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원 목사(몬트레이 베델교회)는 "이민목회현장에서 한국인의 감정적인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지난 한국에서 일어난 광우병 촛불시위를 보면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며 "한국인의 중요한 특성을 주의깊게 관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람은 객관적으로 볼때, 머리가 좋고 열정이 많고 감성이 풍부하고 끼가 많습니다. 예술적인 부분에서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며 "하지만 감성이 냉철한 이성에 비해 너무 풍부하고 앞서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광우병 촛불시위 사건의 진위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짜피,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그때 한국인의 한 단면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국민 전체가 얼마나 쉽게 감정에 휩싸이는지 알게됐다는 것입니다"

"광우병 사건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사건의 근본은 광우병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약자라는 생각, 바로 한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누군가가 자존심을 건드리면 앞뒤를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게 정말 맞느냐 틀리냐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감정에 휩싸여버려서 한번이라도 몇몇 언론이 말한 내용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못한 것이죠. 사실은 전혀 근거없는 말인데 한국인은 어떤 판단하는 과정도 없이 너무 쉽게 받아들입니다. 감정이 한번 발동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너무 쉽게 쏠립니다. 한국인은 굉장한 가능성을 가진 민족이면서 동시에 어떤 면에서 굉장히 취약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감성은 강점이면서 동시에 취약점... 나쁘게 이용당하면 피해도 커

서 목사는 "이런 한국인의 감성적인 면이 악한 목적으로 이용당하면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칫 잘못되거나 위험해질 수 있는 약점"이라고 강조한다.

서철원 목사는 촛불시위와 비슷한 경우를 미국에서 지난 30년간 한 번 경험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런 비슷한 사건이 지난 30년간 딱 한번 있었습니다. 9.11사태였죠. 미국본토가 침범당한 것은 처음이어서 전 미국인에게 충격을 불어넣었습니다. 모든 미국인이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이런 일이 일년에 몇 번씩 일어날 수 있는 나라입니다"

"만약 어떤 악한 세력이 국민을 악한 목적으로 뒤에서 조정하거나 은근히 자존심을 건드린다거나 악한 지도자를 만나면 순식간에 나라 전체가 심각하게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월드컵만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난 인구가, 그것도 1천만명이 축구경기를 응원하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굉장한 열정이죠. 나쁘다는 말을 하는게 아닙니다. 특성이 그렇다는 것이죠. 외국에선 이해가 안되고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이걸 보면 축구 종주국보다 더하다고 놀랍니다. 외국에선 한국사람들의 응원을 보고 한국축구가 엄청나게 발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경기가 끝난 다음날이면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한국인의 특이한 성향은 오랫동안 억눌린 감정으로 살아와서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한번만 감정을 건드리면 국민 전체가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틀린지 한번이라도 확인도 하지 않고 달려갑니다. 나중에서야 내가 그때 왜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세계에서 이렇게 머리가 좋고 열정이 많은 민족은 찾기 어렵습니다. 방향만 제대로 잡히면 어떤 민족보다 큰 일을 할 수 있는 민족입니다. 하지만, 방향을 잘 잡아야 합니다"


한인 목회현장서도 한국인의 특성 그대로 드러나.. 감정싸움 때문에 순식간에 와해

서철원 목사는 "이건 한인목회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앞으로 한국의 발전에도 중요한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상이 이민사회, 이민목회에도 놀랍게도 그대로 똑같이 나타납니다"라고 말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이민교회가 하루 아침에 싸움 때문에 갈라져버립니다. 그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한인교회가 감정에 뒤섞이면 순식간에 목사파, 장로파로 나뉘면서 하루 아침에 와해되고 무너집니다. 이민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단체나 기관이 그동안 잘 운영되다가 어느날 갑자기 서로 싸우면서 이합집산되면서 흩어져 버립니다."

"한국인의 선교에 대한 열정, 교회에 대한 열정은 미국인들도 정말 놀라워하고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렇지만 그 열정이 잘못되거나 좋지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그만큼 안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인 교회내부에서 서로 싸우는 사람들도 대부분 살펴보면 교회에서 열정있게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한인이민교회는 이미 미국사회에 큰 영향력을 갖고 나갈 수 있습니다. 남가주에 몇천명규모의 한인교회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교회 하나가 나온다는게 다른 커뮤니티에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엄청난 역량과 에너지를 가진 한인교회들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고 낭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 선교나 교육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번이라도 지금 자신이 가는 방향이 맞는지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간다고 그냥 따라가지 말고 냉철한 이성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철원 목사는..
뉴욕주립대학 비교인문학을 전공했고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얼바인 베델한인교회 2세사역관련한 부목사를 맡았으며, 2005년부터 몬트레이베델교회 담임목회자로 섬기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