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힌두권, 공산권 등에서 현지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복음을 전하는 ‘상황화 선교’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교육, 방향 제시가 중요한 때다. 이런 가운데 선교신학자, 선교단체 대표, 선교사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이슬람 선교와 상황화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최근 금천양문교회(이훈구 목사)에서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한국선교신학회 회원,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회원선교단체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5차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열렸다. ‘이슬람 선교와 상황화 이론(내부자 운동과 비판적 상황화)’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발제 및 논찬, 질의응답, 패널 토의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와 KWMA가 공동주최했다.
‘상황화 신학’, ‘복음과 상황화’ 등 상황화 관련 저서와 많은 논문을 발표해 온 정흥호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 선교학)는 이날 선교학자이자 인류학자인 폴 히버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복음주의적 입장에서 ‘상황화 과정을 위한 방향성 진단’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사실상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상황화와 관련된 문제는 늘 상존해 왔다”며 “시대적 변화와 한국선교의 급속한 성장, 1970년대 이후 신학적 입장 등에 따라 상황화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는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고 말했다.
‘상황화(contextualization)’는 WCC를 중심으로 선교학자와 교육학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19세기 초 선교확장 기간만 해도 선교사가 살아온 본국의 교회 건축양식, 예배 복장, 예배 의식서, 악기, 찬송가, 행정조직 등이 선교지에 그대로 수출됐고 현지인들도 이를 특별한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 1890년대 후반 헨리 벤, 루푸스 앤더슨, 롤랜드 앨렌 등이 ‘자립, 자전, 자치’의 토착적 교회개념을 펼쳤으나 훨씬 뒤인 1948년 WCC가 형성되면서부터 복음 전파와 상황화의 문제들이 논의된 것이다.
에큐메니칼 진영의 선교학자, 교육학자들은 제 2, 3세계에서 복음 전파와 함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적용할지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제 2, 3세계의 신학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WCC 내에 ‘신학교육기금’(TEF)를 조성했다. 상황화란 용어는 공식적으로 TEF의 ‘상황 속의 사역’(1972)이라는 책자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정 교수는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에서의 상황화에 대한 해석은 차이가 있다”며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에서 상황화는 복음 전파와 함께 외형적인 사회 변혁까지도 의도하고 있는 반면, 복음주의 선교신학에서는 복음과 문화라는 상관관계 속에서 복음 전파에 우선권을 두고 사회적 변화는 복음으로 인한 결과로 본다”고 설명했다.
1890년경 서구 내에서 식민통치에 대한 비판과 고등교육을 받은 식민지 민족 지도자의 증가, 간접통치에 따른 식민지 사회 조직의 토착적 형태 연구로 인해 문화적 다원주의 시대로 바뀌면서 문화인류학자, 사회학자, 선교학자, 신학자들은 나름대로 인간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 적합한 패러다임을 찾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사회구조와 문화형태 속에서 어떻게 복음과 신학적 문제들을 적용할 것인지 논의하게 됐는데 폴 히버트는 이와 관련해 △서구의 옷을 입은 복음의 일방적 전달을 피하고 △참된 제자도와 이 땅에서의 하나님 왕국 실현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에서 다루는 깊이 있는 학문과 바른 신학의 적용을 찾고 △복음의 절대성 보존과 동시에 적절한 상황화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상황화 과정에서 신학적 견해를 검토할 때 우선 성경에 기초해서 나온 견해인지,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이 진정 성령의 인도를 구하는지, 견해에 대한 같은 기독교 공동체의 비판에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가 검토해야 한다고 폴 히버트는 말했다”며 “정당한 상황화를 위한 하나의 접근 방법으로 처음부터 각 문화 속의 교회의 권리, 책임, 역사적 상황에 대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상황화 신학의 목표는 “현 시대와 문화 속에서 복음을 변질시키지 않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른 행동 신학을 실현하고 그것이 사회 속에서 역동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성연애, 일부다처제, 기독교의 독특성을 타협하면서까지 타종교와 접촉점을 찾으려는 시도 등은 수용자의 문화적 관점으로만 복음을 해석하여 혼합주의로 흘러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바른 상황화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상황화가 이미 끝난 ‘경교’(중국에 전래된 기독교 형태의 종교, 당나라 A.D. 618~907)의 정착과 번성, 소멸과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케네스 라토렛, 사무엘 마펫의 분석을 인용하며 “경교는 