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규훈 교수,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교회의 발달에 적용 연구
"아기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1년 동안의 기간에 아기는 모든 경험을 통해 신뢰(trust) 대 불신(mistrust)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 심리적 갈등은 주로 엄마를 통해 젖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느냐의 경험에 의해 이루어진다. 좀더 광범위하게 말하자면 엄마가 아기의 필요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신뢰와 불신의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는 독일 심리학자 에릭슨(E. Erikson)의 생애주기이론(Life Cycle Theory)의 1단계 이론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은 인간의 심리발달에 관한 것이다. 인간이 태어난 이후부터 노년기에 이를 때까지의 심리적 발달을 8단계로 나누어 제시한 심리사회적(psychosocial) 이론이다. 즉, 에릭슨의 이론은 외부 세계와의 관계성에 따라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형성되고 그에 따른 사람의 성격은 어떻게 발달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이 교회의 발달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지난 16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소망신학포럼'에서 오규훈 교수(장신대 실천신학)는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의 응용을 통한 교회 진단 및 목회자의 방법론과 영성 개발'이란 제하의 발제에서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을 통한 교회의 발달 및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성을 파악했다.
다음은 오 교수의 발제를 요약한 내용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1단계 (생후 1살까지)
제1단계는 아기가 태어난 이후부터 약 1살 전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기에 아기는 모든 경험이 기본 신뢰(basic trust) 대 기본 불신(basic mistrust)의 심리적 경험으로 귀결된다. 이 시기에 아기에게 중요한 내용은 먹는 경험의 중요성, 아기와 엄마의 신체적 접촉, 엄마가 아이에게 필요(우유)를 공급해주는 데 있어서의 적합한 양과 적절한 시간 등이다. 이 단계에서 형성되는 덕목은 소망(hope)이고 악덕은 탐식(gluttony)이다.
1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신뢰를 구축하라'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계성에서 성도들이 가장 먼저 경험해야 할 내용은 신뢰의 경험이다. 따라서 목회자가 목회를 시작하면서 혹은 교회에 부임하면서 관심을 기울어야 할 무엇보다도 중요한 내용은 성도들이 신뢰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신뢰는 목회의 기초가 된다. 성도들이 목회자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면 그 목회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목회가 될 수 있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 사이의 신뢰 경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예배 중의 설교시간에 이루어지는 성경 말씀의 공급을 통해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성도들은 설교를 통해서 목회자를 처음 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목회자에게 있어서 설교는 목회의 핵심을 차지하며 성도들에게 있어서 목회자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기준도 설교다. 따라서 목회자는 목회의 다른 내용에 앞서서 성도들에게 말씀을 통해서 영적 양식을 제대로 공급해 줄 때 신뢰를 주게 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2단계 (2살에서 3살까지)
제 2단계에서 아기가 경험하는 중요한 심리적 갈등은 자율성(autonomy) 대 수치감과 의심(shame & doubt)의 갈등이다. 이러한 심리적 갈등에는 근육의 형성에 따른 자율성 경험, 자존감을 상실하지 않는 정도에서의 자기 통제, 수치심의 경험, 배설 훈련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의지(will)의 덕목 혹은 분노(anger)의 악덕이 형성된다.
2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자율성의 경험을 획득하게 하라'
교회 발달에 있어서 자율성의 경험은 곧 개인적으로 성도들이 영적인 자각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의식을 갖는다. 아직 영적으로 온전한 성인의 상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기도생활을 통해서 하나님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경험한다. 자신의 삶을 영적으로 돌아보며 간구할 수 있고 회개의 고백을 통해서 영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성도들의 자율성이 형성되는 상태에서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영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즉 벗어나서는 안 되는 신앙생활의 범위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주일을 빠져서는 안 되며, 성도로서 헌금을 드리지 않는 것은 바른 예배가 아니라는 점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덕이 되지 않는 술과 담배의 문제에 대해, 그 이외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들에 있어서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 분명한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3단계 (4살부터 5살까지)
3단계에서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은 주도권(initiative) 대 죄책감(guilt)의 갈등이다. 이 단계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주요한 특징은 왕성한 에너지의 발현, 놀이, 그리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경험 등이다. 이 단계에서 형성되는 덕목은 목적의식(purpose)이고 악덕은 탐욕(greed)이다.
