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큰 소리로 일독하는 데 77시간이 걸린다면 성경 전권을 받아적는 데에는 얼마나 걸릴까.

NIV(New International Version) 성경 30주년을 기념해 미국을 횡단하며 각 사람 당 한구절 씩 성경을 받아적는 일을 기획한 존더반 출판사는 총 6개월을 계획했다.

NIV 성경 북미주 출판사 존더반의 총디렉터 모 거킨스 씨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엘에이 타임즈를 통해 밝혔다.

6개월 안에 미국을 횡단하며 펼쳐지는 바이블 어크로스 아메리카(Bible across America)는 50개 주에 골고루 나누어 90개 도시를 방문하게 된다. 다음달 달라스에서 투어가 마쳐질 예정이며, 약 3만1천여명의 사람이 성경구절 작성을 하게 된다.(성경구절은 총 3만1천137개 구절)

각 참여자들은 한 구절을 두 번씩 적었으며, 책은 두 개의 원본으로 출간된다. 이 중 한 권은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Smithsonian Institution)에 기증되며, 다른 하나는 NIV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인터네셔널 바이블 소사이어티(International Bible Society)에 기증된다. 투어팀은 정확성과 읽을 수 있는 글씨체를 위해 각 성구에 맞는 작은 종이와 수정펜을 준비했다.

존더반 출판사는 이번 글을 모아 성경 싸이즈로 출간할 예정이며, “미국의 NIV(America's NIV)”라는 이름으로 제작된다. 모든 작성자의 이름은 각 성구 옆에 새겨지게 된다.

현재까지 1만4천여개 성구가 쓰여진 가운데, 최근 캘리포니아 새들백교회를 방문한 바이블 투어 팀은 마가복음, 요한복음, 역대상, 역대하를 받아적도록 제안했다.

아침 주일예배 후에 성경 받아적기에 참여한 하이디 프릿즈 씨는 남편 래리 씨와 3살 짜리 아들 존과 함께 요한복음 성구를 받아적었다. 요한복음 8장 3절(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간음 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라는 성구를 받아적은 프릿즈 씨는 “내가 원했던 구절은 아니었지만 참여한 것 자체로 좋다”고 말했다. 또 “성경이 처음 만들어질 때 손으로 직접 써서 기록을 남긴 것처럼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 구절을 택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지만 투어팀 소속 타라 파워스 씨는 “참여자들이 쓰기를 꺼려한 적은 없었다”고 밝히며,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은 성경의 모든 내용을 사랑한다. 어렵고 힘든 이야기도 성경에 기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편과 딸 2명과 함께 참여한 안젤라 피쉬 씨도 “하나님 말씀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은 너무나 멋진 기회이며, 성경의 모든 구절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라며 동의했다. 또 “성구를 적을 때 시간을 투자하게 되고 그 구절을 소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리사 던컨 씨는 역대하 10장 9절(너희는 어떻게 교도하여 이 백성에게 대답하게 하겠느뇨 백성이 내게 말하기를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우리를 위하여 가볍게 하라 하였은즉 왕은 대답하시기를 나의 새끼손가락이 내 부친의 허리보다 굵으니)을 받아적으며, “이 구절에 속한 전체 이야기를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성경 받아적기가 다시금 성경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