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은 우표값 42센트를 아끼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물건을 사러 가기 귀찮을 때 쓰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 전화는 전화비를 아낄 때 쓰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인터넷 시대다. 이제 웹사이트가 없는 회사는 없다. 과거의 고객들은 전화번호부를 뒤지고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직접 가 보고 고민한 후 결정했지만 요즘의 고객들은 구글이나 야후에서 검색어를 치고 여러 사이트에 들어가서 리플을 읽고 가장 좋은 웹사이트를 선택해 그곳에서 구매한다.

회사는 인터넷에 소위 ‘고수’가 돼야 사업에 성공한다. 고객도 인터넷에 고수가 되야 저 고수를 상대할 수 있다. 시카고 지역에서 인터넷 고수, 미셸 남 씨를 만나 보자. 그녀는 웹디자인, IT 솔루션 회사, 투고수닷컴(www.2gosoo.com)을 운영하며 여러 사람들을 고수로 키웠다. 그녀와의 인터뷰는 채팅으로 이뤄졌다. 쪽지와 사진, 이모티콘, 플래시콘이 수차례 오고 간 그녀의와 채팅.

- 안녕하세요. ^^; 두명의 고수, 그래서 www.2gosoo.com이라죠? 고객도 고수, 미셸 씨도 고수? 고객은 좋은 컨텐츠를 소유한 그 분야의 고수, 투고수는 이 고객의 컨텐츠를 인터넷으로 더 활성화시켜 주는 고수? 맞죠?

네. 오늘 날씨가 아주 춥죠? 감기 조심하세요. 저희 회사는 인터넷 IT는 물론, 워드, 엑셀, 포토샵, 드림위버 같은 각종 프로그램 교육, 컴퓨터 수리 및 업그레이드 같은 컴퓨터로 하는 건 다 하는 회사예요. 주로 웹사이트 제작과 교육을 담당하는데 지금까지 시카고 지역에서 50여 개 정도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30여 개를 관리해 주고 있어요. 제가 창업 전에는 인터넷 게임에서 고수 자리를 놓치지 않았는데 ㅎㅎ,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회사가 되자는 의미에서 투고수가 됐죠. 잘 아시네요.

- 웹사이트 보고 알았죠. 투고수닷컴도 상당히 잘 만들어졌던데요. 이런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원래 저는 컴퓨터 회사 테크니션으로 일하다가 투고수닷컴을 시작한지 5년 정도 됐네요. 창업 전에 웹그래픽을 공부하면서 창업을 준비했어요. 일도 일인데 사실은 사람 만나고 교제하는 걸 아주 좋아해서 적성에 딱이죠. 고객들 만나고 대화하면서 제가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할 때 느꼈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는 건 아주 큰 기쁨이에요.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안다고 할까요?

- 말 되네요. 참, 교회 웹사이트, 선교단체 웹사이트, 쇼핑몰, 학원 웹사이트, 뭐 엄청나게 많이 만드셨더라구요. 그리고 사이트를 맡긴 고객들은 투고수닷컴 웹사이트에 웹사이트 관리에 대해 수정을 요청하고 질문도 올릴 수 있게 돼 있지요?

네. 왜냐면, 저도 이런 일로 고생했던 적이 있으니까. 고객들이 묻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빠르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려고 하죠. 특히 웹사이트는 만든 후에 관리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고객들이 저희 웹사이트에 질문이나 수정사항을 올리면 즉각 즉각 답해 드려요. 특히 웹사이트를 새로 맡은 경우는 진행상황을 웹사이트에 공개해서 고객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구요.

- 교회 웹사이트도 꽤 만드셨던데 교회 웹사이트는 가격이 얼마죠? 너무 깨놓고 질문하는 건가요?

교회에 웹사이트 꼭 필요하죠. 성도님들이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설교 말씀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면서 교회의 교제를 향상시켜 줄 수 있죠. 가격은 교회의 예산에 맞춰 드리는 편이에요. 저희 회사에는 교회의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데 예산이 많은 교회는 이것 저것 다양한 컨텐츠에 세련된 걸 요구하시면서 가격은 아예 묻지도 않으세요. 그러나 어디 그런 교회가 많나요? 그런 교회에는 저희가 먼저 말씀드려요. 예산이 얼마시냐고. 그리고 거기에 최대한 맞춰드리죠.

- 다른 회사 벤치마킹은 좀 하세요?

