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계 미국인인 32세의 리처드 콜맨은 19살 때부터 여러 선교 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는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갖고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미국 내 흑인 교인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 선교사협회(Mission Society)에서 선교 동원 디렉터로 사역하고 있는 콜맨은 최근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흑인 교인들이 해외 선교 주체에서 제외되어 온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그가 인용한 2007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교 동원 선언문(2007 African American Missions Mobilization Manifesto)에 따르면 흑인 교인들은 미국에서 파송된 해외 선교사 총 수(118,600명) 가운데 1% 이하만을 차지했다.

콜맨은 그러나 굳이 이같은 통계치를 보지 않아도 선교 현장에서 흑인 교인들의 부재를 확인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콜맨은 오럴로버츠대학교 재학 당시인 19세 때 처음으로 우간다로 단기 선교를 떠났고, 당시 팀원들 2백 명 가운데 흑인 교인은 극소수였다. “현지인들은 내게 ‘흑인들은 어디 있나요? 왜 그들은 오지 않죠’라고 묻곤 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가 가는 곳마다 이어졌다. 학위를 마치고 한 흑인교회 선교 디렉터로 활동할 당시에도 2만5천 명 가량의 교인 수 가운데 해외로 파송된 선교사는 3명에 불과했고, 매년 20명 가량이 단기 선교에 참여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현재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협회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선교훈련에도 흑인 교인들의 참여율은 극도로 낮다고 그는 밝힌다.

이처럼 흑인 교인들의 낮은 선교 참여는 미국 주요 흑인 교단들의 선교에 대한 낮은 투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1993년 당시 아프리칸감리교회(AME)는 매년 평균 교회당 31달러만을 선교를 위해 사용했고, 전미침례교회의(MBC)는 1년에 각 교인이 40센트만을 선교를 목적으로 헌금했다. 이는 20여 년 전의 통계지만 콜맨은 AME의 현재 해외 파송 선교사 수가 10명에 불과한 것을 들며, “선교에의 열정 부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이며 다른 흑인 교단들의 상황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선교에 대한 낮은 투자는 교단의 재정 부족보다는 근본적으로 흑인 교회가 안고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된다고 콜맨은 밝힌다. 선교가 우선순위에 놓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흑인 커뮤니티가 요구하고 있는 많은 필요들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는 “쉽게 생각해서 직장을 잃었거나 하는 이유로 교회로 도움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의 수만 생각해 봐도 이 문제는 분명해진다. 교회들은 이들에게 소액의 돈을 제공하거나 물건들을 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회들은 바로 눈 앞에 있는 형제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왜 알지도 못하는 해외의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하는지 생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흑인 인권 투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온 흑인 교회 역사를 생각할 때 상대적으로 해외 선교에의 참여는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콜맨은 “바로 이처럼 흑인 교회들이 처해 왔던 특별한 상황 때문에 그들이 선교에서 멀어진 것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흑인 교회는 더 이상 미국 내에서 권리를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 그는 “이제야말로 우리의 지경을 우리만의 커뮤니티 밖으로 넓힐 때”라고 희망했다.

또한 인권 투쟁의 역사를 승리로 일구어 낸 흑인 교회의 역량은 선교에 있어서도 무한한 잠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세계 모든 이들이 흑인 교회의 역사를 들어 왔다. 이는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