3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목회자를 존경하게 하라'
3단계는 자율성의 모습이 교회 내의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성 및 교회 활동에서 나타나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신앙생활에서 기쁨과 만족을 경험하면 당연히 성도들과의 관계성이나 교회 활동에 있어서도 적극성이 나타난다. 신앙생활이 수동적이고 쫓아가는 입장에서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바뀌어 진다. 이런 열심의 모습이 나타날 때 목회자는 그것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독려해 주어야 한다.
또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교회 발달에 적용해 본다면 평신도들에게 있어서 담임 목회자의 위치가 가지는 의미는 실로 대단히 크다. 성도들은 목회자와 어떤 형태로든지 가까운 관계성을 맺으려고 하는 잠재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자존감을 확인하거나 교회 내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세우며 혹은 더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목회자와의 연결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 목회자와 성도는 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협력 관계를 위해서 성도들의 입장에서는 목회자에 대해 기본적인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존경심은 아이들이 아버지를 닮고 아버지처럼 되고자 하는 동일시의 감정을 갖는 것과 같아. 이 존경심은 목회자가 지식, 신분, 그리고 인격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 대한 존경심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4단계 (6살에서 11살까지)
제 4단계에서는 아이들이 열심(industry) 대 열등감(inferiority)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개인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자신에 대해서 '나는 곧 내가 배우는 것이다'라는 의식을 갖는다. 배우는 것과 자신의 정체성 이해가 동일시될 만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배우지 못하고 습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에게는 능력(competence)이라는 덕목 그리고 시기심(envy)라는 악덕이 형성된다.
4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개인적 은사를 발견하게 하라'
목회자는 제 4단계와 관련해서 성도들의 개인적인 은사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은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은사 발견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개인적으로 성도들을 접촉하여 봉사의 기회를 권면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가운데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성도들은 자신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예배 참석과 성경 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봉사를 하고 자신의 능력과 은사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1인 1봉사라는 슬로건은 바로 이러한 취지에 맞는 목회 구호다. 그런데 이러한 봉사의 기회를 갖지 못한 성도들은 열등감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교회 생활에서 열심을 내지 못하고 수동적이 된다. 자신이 가진 은사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며 그것을 교회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 하면서 그 사람과 같은 능력이나 재능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경험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5단계 (12살부터 20살까지)
제 5단계에서는 사춘기의 아이들이 신체적 및 인지적 변화가 커지면서 새로운 요구와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해 간다. 특히 이 단계에서 아이들은 육체적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잠복기에 들어갔던 성적 충동이 다시 살아나게 되고 성적으로 완전한 성인이 된다. 이 때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진지하고 성찰적인 질문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춘기 아이들은 정체성(identify) 대 정체성의 혼란(identify confusion)이라는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 사춘기의 시기에는 정체성의 개념이 매우 중요하며 정체성 유보, 정체성 조기처리, 부정적 정체성, 이데올로기의 중요성 등이 발달상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들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형성되는 덕목은 충성심(fidelity)이며 악덕은 교만(pride)이다.
5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사회 속에서 정체성을 찾게 하라'
교회 발달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제 4단계에서 제 5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결정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 제 1단계에서 제 4단계까지는 심리적 갈등의 관계성이 주로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교회 발달 단계에서 제 5단계 이후부터의 중요한 변화는 성도가 겪는 심리적 갈등의 주된 관계성이 성도와 목회자에서 혹은 성도끼리의 관계성에서 성도와 사회와의 관계성으로 옮아간다. 목회자와 관계성에서 주된 신앙적 토대와 심리적 안정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그 관계성이 성인이 되어 교회 밖 사회와의 관계성으로 넘어가게 된다.
사춘기 아이들의 정체성 갈등이 기본적으로 현격한 육체적 성장으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교회도 양적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정체성 갈등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교회의 양적 성장은 교회의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내고 그 다양한 활동은 사회와의 많은 접촉을 불가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회가 사회와의 빈번한 접촉을 하는 것은 성장 이전 까지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구원의 확신과 교회를 위한 봉사와 친교 등을 통하여 경험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생활이 과연 교회 밖의 사회 및 세상으로부터의 요구와 연결성을 갖는가에 대한 갈등이다.
분명한 구원의 확신, 그리고 목회자와 성도들과의 건강한 관계성을 통해서 영적으로 성숙한 교회 생활을 해온 성도는 이 정체성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간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성도는 이 정체성의 갈등 속에서 미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6단계 (21살에서 34까지)
제 6단계부터 제 8단계까지는 상대적으로 어릴 적의 단계보다 기간적으로 길다. 제 6단계는 청장년이라고 불리는 시기로 직업을 위한 공부, 직업 선택, 이성과의 교제 및 결혼, 가정생활 등이 시작되는 시기다. 이 단계에서는 심리적으로 친밀감과 소외감의 갈등을 주로 경험하게 되고 사랑이라는 덕목과 정욕이라는 악덕이 형성된다.
