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역사상 유례없는 기독영화 흥행기록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기독 다큐멘터리 영화 <소명>이 극장에서 단관개봉하며 한국 기독영화로서는 최초로 1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남겼다. 올해에는 이스라엘 메시아닉쥬의 실상을 다룬 기독 다큐멘터리 영화 <회복>이 개봉해 5월 현재 17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들어서 20만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소명2 모겐족의 월드컵>이 잇따라 개봉하며 ‘기독영화는 흥행이 되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버렸다. 이들 영화는 개봉관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이렇다할 홍보 없이 입소문으로만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독영화 흥행 1세대는 ‘김우현’ 세대
영화는 다른 문화장르들이 보여주지 못한 압도적인 스펙타클과 최첨단 기기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시각적인 표현들로 인해 가장 영향력있는 문화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불신자들이나 청년층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간 영화산업은 예수에 흥미를 잃었다. <벤허>나 <미션>, <패션오브크라이스트>와 같은 영화들이 명맥을 유지할 뿐이었다. 한국인이 제작해 흥행한 기독영화는 전무했다. 그나마 김우현 감독이 제작한 최춘선 할아버지의 일상을 담은 단편 다큐멘터리물 <팔복>이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알려지며 화제가 된 적은 있었다.
‘기독영화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라는 이유 때문에 그동안 한국영화계에서 홀대받았다. <소명>을 연출한 신현원 감독은 “처음 극장에 영화를 올리기까지 정말 어려웠다. 어느 극장도 우리 영화를 상영해주려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단순한 선교나 전도용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기독영화들은 기독교인들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적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담은 <소명>이나 <회복>이 흥행하면서 기독영화도 흥행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낳게 됐다. 극장 측도 기독영화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신 감독은 “아마존 선교사의 삶을 그린 <소명>이 흥행한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신앙적으로 나태해진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회복>을 연출한 김종철 감독은 “관객들은 자신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돼 충격을 받는 것 같다. 관객들 중에는 ‘기도제목이 하나 더 생겼다’면서 이스라엘을 위한 중보기도모임에 참여하거나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2010년 기독영화 흥행열풍 뒤에는 기독교인들의 높은 호응이 있었다. 지난 2004년 250만 관객을 모았던 <패션오브크라이스트>도 기독교인 관객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이나 청년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한다. 두 영화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 장르였기 때문에 <워낭소리>의 흥행에 힘입어, 비기독교인들도 비교적 부담없이 종교색이 있는 영화를 받아들이는 데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독영화 제작에 열정있는 영화인재 유입하려면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사실의 한 단면만을 보도해 왜곡할 소지도 있고, 쉽게 싫증이 나기 쉽다는 점에서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기독영화가 생산될 필요성이 생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간 불모지와도 같았던 기독영화가 이제 흥행 1세대를 맞이했지만 이같은 열풍을 이어갈 제2의 <소명>이나 <회복> 혹은 한국판 ‘패션오브크라이스트’와 같은 극영화 등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2세대 컨텐츠가 필요하다.
하정완 목사(꿈이있는교회)는 “교회가 세속문화에 맞서는 방법으로 ‘하지 말라, 보지 말라’는 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방법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세속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청년들이나 불신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교회가 이제 영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화제작이 쉽지만은 않다. 기독영화계는 다른 분야보다 더욱 척박하다. 촬영, 편집, 각본, 기획등 전 과정을 감독 한 사람이 모두 감당한다든지, 투자를 위해 교회를 찾았지만 흥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작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교회 풍토도 기독영화 제작에 걸림돌이다. 하 목사는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유로운 성향을 갖고 있는데, 교회는 선교나 전도 목적이라는 틀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 그 자체는 소홀히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영화인재들이 교회로 유입되기 어려워지고,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불법다운로드’와 같은 공짜문화 역시 기독영화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한 제작자는 “목사님들조차 초대권을 요구하거나 다운로드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극장에서 관람료를 내면 그것이 다음 영화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힘이 된다”면서 기독영화를 대하는 교회의 인식 개선을 요청했다. 한편, 극장에서 한시적으로 상영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화가 기독교교육에 사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나 지침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스토리텔링, 소재 참신하면 ‘극영화’도 흥행가능성 있어
헐리웃이나 충무로의 세속영화들은 수천억 펀드를 들여 전문적 인재들이 모여 만들기 때문에 기독영화가 맞서기에는 인적, 물적 자원 면에선 한계가 있다. 최근 직접 단편영화제작에 나서기도 했던 하 목사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적으로 영화제작 시도를 하다보면, 개교회가 깨어나고 기독영화제작에 열정이 있는 영화인재들이 ‘희망’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철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들끼리 통하는 정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시장을 놓고 본다면 좁지만, 심형래 감독의 <디워>처럼 기획할 때부터 글로벌 마켓을 노리고 기독영화를 제작한다면 극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목사는 성공적인 기독영화의 요소로 재미(fun), 힘(force), 판타지(fantasy), 즉 ‘3F’를 들었다.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에서 느끼는 재미와 참신한 소재를 갖추고 구성 면에서 ‘힘’이 느껴지고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만날 수 없는 판타지의 요소를 갖춘 영화는 종교색이 있더라고 흥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하반기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은 ‘침묵’을 영화만의 독특한 철학을 갖고 풀어내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기독영화 흥행 1세대는 ‘김우현’ 세대
영화는 다른 문화장르들이 보여주지 못한 압도적인 스펙타클과 최첨단 기기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시각적인 표현들로 인해 가장 영향력있는 문화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불신자들이나 청년층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간 영화산업은 예수에 흥미를 잃었다. <벤허>나 <미션>, <패션오브크라이스트>와 같은 영화들이 명맥을 유지할 뿐이었다. 한국인이 제작해 흥행한 기독영화는 전무했다. 그나마 김우현 감독이 제작한 최춘선 할아버지의 일상을 담은 단편 다큐멘터리물 <팔복>이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알려지며 화제가 된 적은 있었다.