정착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진리를 왜곡 혹은 생략하며 혼합주의 양상이 나타났고, 외국인의 교회로만 존재했으며 황실의 보호와 후원에 의존하여 황실 붕괴와 함께 소멸의 과정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복음을 전할 때에는 “전달자 자신의 문화적 유산을 전하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하며 복음의 메시지를 대체하거나 제거하면서 수용자의 문화로부터만 해석, 적용하려는 모습은 위험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 교수는 상황화의 과정에 대해 “성경번역을 포함하여 말씀에 대한 해석과 적용, 그리스도의 제자된 삶, 전도와 교회개척, 교육 및 예배의 형태 등 모든 분야가 주님의 지상 최대의 위임을 수행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근본적인 기독교의 핵심 진리인 ‘구원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접근하는 상황화는 결국 어느 문화나 사회 속에서도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고 ‘부분적인 신학’ 또는 ‘신학적 지엽주의’에 머물러 온전한 복음의 진리와 가치를 전달하는데 오히려 장애 요소가 된다고 주장했다. 신학이 다른 사회적인 학문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텍스트’로서의 권위가 보존되어야 하고 이것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초문화적인 요소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장훈태 교수(백석대 언론선교학)는 이날 논찬에서 “상황화 신학의 권위자인 정흥호 교수의 글이 선교와 목회, 학교 사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경교의 사례뿐 아니라 최근 선교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화 사례와 오늘날 상황화 선교는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시간에 한정국 선교사(KWMA 사무총장)는 “복음주의에서는 한국적 신학을 위해 어떤 상황화 시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고 이에 정흥호 교수는 “1980년대 복음주의자들은 상황화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다가 미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상황화를 사용하면서 받아들여졌다”며 “개인적으로 한국적 신학이라는 새로운 신학을 창출해나가기 보다 신학에 있어서도 신앙의 회복 운동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화도 지엽적, 지역적 논의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것처럼 신앙운동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려면 성경적 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옥 교수(한국성서대 선교학)도 “토착화, 상황화 이후 역토착화, 곧 성경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주 교수(아시아연합신학대 선교학)는 상황화 사례로 ‘예수회’도 들 수 있다며 “혼합주의로 인해 사라지거나 잘못된 신학을 돌이키지 않았던 사례들을 보며 성경의 일부만이 아닌 전체를 왜곡하지 않고 전달, 보존하여야 올바른 상황화, 성경적 상황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는 “사도행전 15장에서 유대 기독교인들과 헬라 기독교인들이 할례 문제로 논쟁한다”며 “예루살렘교회의 유대 교인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의해 할례를 필수로 여겼으나 안디옥교회 교인들은 할례가 유대적인 문화인 줄 알고 있었고 바울 또한 할례가 구원의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현장에서 성경을 전하고 받는 사람들에 의해 신학적 상황화는 불가피하게 전개된다”며 “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분별하고 무의식적이고 비의도적으로 이미 상황화 된 대중 기독교의 분별과 신학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착화와 상황화를 구분하여 사용해야 주장도 나왔다. 이동주 교수는 “토착화라는 용어가 상황화보다 먼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토착화 신학들이 나타나면서 지금은 상황화에 흡수되어 사용되는 것이 좀 불만스럽다”고 말했으며 정흥호 교수는 “토착화가 복음과 문화전달 사이의 관계성을 살피는 것이라면 상황화는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이슈를 다루는 것”이라며 “이들 용어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이훈구 목사(서울기독대 선교학 교수)는 “목회도, 선교도 오로지 성경으로 돌아가서 먼저 성령 충만을 받고, 그 다음 능력을 받아서 해야 한다”며 “우리 신학대 교수들이 사도 바울처럼 성령에 붙들림 받는 목회자, 선교사를 많이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부터 무릎 꿇고 기도하며 성령 충만과 능력을 받아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비공개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한정국 선교사를 좌장으로 김마가 선교사(GO 국제본부장), 김요한 선교사(GMP 대표), 한철호 선교사(선교한국 상임위원장)이 패널로 발표하고 이영철 선교사(KWMA 총무), 김도흔 선교사(중동선교회 총무), 홍기영 교수(나사렛대 선교학), 소윤정 교수(서울기독대 겸임) 등이 발표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에 참여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안희열 교수(침례신학대 선교학)는 “상황화가 소개된 지 40여년 동안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컬 진영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서구와 한국에서 있어 왔다”며 “이번에 이슬람 상황화 선교에 대한 선교학자, 선교단체 대표들의 논의를 통해 한국의 이슬람 선교가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가를 했다.