6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게 하라'
성경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회 발달에 있어서도 사랑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에릭슨의 발달 이론에서 이해하는 사랑의 의미를 가지고 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면 사랑과 관련해서 교회가 가져야 할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교회에서 성도들이 보여주어야 할 사랑의 핵심은 사랑하는데 있어서 서로간의 신분적 차이를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사랑의 관계성을 형성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교회적 신분과 계급에 따라서 사랑의 행위를 판단하고 요구하며 강요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의 많은 문제들이 때로는 목사와 장로간의 관계성 문제, 장로와 권사와의 관계, 장로와 안수집사 사이의 대립적인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사랑의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서로 간에 '신분적 위치'를 구별하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자신의 정당성만을 요구하는 태도다. 에릭슨이 지적한 대로 이성간의 적대감은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한다. 즉 남자와 여자의 차이로 인해서 서로 간의 적대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릭슨은 사랑의 덕목을 실천하는 데는 생물학적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7단계 (35살에서 60살까지)
제 7단계는 자녀를 본격적으로 양육하는 시기로부터 자신의 활동이 직업적으로나 혹은 관계성에 있어서 물러나 은퇴하게 되는 기간까지를 가리킨다. 이 단계에서는 생산성(generativity) 대 침체성(stagnation)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자기 인생에 있어서 가치 있는 일을 남기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주로 교육과 자녀 양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돌봄이라는 덕목이 형성되며 그러한 경험을 하지 못하게 되면 침체성을 경험하게 되면서 이웃과 세상에 대해 냉담함의 반응을 보이는 악덕이 형성된다.
7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후세를 양육하고 교육하게 하라'
이 세상의 교회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모습과 가치는 바로 이 돌봄의 모습에 있다. 교회가 이 세상에서 존재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를 섬기고 주기 위한 것으로 말씀하신 것처럼(막 10:45) 교회도 이 세상에서 이 세상에게 베풀고 남기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교회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남기느냐 하는 것은 구체적인 목회의 방향성과 방법에 달려있다. 제일 먼저 교회 내적으로는 자녀들을 신앙적으로 양육하고 가르치는 일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교회 학교와 관련에서 학생들의 숫자에만 관심을 보인다. 자녀들을 바로 가르치고 귀하게 여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는 후세에게 성경의 진리와 교회의 전통을 우리의 신앙에 담아서 전수해야 한다. 교회가 자녀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목적과 열정을 잃어버리면 영적으로 죽은 것과 다름이 없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청년들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 사회가 세대 간의 차이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예배의 형태, 신앙적 형태 등에 있어서 매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회는 청년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신앙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8단계 (60살부터)
제 8단계는 노인기로서 통일성(integrity) 대 절망감(despair)의 심리적 경험을 겪게 된다. 이 시기의 중요한 내용으로서는 신체적 정신적 노쇠현상,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고 포용하게 되는 것이다. 형성되는 덕목은 지혜이며 악덕은 고독이다.
8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라'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을 교회 발달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발생하는 한 가지 모순점은 인간은 죽음이라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발달해가는 반면에 교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영원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어느 교회도 그 존재의 끝을 예상하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교회의 발달과 관련된 해석의 중요한 핵심은 교회가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는 자세다.
교회가 제 8단계에 이르렀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교회 역사가 쌓였다는 것을 전제할 수 있다. 즉 자기 교회의 지나간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연륜이다. 교회는 자신의 역사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서 제1단계부터 제7단계까지의 시각에서 교회의 모습을 진단할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진단의 내용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상관이 없다. 내용에 대한 해석이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섭리였다고 겸손하게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통합성의 자세다. 성경의 말씀대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시각을 가지고 결론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과거 발달 과정에서 상처를 받았던 경우가 있을 것이다. 성도간의 대립과 반목, 교회의 분열, 분열의 과정 속에서의 목회자의 이임, 성도의 떠나감 등이다.
