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갈등과 분쟁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인가. 최근 들어 교회 내 갈등과 분쟁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교회가 분열되기에 이르는 안타까운 사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유야 어찌됐든 교회 내 갈등으로 분쟁으로 상처와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성도들이며, 쓸데없는 소모전으로 하나님의 시간과 물질을 낭비하게 될 뿐이다. 해결책을 성경적 원칙에서 찾느냐 법적 절차를 밟느냐의 방법론적 문제에 골몰하기보다는 이러한 교회 내 갈등의 원인을 바로 알고, 초기에 갈등의 불씨를 진화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교회 내 갈등과 분쟁의 원인과 효과적인 조기 해결 방안을 김영훈 한국교회법연구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그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교회법을 연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30년동안 법 관련 단체에 있었고 최근에 예장 통합의 재판 국장의 자리에 있다 보니, 교회 내 분쟁의 심각성과 보편성을 목도하게 됐다. 교회의 지상 사명인 복음 전파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교회 내 분쟁을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교회법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국가법의 원천이 하나님의 법이라는 믿음으로 교회 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가법과 실정법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 많은 교회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교회 분쟁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각 교회가 가지는 분쟁의 원인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크게 2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규범의식의 결여이고 두번째는 성도간의 다름을 이해하고 용서함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을 법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분쟁으로 확대해석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는 한국교회를 이끌었던 이전 세대에 이어 새로운 세대가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로, 원로목사들이 퇴임을 하고 후임목사들이 그 자리를 채우는 시기에 와있다. 이때 서로가 생각하는 기대치가 달라 난항을 겪는 교회들이 많다. 특히 대형교회에서 이런 문제들이 빈번히 속출하고 있다.


-갈등 초기의 대처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갈등 초기에 이러한 갈등을 최소화시키고,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갈등이 분쟁으로 번지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의 관계성의 문제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적인 자세로 돌아가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서로를 사랑하며,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성도들이 분쟁에 휘말려 믿음을 잃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성경적 차원에서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분쟁이 일어났을 때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나.


거듭 말하지만 가장 먼저 성경적인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게 안된다면 각 교단마다 정비된 교단 헌법과 정관에 의해서 해결하는 쪽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에 빈번히 벌어지는 교회 내 사역자 분쟁 같은 경우 교단 헌법에 의해 교회를 분립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때 교회의 건물과 재산에 욕심을 내지 말고 성도들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 교회와 교회재산을 각각 비법인 사단과 총유로 보고 국가법, 민법에 의해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4월 28일 이후 개정될 법에 따르면, 전 성도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는 쪽으로 분쟁을 해결하게 되어 있는데 이때 이 3분의 2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큰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기에 이 방법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많은 교회들이 극단적으로 한쪽이 지거나 둘 다 자멸할 때까지 싸우는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많다. 교회는 반드시 적절한 절차를 밟아 교회 분쟁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김영훈 원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법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건국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박사)
숭실대학교 교수(대학원장, 법과대학장, 법학연구소장), 국제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강사,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위원, 전국 대학원장협의회 회장, 한국공법학회장, 한국환경법학회장, 한국부동산법학회장, 서울대학교 기독교동문회 회장, 평신도회 서울서노회연합회장, 전국장로회 부회장, 서울서노회 용산교회 장로, 통합총회 재판국장 등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