‘기독영화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라는 이유 때문에 그동안 한국영화계에서 홀대받았다. <소명>을 연출한 신현원 감독은 “처음 극장에 영화를 올리기까지 정말 어려웠다. 어느 극장도 우리 영화를 상영해주려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단순한 선교나 전도용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기독영화들은 기독교인들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적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담은 <소명>이나 <회복>이 흥행하면서 기독영화도 흥행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낳게 됐다. 극장 측도 기독영화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신 감독은 “아마존 선교사의 삶을 그린 <소명>이 흥행한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신앙적으로 나태해진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회복>을 연출한 김종철 감독은 “관객들은 자신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돼 충격을 받는 것 같다. 관객들 중에는 ‘기도제목이 하나 더 생겼다’면서 이스라엘을 위한 중보기도모임에 참여하거나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2010년 기독영화 흥행열풍 뒤에는 기독교인들의 높은 호응이 있었다. 지난 2004년 250만 관객을 모았던 <패션오브크라이스트>도 기독교인 관객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이나 청년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한다. 두 영화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 장르였기 때문에 <워낭소리>의 흥행에 힘입어, 비기독교인들도 비교적 부담없이 종교색이 있는 영화를 받아들이는 데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독영화 제작에 열정있는 영화인재 유입하려면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사실의 한 단면만을 보도해 왜곡할 소지도 있고, 쉽게 싫증이 나기 쉽다는 점에서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기독영화가 생산될 필요성이 생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간 불모지와도 같았던 기독영화가 이제 흥행 1세대를 맞이했지만 이같은 열풍을 이어갈 제2의 <소명>이나 <회복> 혹은 한국판 ‘패션오브크라이스트’와 같은 극영화 등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2세대 컨텐츠가 필요하다.
하정완 목사(꿈이있는교회)는 “교회가 세속문화에 맞서는 방법으로 ‘하지 말라, 보지 말라’는 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방법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세속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청년들이나 불신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교회가 이제 영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화제작이 쉽지만은 않다. 기독영화계는 다른 분야보다 더욱 척박하다. 촬영, 편집, 각본, 기획등 전 과정을 감독 한 사람이 모두 감당한다든지, 투자를 위해 교회를 찾았지만 흥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작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교회 풍토도 기독영화 제작에 걸림돌이다. 하 목사는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유로운 성향을 갖고 있는데, 교회는 선교나 전도 목적이라는 틀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 그 자체는 소홀히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영화인재들이 교회로 유입되기 어려워지고,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불법다운로드’와 같은 공짜문화 역시 기독영화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한 제작자는 “목사님들조차 초대권을 요구하거나 다운로드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극장에서 관람료를 내면 그것이 다음 영화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힘이 된다”면서 기독영화를 대하는 교회의 인식 개선을 요청했다. 한편, 극장에서 한시적으로 상영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화가 기독교교육에 사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나 지침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스토리텔링, 소재 참신하면 ‘극영화’도 흥행가능성 있어
헐리웃이나 충무로의 세속영화들은 수천억 펀드를 들여 전문적 인재들이 모여 만들기 때문에 기독영화가 맞서기에는 인적, 물적 자원 면에선 한계가 있다. 최근 직접 단편영화제작에 나서기도 했던 하 목사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적으로 영화제작 시도를 하다보면, 개교회가 깨어나고 기독영화제작에 열정이 있는 영화인재들이 ‘희망’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철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들끼리 통하는 정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시장을 놓고 본다면 좁지만, 심형래 감독의 <디워>처럼 기획할 때부터 글로벌 마켓을 노리고 기독영화를 제작한다면 극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목사는 성공적인 기독영화의 요소로 재미(fun), 힘(force), 판타지(fantasy), 즉 ‘3F’를 들었다.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에서 느끼는 재미와 참신한 소재를 갖추고 구성 면에서 ‘힘’이 느껴지고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만날 수 없는 판타지의 요소를 갖춘 영화는 종교색이 있더라고 흥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하반기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은 ‘침묵’을 영화만의 독특한 철학을 갖고 풀어내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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