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밀알단원 중에 장연화 자매(30대 중반)가 있습니다.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미술학도였던 연화 자매는 원인모를 질병으로 인하여 뇌가 손상되면서 몸이 굳어가고, 언어장애,시각장애 뿐만 아니라 입도 굳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가운데 침상에 누워 있는 중증장애자로 변하였습니다. 물론, 어떤 이야기나 의사표시도 전혀 하지 못합니다.

G-튜브로 이어진 옆구리를 통하여 특수이유식을 날마다 어머님이 주입시킴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고, 욕창이 나지 않도록 바꿔서 뉘여야 하며, 목욕도 시켜줘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70이 넘으신 어머님께서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화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다가 심방가서 연화를 위해 키타를 들고 찬양과 기도, 말씀을 전하는 것 뿐 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보지도 못하고 이야기도 못하는 연화이지만 찬양이나 말씀을 들으면 잠잠히 듣는다는 것입니다.

"연화씨, 짱구 목사 왔어!"라고 말하면 소리를 내어 웃습니다. 그리고 찬양을 하면 조용히 듣기도 합니다. 대답할 수 없고, 표현할 수도 없는 처지이지만 하나님 안에서 갖는 무언의 교제는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이런 연화가 생사를 넘나들 정도로 심하게 아파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고, 2 주 이상의 치료 끝에 엊그제 퇴원한 것입니다. 얼굴에는 열꽃이 피웠고, 목욕을 제대로 못해서 지난 번 보다는 피부가 거칠어진 것 같았습니다.

병원 진찰결과 쓸개가 고장나서 곧 수술해야 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아팠으면 연화의 눈에 눈물이 흐르더랍니다. 그래서 급히 응급실로 갔던 것입니다.

아프다고 소리한번 지를 수 없는 연화이기에 어머님의 가슴은 더 아팠던 것입니다. 심방을 하며 위로하던 차에 신실한 어머님이신 장 권사님은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였던 며칠 동안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내가 연화를 돌봐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연화가 나를 돌봐준 걸 깨달았어요."

연화가 병원에 있으면서 홀로 된 방 안에 돌아왔을때, 연화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던지, 연화가 있음으로 얼마나 내 마음이 든든했었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권사님도, 나와 아내도 눈물이 글썽거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연화 자매가 숨쉬고 있다는 자체가 우리에게는 기쁨이요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고생되고 눈물이 있는 상황이지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기에 의미가 있고 감사와 소망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장애인들을 돌봐 주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들이 우리의 무뎌진 마음을 돌봐줌으로 부드럽게 해 주고, 장애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음으로 교만함을 무너뜨리고 겸손이란 선물을 얻게 됨을 깨닫습니다.

장애친구들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메세지를 가슴에 담고 하루의 고단함을 감사함으로 접습니다.

(요일4:18 )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요일4:19 )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1Jn4:18 ) There is no fear in love. But perfect love drives out fear, because fear has to do with punishment. The one who fears is not made perfect in love.
(1Jn4:19 ) We love because he first loved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