목회자는 목회를 하면서 교회가 가진 과거의 상처를 싸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어난 사실을 그대로 수용하되 그 사건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찾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거에 대한 이해와 적용은 통합적인 시각이 아니면 결코 가능한 것이 아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1년 동안의 기간에 아기는 모든 경험을 통해 신뢰(trust) 대 불신(mistrust)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 심리적 갈등은 주로 엄마를 통해 젖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느냐의 경험에 의해 이루어진다. 좀더 광범위하게 말하자면 엄마가 아기의 필요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신뢰와 불신의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는 독일 심리학자 에릭슨(E. Erikson)의 생애주기이론(Life Cycle Theory)의 1단계 이론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은 인간의 심리발달에 관한 것이다. 인간이 태어난 이후부터 노년기에 이를 때까지의 심리적 발달을 8단계로 나누어 제시한 심리사회적(psychosocial) 이론이다. 즉, 에릭슨의 이론은 외부 세계와의 관계성에 따라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형성되고 그에 따른 사람의 성격은 어떻게 발달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이 교회의 발달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지난 16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소망신학포럼'에서 오규훈 교수(장신대 실천신학)는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의 응용을 통한 교회 진단 및 목회자의 방법론과 영성 개발'이란 제하의 발제에서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을 통한 교회의 발달 및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성을 파악했다.
다음은 오 교수의 발제를 요약한 내용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1단계 (생후 1살까지)
제1단계는 아기가 태어난 이후부터 약 1살 전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기에 아기는 모든 경험이 기본 신뢰(basic trust) 대 기본 불신(basic mistrust)의 심리적 경험으로 귀결된다. 이 시기에 아기에게 중요한 내용은 먹는 경험의 중요성, 아기와 엄마의 신체적 접촉, 엄마가 아이에게 필요(우유)를 공급해주는 데 있어서의 적합한 양과 적절한 시간 등이다. 이 단계에서 형성되는 덕목은 소망(hope)이고 악덕은 탐식(gluttony)이다.
1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신뢰를 구축하라'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계성에서 성도들이 가장 먼저 경험해야 할 내용은 신뢰의 경험이다. 따라서 목회자가 목회를 시작하면서 혹은 교회에 부임하면서 관심을 기울어야 할 무엇보다도 중요한 내용은 성도들이 신뢰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신뢰는 목회의 기초가 된다. 성도들이 목회자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면 그 목회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목회가 될 수 있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 사이의 신뢰 경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예배 중의 설교시간에 이루어지는 성경 말씀의 공급을 통해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성도들은 설교를 통해서 목회자를 처음 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목회자에게 있어서 설교는 목회의 핵심을 차지하며 성도들에게 있어서 목회자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기준도 설교다. 따라서 목회자는 목회의 다른 내용에 앞서서 성도들에게 말씀을 통해서 영적 양식을 제대로 공급해 줄 때 신뢰를 주게 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2단계 (2살에서 3살까지)
제 2단계에서 아기가 경험하는 중요한 심리적 갈등은 자율성(autonomy) 대 수치감과 의심(shame & doubt)의 갈등이다. 이러한 심리적 갈등에는 근육의 형성에 따른 자율성 경험, 자존감을 상실하지 않는 정도에서의 자기 통제, 수치심의 경험, 배설 훈련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의지(will)의 덕목 혹은 분노(anger)의 악덕이 형성된다.
2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자율성의 경험을 획득하게 하라'
교회 발달에 있어서 자율성의 경험은 곧 개인적으로 성도들이 영적인 자각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의식을 갖는다. 아직 영적으로 온전한 성인의 상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기도생활을 통해서 하나님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경험한다. 자신의 삶을 영적으로 돌아보며 간구할 수 있고 회개의 고백을 통해서 영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성도들의 자율성이 형성되는 상태에서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영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즉 벗어나서는 안 되는 신앙생활의 범위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주일을 빠져서는 안 되며, 성도로서 헌금을 드리지 않는 것은 바른 예배가 아니라는 점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덕이 되지 않는 술과 담배의 문제에 대해, 그 이외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들에 있어서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 분명한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3단계 (4살부터 5살까지)
3단계에서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은 주도권(initiative) 대 죄책감(guilt)의 갈등이다. 이 단계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주요한 특징은 왕성한 에너지의 발현, 놀이, 그리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경험 등이다. 이 단계에서 형성되는 덕목은 목적의식(purpose)이고 악덕은 탐욕(greed)이다.