최근 금천양문교회(이훈구 목사)에서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한국선교신학회 회원,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회원선교단체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5차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열렸다. ‘이슬람 선교와 상황화 이론(내부자 운동과 비판적 상황화)’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발제 및 논찬, 질의응답, 패널 토의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와 KWMA가 공동주최했다.
‘상황화 신학’, ‘복음과 상황화’ 등 상황화 관련 저서와 많은 논문을 발표해 온 정흥호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 선교학)는 이날 선교학자이자 인류학자인 폴 히버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복음주의적 입장에서 ‘상황화 과정을 위한 방향성 진단’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사실상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상황화와 관련된 문제는 늘 상존해 왔다”며 “시대적 변화와 한국선교의 급속한 성장, 1970년대 이후 신학적 입장 등에 따라 상황화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는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고 말했다.
‘상황화(contextualization)’는 WCC를 중심으로 선교학자와 교육학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19세기 초 선교확장 기간만 해도 선교사가 살아온 본국의 교회 건축양식, 예배 복장, 예배 의식서, 악기, 찬송가, 행정조직 등이 선교지에 그대로 수출됐고 현지인들도 이를 특별한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 1890년대 후반 헨리 벤, 루푸스 앤더슨, 롤랜드 앨렌 등이 ‘자립, 자전, 자치’의 토착적 교회개념을 펼쳤으나 훨씬 뒤인 1948년 WCC가 형성되면서부터 복음 전파와 상황화의 문제들이 논의된 것이다.
에큐메니칼 진영의 선교학자, 교육학자들은 제 2, 3세계에서 복음 전파와 함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적용할지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제 2, 3세계의 신학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WCC 내에 ‘신학교육기금’(TEF)를 조성했다. 상황화란 용어는 공식적으로 TEF의 ‘상황 속의 사역’(1972)이라는 책자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정 교수는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에서의 상황화에 대한 해석은 차이가 있다”며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에서 상황화는 복음 전파와 함께 외형적인 사회 변혁까지도 의도하고 있는 반면, 복음주의 선교신학에서는 복음과 문화라는 상관관계 속에서 복음 전파에 우선권을 두고 사회적 변화는 복음으로 인한 결과로 본다”고 설명했다.
1890년경 서구 내에서 식민통치에 대한 비판과 고등교육을 받은 식민지 민족 지도자의 증가, 간접통치에 따른 식민지 사회 조직의 토착적 형태 연구로 인해 문화적 다원주의 시대로 바뀌면서 문화인류학자, 사회학자, 선교학자, 신학자들은 나름대로 인간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 적합한 패러다임을 찾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사회구조와 문화형태 속에서 어떻게 복음과 신학적 문제들을 적용할 것인지 논의하게 됐는데 폴 히버트는 이와 관련해 △서구의 옷을 입은 복음의 일방적 전달을 피하고 △참된 제자도와 이 땅에서의 하나님 왕국 실현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에서 다루는 깊이 있는 학문과 바른 신학의 적용을 찾고 △복음의 절대성 보존과 동시에 적절한 상황화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상황화 과정에서 신학적 견해를 검토할 때 우선 성경에 기초해서 나온 견해인지,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이 진정 성령의 인도를 구하는지, 견해에 대한 같은 기독교 공동체의 비판에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가 검토해야 한다고 폴 히버트는 말했다”며 “정당한 상황화를 위한 하나의 접근 방법으로 처음부터 각 문화 속의 교회의 권리, 책임, 역사적 상황에 대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상황화 신학의 목표는 “현 시대와 문화 속에서 복음을 변질시키지 않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른 행동 신학을 실현하고 그것이 사회 속에서 역동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성연애, 일부다처제, 기독교의 독특성을 타협하면서까지 타종교와 접촉점을 찾으려는 시도 등은 수용자의 문화적 관점으로만 복음을 해석하여 혼합주의로 흘러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바른 상황화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상황화가 이미 끝난 ‘경교’(중국에 전래된 기독교 형태의 종교, 당나라 A.D. 618~907)의 정착과 번성, 소멸과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케네스 라토렛, 사무엘 마펫의 분석을 인용하며 “경교는 정착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진리를 왜곡 혹은 생략하며 혼합주의 양상이 나타났고, 외국인의 교회로만 존재했으며 황실의 보호와 후원에 의존하여 황실 붕괴와 함께 소멸의 과정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복음을 전할 때에는 “전달자 자신의 문화적 유산을 