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에서 광화문, 남대문에 이르기까지 서울 한복판을 가득 메운 20만여 성도들. 많은 이들의 기도가 상달됐는지 전날까지 억수처럼 퍼붓던 비도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15일 한국교회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8·15대성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성회는 한국 기독교 양대 기구인 한기총과 NCCK가 공동 개최했고, 지난 1907년 평양대부흥 이후 1974년 엑스플로74대회, 1984년 한국기독교100주년 선교대회, 2007년 평양대부흥100주년 기념대회 등 한국교회에 큰 족적을 남겼던 모임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각 지역을 상징하는 기수단이 입장한 뒤 주제영상이 흐르고, 올해로 100수를 맞이한 한국교회의 원로인 방지일 목사가 목회자, 평신도, 여성, 청소년, 어린이와 함께 개막 타북을 하며 행사가 본격 시작했다.

대회사는 양대 기구 대표가 나란히 전했다. 이광선 목사(한기총 대표회장)는 “해방 후 대한민국은 경제대국이 됐으나 상대적 빈곤과 도덕적 타락, 사이비 이단, 미신 등으로 사회악이 만연해 사람도 자연도 탄식한다”며 “더 이상 침묵·방관할 수 없어서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심정으로 대성회 개최하게 됐다. 하나님께서 민족 하나되게 하시고 백성 새롭게 하여 완전한 광복의 날 오게 하실 줄 믿는다”고 밝혔다.

전병호 목사(NCCK 회장)는 “우리 민족의 위기 때마다 한국교회는 희망이 됐다”며 “이번 대성회는 한국교회 하나되어 새롭게 나아가는 계기 될 것이다. 대성회를 마치고 돌아갈 때 우리 마음 가득 하나님 나라를 향한 책임과 사명감 갖고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정익 목사(상임대회장)는 환영사를 통해 “한기총과 NCC 공동 개최하여 한국교회 100만여 성도들이 하나되는 이번 역사적 대성회는 30여년을 기다린 결과”라며 “우리가 모일 때 대한민국이 희망의 미래로 나아갈 줄 믿는다”고 했다.

이날 대성회는 오후 3시 30분에 서울광장에서 시작돼, 1부 열망, 2부 감사·회복, 3부 일치·화해, 4부 생명·희망, 5부 해방·평화의 순으로 진행됐다. 1부 열망은 사전 행사로 다문화 가족들의 축제마당, 최치우 밴드의 찬양, 탈북 예술인으로 구성된 평양 민속예술단의 공연, 타악연주팀 ‘예끼’의 광복과 비전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다문화 축제마당은 (사)지구촌나눔운동(김해성 목사)를 중심으로 각 나라의 고유의 민속 공연을 선보였다.

2부 감사·회복은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사회로 진행됐다. 각 교단과 지역, 해외도시를 상징하는 기수단이 입장하고, 주제영상이 상영되며, 올해로 100수를 맞이한 한국교회의 원로인 방지일 목사가 목회자, 평신도, 여성, 청소년, 어린이와 함께 북 퍼포먼스를 통해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신경하 감독(상임대회장, 기감 직전 감독회장)의 대회선언이 있고,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와 NCCK 회장 전병호 목사가 각각 대회사를, 이정익 목사(상임대회장, 기성 증경총회장), 장종현 목사(공동대표회장, 한기총 공동회장)이 환영사를 했다. 전체 청중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감사·회복의 기도를 3명의 목회자가 각각 진행했다.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가 축시 ‘오늘 이 곳에 성령의 불을 내리소서’를 낭독하면서 대성회의 분위기는 고조된다. 고훈 목사는 축시를 쓰기 위해 인천 옹진군 선재도에 3일간 체류하면서 감동의 축시를 완성했다.