3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목회자를 존경하게 하라'
3단계는 자율성의 모습이 교회 내의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성 및 교회 활동에서 나타나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신앙생활에서 기쁨과 만족을 경험하면 당연히 성도들과의 관계성이나 교회 활동에 있어서도 적극성이 나타난다. 신앙생활이 수동적이고 쫓아가는 입장에서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바뀌어 진다. 이런 열심의 모습이 나타날 때 목회자는 그것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독려해 주어야 한다.
또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교회 발달에 적용해 본다면 평신도들에게 있어서 담임 목회자의 위치가 가지는 의미는 실로 대단히 크다. 성도들은 목회자와 어떤 형태로든지 가까운 관계성을 맺으려고 하는 잠재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자존감을 확인하거나 교회 내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세우며 혹은 더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목회자와의 연결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 목회자와 성도는 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협력 관계를 위해서 성도들의 입장에서는 목회자에 대해 기본적인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존경심은 아이들이 아버지를 닮고 아버지처럼 되고자 하는 동일시의 감정을 갖는 것과 같아. 이 존경심은 목회자가 지식, 신분, 그리고 인격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 대한 존경심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4단계 (6살에서 11살까지)
제 4단계에서는 아이들이 열심(industry) 대 열등감(inferiority)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개인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자신에 대해서 '나는 곧 내가 배우는 것이다'라는 의식을 갖는다. 배우는 것과 자신의 정체성 이해가 동일시될 만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배우지 못하고 습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에게는 능력(competence)이라는 덕목 그리고 시기심(envy)라는 악덕이 형성된다.
4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개인적 은사를 발견하게 하라'
목회자는 제 4단계와 관련해서 성도들의 개인적인 은사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은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은사 발견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개인적으로 성도들을 접촉하여 봉사의 기회를 권면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가운데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성도들은 자신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예배 참석과 성경 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봉사를 하고 자신의 능력과 은사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1인 1봉사라는 슬로건은 바로 이러한 취지에 맞는 목회 구호다. 그런데 이러한 봉사의 기회를 갖지 못한 성도들은 열등감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교회 생활에서 열심을 내지 못하고 수동적이 된다. 자신이 가진 은사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며 그것을 교회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 하면서 그 사람과 같은 능력이나 재능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경험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5단계 (12살부터 20살까지)
제 5단계에서는 사춘기의 아이들이 신체적 및 인지적 변화가 커지면서 새로운 요구와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해 간다. 특히 이 단계에서 아이들은 육체적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잠복기에 들어갔던 성적 충동이 다시 살아나게 되고 성적으로 완전한 성인이 된다. 이 때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진지하고 성찰적인 질문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춘기 아이들은 정체성(identify) 대 정체성의 혼란(identify confusion)이라는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 사춘기의 시기에는 정체성의 개념이 매우 중요하며 정체성 유보, 정체성 조기처리, 부정적 정체성, 이데올로기의 중요성 등이 발달상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들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형성되는 덕목은 충성심(fidelity)이며 악덕은 교만(pride)이다.
5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사회 속에서 정체성을 찾게 하라'
교회 발달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제 4단계에서 제 5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결정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 제 1단계에서 제 4단계까지는 심리적 갈등의 관계성이 주로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교회 발달 단계에서 제 5단계 이후부터의 중요한 변화는 성도가 겪는 심리적 갈등의 주된 관계성이 성도와 목회자에서 혹은 성도끼리의 관계성에서 성도와 사회와의 관계성으로 옮아간다. 목회자와 관계성에서 주된 신앙적 토대와 심리적 안정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그 관계성이 성인이 되어 교회 밖 사회와의 관계성으로 넘어가게 된다.
사춘기 아이들의 정체성 갈등이 기본적으로 현격한 육체적 성장으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교회도 양적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정체성 갈등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교회의 양적 성장은 교회의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내고 그 다양한 활동은 사회와의 많은 접촉을 불가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회가 사회와의 빈번한 접촉을 하는 것은 성장 이전 까지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구원의 확신과 교회를 위한 봉사와 친교 등을 통하여 경험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생활이 과연 교회 밖의 사회 및 세상으로부터의 요구와 연결성을 갖는가에 대한 갈등이다.
분명한 구원의 확신, 그리고 목회자와 성도들과의 건강한 관계성을 통해서 영적으로 성숙한 교회 생활을 해온 성도는 이 정체성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간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성도는 이 정체성의 갈등 속에서 미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6단계 (21살에서 34까지)
제 6단계부터 제 8단계까지는 상대적으로 어릴 적의 단계보다 기간적으로 길다. 제 6단계는 청장년이라고 불리는 시기로 직업을 위한 공부, 직업 선택, 이성과의 교제 및 결혼, 가정생활 등이 시작되는 시기다. 이 단계에서는 심리적으로 친밀감과 소외감의 갈등을 주로 경험하게 되고 사랑이라는 덕목과 정욕이라는 악덕이 형성된다.