전하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하며 복음의 메시지를 대체하거나 제거하면서 수용자의 문화로부터만 해석, 적용하려는 모습은 위험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 교수는 상황화의 과정에 대해 “성경번역을 포함하여 말씀에 대한 해석과 적용, 그리스도의 제자된 삶, 전도와 교회개척, 교육 및 예배의 형태 등 모든 분야가 주님의 지상 최대의 위임을 수행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근본적인 기독교의 핵심 진리인 ‘구원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접근하는 상황화는 결국 어느 문화나 사회 속에서도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고 ‘부분적인 신학’ 또는 ‘신학적 지엽주의’에 머물러 온전한 복음의 진리와 가치를 전달하는데 오히려 장애 요소가 된다고 주장했다. 신학이 다른 사회적인 학문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텍스트’로서의 권위가 보존되어야 하고 이것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초문화적인 요소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장훈태 교수(백석대 언론선교학)는 이날 논찬에서 “상황화 신학의 권위자인 정흥호 교수의 글이 선교와 목회, 학교 사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경교의 사례뿐 아니라 최근 선교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화 사례와 오늘날 상황화 선교는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시간에 한정국 선교사(KWMA 사무총장)는 “복음주의에서는 한국적 신학을 위해 어떤 상황화 시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고 이에 정흥호 교수는 “1980년대 복음주의자들은 상황화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다가 미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상황화를 사용하면서 받아들여졌다”며 “개인적으로 한국적 신학이라는 새로운 신학을 창출해나가기 보다 신학에 있어서도 신앙의 회복 운동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화도 지엽적, 지역적 논의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것처럼 신앙운동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려면 성경적 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옥 교수(한국성서대 선교학)도 “토착화, 상황화 이후 역토착화, 곧 성경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주 교수(아시아연합신학대 선교학)는 상황화 사례로 ‘예수회’도 들 수 있다며 “혼합주의로 인해 사라지거나 잘못된 신학을 돌이키지 않았던 사례들을 보며 성경의 일부만이 아닌 전체를 왜곡하지 않고 전달, 보존하여야 올바른 상황화, 성경적 상황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는 “사도행전 15장에서 유대 기독교인들과 헬라 기독교인들이 할례 문제로 논쟁한다”며 “예루살렘교회의 유대 교인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의해 할례를 필수로 여겼으나 안디옥교회 교인들은 할례가 유대적인 문화인 줄 알고 있었고 바울 또한 할례가 구원의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현장에서 성경을 전하고 받는 사람들에 의해 신학적 상황화는 불가피하게 전개된다”며 “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분별하고 무의식적이고 비의도적으로 이미 상황화 된 대중 기독교의 분별과 신학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착화와 상황화를 구분하여 사용해야 주장도 나왔다. 이동주 교수는 “토착화라는 용어가 상황화보다 먼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토착화 신학들이 나타나면서 지금은 상황화에 흡수되어 사용되는 것이 좀 불만스럽다”고 말했으며 정흥호 교수는 “토착화가 복음과 문화전달 사이의 관계성을 살피는 것이라면 상황화는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이슈를 다루는 것”이라며 “이들 용어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이훈구 목사(서울기독대 선교학 교수)는 “목회도, 선교도 오로지 성경으로 돌아가서 먼저 성령 충만을 받고, 그 다음 능력을 받아서 해야 한다”며 “우리 신학대 교수들이 사도 바울처럼 성령에 붙들림 받는 목회자, 선교사를 많이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부터 무릎 꿇고 기도하며 성령 충만과 능력을 받아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비공개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한정국 선교사를 좌장으로 김마가 선교사(GO 국제본부장), 김요한 선교사(GMP 대표), 한철호 선교사(선교한국 상임위원장)이 패널로 발표하고 이영철 선교사(KWMA 총무), 김도흔 선교사(중동선교회 총무), 홍기영 교수(나사렛대 선교학), 소윤정 교수(서울기독대 겸임) 등이 발표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에 참여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안희열 교수(침례신학대 선교학)는 “상황화가 소개된 지 40여년 동안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컬 진영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서구와 한국에서 있어 왔다”며 “이번에 이슬람 상황화 선교에 대한 선교학자, 선교단체 대표들의 논의를 통해 한국의 이슬람 선교가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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