3부 일치·화해는 양병희 목사(한장총 상임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특히 한국교회 부흥의 산 증인이며 주역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 : 8.15의 은혜’의 제목으로 메시지를 선포했다. 이후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통해 일본 기독교 대표인 우에다 히로코 목사(일본NCC)와 아라가와 마사오 목사(일본복음동맹) 등이 등단하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대표 할머니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함께 화해하는 뜻깊은 순서를 가지고 이어 한국교회 12개 대표 교단장이 등단하여 일본 교회 지도자들과 용서와 화해의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일본 기독교 대표는 역시 일본교회의 진보와 보수를 모두 아우르는 대표로 구성되었다. 이어지는 합심기도를 통해 온 성도들이 함께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815명의 자원봉사 섬김이들이 등단해 한국교회의 섬김과 나눔 선언 시간이 이어졌다. 자원봉사 섬김이들은 4주 이상의 자원봉사 교육을 수료한 분들로 구성되었다.

4부 생명·희망은 김삼환 목사(대표대회장, 명성교회)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 시간에는 4명 목회자를 통해 메시지가 선포된다. 해방둥이인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가 해방의 은총에 대한 감사와 사명을 주제로 메시지를 선포했고 각 교단의 차세대 목회자인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김학중 목사(꿈의교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각각 메시지를 선포했다. 이후 한국교회 각 교단 신학교수 15명으로 구성된 선언문제정위원회가 작성한 ‘한국교회8.15선언’이 발표됐다. 예배의 마무리는 다문화 가족들로 구성된 찬양단이 ‘살아계신 주’를 선창하고 이어 전체 성도가 어우러져 찬양을 한 이후 김장환 목사(명예대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5부 해방·평화는 마커스 커뮤니티(대표 김준영)의 인도로 청년들과 함께 하는 축제가 이어진다. 청년찬양대 중심으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영역별 대회 알찬 내용으로 개최

이번 대성회는 한국교회의 대표하는 공교회 연합조직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로 그 뜻과 의미가 중요한 행사이다. 각 부대 영역별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신학학술포럼이 12일(목) 명성교회 월드글로리아센터에서 있었고, 세계선교포럼은 13일(금) CGNTV스튜디오에서 있었다. 기독교교육포럼이 20일(금) 서현교회에 있을 예정이고, 복지학술포럼은 11일(수)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개최되었고, 통일대회는 16일(월) 연세대 대강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한국교회 평화음악회는 금난새와 유라시안 필이 함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다문화포럼은 10일(화) CTS기독교TV 컨벤션홀에서 진행되었다. 대성회 이후 이어질 후속 활동은 한국교회 전체의 사회봉사 역량을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한국교회사회복지백서를 발간할 예정이고, 한국 개신교인의 사회의식을 조사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81도시, 582 집회장소, 40여만명 참여
해외 48 개국, 617 집회장소, 약 10여만명 참여


이번 대성회는 서울광장의 본성회 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과 해외에서까지 개최된다. 지역대성회는 현재 81개 도시 582 집회장소에서 8월 15일 동시에 개최되며, 약 40만명이 지역대성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성도의 참여도 두드러지는데, 48개국 75도시 617 집회장소에 약 10만여명이 참여하여 해외대성회가 개최된다. 서울, 전국지역, 해외 대성회 참석인원은 약 100만명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각 지역, 해외가 동시에 같은 성격의 집회를 여는 것은 한국교회 역사에 초유의 일로 한국교회 성도들의 열망이 하나로 결집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8.15의 역사적 의미 부각

특별히 이번 대성회는 국권피탈 100주년을 맞이하여 일본교회 지도자들의 사죄와 한국교회의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가운데 지난 11일(수) 한국교회8.15대성회 조직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방문하여 위로했고, 이어 일본대사관에서 진행된 정신대 수요집회에 참석하여 메시지를 전한바 있다. 본 성회에서는 정신대 박물관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측은 박물관 건립을 위해 50만명의 서명을 목표로 운동을 펼치는 중 현재 10만여명의 서명 밖에 받지 못하여 이번 대성회에 참석한 성도들에게 서명을 받아 박물관 건립운동이 새로운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