6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게 하라'
성경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회 발달에 있어서도 사랑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에릭슨의 발달 이론에서 이해하는 사랑의 의미를 가지고 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면 사랑과 관련해서 교회가 가져야 할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교회에서 성도들이 보여주어야 할 사랑의 핵심은 사랑하는데 있어서 서로간의 신분적 차이를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사랑의 관계성을 형성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교회적 신분과 계급에 따라서 사랑의 행위를 판단하고 요구하며 강요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의 많은 문제들이 때로는 목사와 장로간의 관계성 문제, 장로와 권사와의 관계, 장로와 안수집사 사이의 대립적인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사랑의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서로 간에 '신분적 위치'를 구별하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자신의 정당성만을 요구하는 태도다. 에릭슨이 지적한 대로 이성간의 적대감은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한다. 즉 남자와 여자의 차이로 인해서 서로 간의 적대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릭슨은 사랑의 덕목을 실천하는 데는 생물학적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7단계 (35살에서 60살까지)
제 7단계는 자녀를 본격적으로 양육하는 시기로부터 자신의 활동이 직업적으로나 혹은 관계성에 있어서 물러나 은퇴하게 되는 기간까지를 가리킨다. 이 단계에서는 생산성(generativity) 대 침체성(stagnation)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자기 인생에 있어서 가치 있는 일을 남기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주로 교육과 자녀 양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돌봄이라는 덕목이 형성되며 그러한 경험을 하지 못하게 되면 침체성을 경험하게 되면서 이웃과 세상에 대해 냉담함의 반응을 보이는 악덕이 형성된다.
7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후세를 양육하고 교육하게 하라'
이 세상의 교회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모습과 가치는 바로 이 돌봄의 모습에 있다. 교회가 이 세상에서 존재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를 섬기고 주기 위한 것으로 말씀하신 것처럼(막 10:45) 교회도 이 세상에서 이 세상에게 베풀고 남기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교회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남기느냐 하는 것은 구체적인 목회의 방향성과 방법에 달려있다. 제일 먼저 교회 내적으로는 자녀들을 신앙적으로 양육하고 가르치는 일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교회 학교와 관련에서 학생들의 숫자에만 관심을 보인다. 자녀들을 바로 가르치고 귀하게 여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는 후세에게 성경의 진리와 교회의 전통을 우리의 신앙에 담아서 전수해야 한다. 교회가 자녀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목적과 열정을 잃어버리면 영적으로 죽은 것과 다름이 없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청년들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 사회가 세대 간의 차이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예배의 형태, 신앙적 형태 등에 있어서 매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회는 청년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신앙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 8단계 (60살부터)
제 8단계는 노인기로서 통일성(integrity) 대 절망감(despair)의 심리적 경험을 겪게 된다. 이 시기의 중요한 내용으로서는 신체적 정신적 노쇠현상,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고 포용하게 되는 것이다. 형성되는 덕목은 지혜이며 악덕은 고독이다.
8단계와 교회 발달 해석,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라'
에릭슨의 생애주기이론을 교회 발달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발생하는 한 가지 모순점은 인간은 죽음이라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발달해가는 반면에 교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영원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어느 교회도 그 존재의 끝을 예상하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교회의 발달과 관련된 해석의 중요한 핵심은 교회가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는 자세다.
교회가 제 8단계에 이르렀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교회 역사가 쌓였다는 것을 전제할 수 있다. 즉 자기 교회의 지나간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연륜이다. 교회는 자신의 역사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서 제1단계부터 제7단계까지의 시각에서 교회의 모습을 진단할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진단의 내용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상관이 없다. 내용에 대한 해석이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섭리였다고 겸손하게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통합성의 자세다. 성경의 말씀대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시각을 가지고 결론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과거 발달 과정에서 상처를 받았던 경우가 있을 것이다. 성도간의 대립과 반목, 교회의 분열, 분열의 과정 속에서의 목회자의 이임, 성도의 떠나감 등이다.
목회자는 목회를 하면서 교회가 가진 과거의 상처를 싸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어난 사실을 그대로 수용하되 그 사건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찾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거에 대한 이해와 적용은 통합적인 시각이 아니면 결코 가능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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