면 하나님께서 그 분들의 마음을 정돈하실 것입니다. 올해가 아니면 내년은 어떨까요? 제사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깜찍한 지혜, 기도하면 생각나게 하실 거라 믿어집니다. 아이들은 먼저 밥을 든든하게 먹이고 남편과 나는 뒷바라지를 하고 혹시 미비된 물건 사러 잠시 외출하시면 어떨까요? 어머 벌써 다 끝나셨어요? 죄송해요. 모처럼 만난 부모 형제와의 의견 충돌은 전도하는데도 장애가 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구요. 지혜로 승리하시는 J 님 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승리하시는 명절 되세요. 다툼은 사절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