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세계 어린이들의 생생한 삶과 모습을 담은 사진을 시상해 온 유니세프가 올해의 사진(UNICEF Photo of the Year 2009) 수상자로 장애인 소녀들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촬영한 스웨덴의 요한 베브만(Johan Bävman)을 선정했다.

베브만의 작품은 ‘알비노-태양의 그림자’ 시리즈 중 하나로 탄자니아에서 시각장애와 알비노증을 앓고 있는 10살 동갑내기 장애소녀 므와나이드와 셀리나가 교실에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작가는 이 사진으로 사회로부터 터부시되는 알비노 환자들의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알비노증 어린이들은 ‘악마의 아이’라는 뜻의 제루제루(zeru zeru)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신체 일부가 부적의 효과가 있다는 미신 때문에 신체를 훼손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들의 평균 수명은 30세에 불과하며, 피부색 때문에 조롱과 배척을 당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탄자니아에서 살해당한 알비노 환자는 40명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다고 추정된다.

사진 속 학교는 원래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지어졌지만, 현재는 1백여명의 알비노증 어린이 보호소로 사용되고 있다. 미신을 믿고 이들을 훼손하려는 세력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둘레에는 높은 담장이 쳐져 있고, 경찰이 총을 든 채로 학교를 경비하고 있을 정도다.

이밖에 2위 수상작은 체코 프라하의 자폐아를 위한 특수 유치원에서 5세 소녀 아델카의 모습을 촬영한 밀란 야로슈( Milan Jaroš)의 작품이 차지했다. 심각한 자폐증인 아델카는 5살 때까지 한 마디 말도 없이 살아왔고, 부모조차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아델카의 생각과 느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3위는 파키스탄 셰이크야신 난민 캠프의 티타임을 담은 싱가포르 에드윈 쿠(Edwin Koo)의 작품이 선정됐다. 파키스탄 전통 차를 마시기 위해 주전자를 들고 기다리는 아이들은, 이 전통 관습으로 고향에서 겪은 분쟁의 아픈 기억을 잠시나마 잊어버린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난민 250만명은 파키스탄군과 탈레반 사이의 분쟁을 위해 스와트 지역에서 피난온 사람들이다.

유니세프독일위원회가 주최하고 GEO와 시티뱅크가 후원하는 이 대회에는 33개국 124명의 사진 작가들이 1147점을 출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