사실 별로 못해요. 제 나름 경쟁회사를 물색해 봤는데 한글로 이런 서비스를 하는 곳이 일단 거의 없고요. 영어 울렁증, 컴퓨터 울렁증이 있는 분들을 돕는 게 저희의 가장 큰 특기라면 특기죠. 뭐 좀 특별한 게 있다면, 저희는 웹사이트가 구글에서 검색이 잘 되도록 사이트 옵티마이제이션(optimization)을 해 드려요. 예를 들어, 요새는 주소록을 보고 교회 찾는 것보다 ‘시카고’ ‘제일연합감리교회’라고 구글에 치잖아요. 그랬을 때, 구글 첫 페이지 제일 첫번째 검색 결과로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가 검색이 되어서 지도와 함께 주소, 전화번호가 뜨게 하는 건데요. 이런 사이트 옵티마이제이션도 지금 시대에는 정말 필요한 작업이죠. 좀 수작업이 되지만 처음 시카고 오신 분이나 교회 찾는 분에겐 얼마나 중요합니까?

▲투고수닷컴, www.2gosoo.com 웹사이트. 이곳에서는 각종 질문을 올릴 수 있고 상담받을 수 있으며, 자신이 의뢰한 사이트의 진행 정도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 고객과의 대화를 상당히 중요시 하는 듯 한데요. 그래서 웹사이트 제작 진행상황도 공개하시고, 고객들의 질문에도 실시간으로 대답하고 그러시는 거군요.

네. 보통 지금 기자님과 채팅하는 것처럼 채팅으로도 하고, 인터넷 전화로도 하고, 웹사이트 게시판에 올리기도 하고, 얼굴 보면서 하기도 하고.

- 얼굴요?

집에 웹캠 있으세요? 잠시만요. (몇 초 후 그녀의 얼굴이 기자의 컴퓨터에 뜨면서 스피커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하면 인터뷰 시간도 좀 아끼겠죠?

-아. 그러네요. 고객들과도 이렇게 인터넷으로 얼굴 맞대고 하세요?

네. 컴퓨터 고장난 거, 사이트 수정하는 거, 프로그램 문제. 다 이렇게 가르쳐 드리죠. 시카고 지역은 동선이 너무 길어서 가서 도와 드리려면 그분들도 바쁘신 분들이라서 힘들어요. 이렇게 하면 오히려 더 재밌어 하고 좋아하시죠. 얼마 전에는 LA에 계신 분 컴퓨터도 원격으로 수리해 드렸죠. 이 원격서비스는 고객이 프로그램 하나만 설치하면 제가 제 컴퓨터로 그 고객의 컴퓨터로 들어가서 수리도 해 드리고 문제점도 고쳐 드리고 바이러스도 잡아 드리고 하는 거에요. 고객님도 무겁게 컴퓨터 들고 안 오셔도 되고 저희도 문의를 받는 즉시 고쳐 드릴 수 있으니까 좋아요. 일회성 설치라고 고객님 컴퓨터 보안에도 문제가 없고요. 이민 생활에 바쁜 분들에게 딱이죠.

-매번 그것도 하시려면 귀찮을텐데.

솔직히 쉽지는 않죠. 그러나 저희에게 웹사이트를 만드신 후 1년, 2년이 지난 후에 저희를 잊지 않고 질문을 남겨 주시고, 도움을 요청하시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감사하죠. 즉각 즉각 다 상담 못해 드릴 때는 이메일이나 전화로라도 꼭 도와 드려요.

-미셸 씨가 사람을 좋아한다니 딱 적성에 맞네요. 포토샵, 드림위버, 워드, 엑셀, 여러가지 가르쳐 주시죠? 설마 다 혼자서 가르치세요?

네. 제가 다 가르쳐 드려요. 제가.

▲미셸 씨는 웹사이트 제작뿐 아니라 컴퓨터 교육도 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부터 각종 프로그램 사용까지 과목도 다양하다.
-오... 정말 고수시네요. 또 다른 건 뭘 하시죠?

큰 기업으로부터 아웃소싱을 받기도 하는데 서버 관리, 도메인 관리도 하고 인터넷 신청 대행 서비스도 해 드리고(영어 못하시는 분 위해서), 컴퓨터 바이러스도 잡아 드리고, 여튼 컴퓨터 관련된 건 다 한다고 보시면 되요. 교회 네트워크도 여럿 구축해 드렸고 교회 단위로 다니면서 컴퓨터 교육도 해 드렸죠. 대형교회에서 강연도 해 봤고 학생들은 대부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합니다. 젊은 분들은 웹디자인을 배우려 하고 나이가 있는 분들은 인터넷을 배우시고.

-요즘은 시카고 교회도 웹사이트를 많이 만드시죠?

과거에는 전도지나 설교 테입의 시대였는데 요새는 웹사이트가 전도 수단이 된 듯 해요. 교회로부터 오는 상담횟수도 늘었고, 목사님들도 이메일 안 쓰시는 분이 없죠. ‘교회 전산화’라고 하시던데, 이게 되면 종이 안 써도 되고 번거로운 수작업이 없어지니까 교회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저희 같은 경우는 찾아 가서 교회 네트워크도 구축해 드리고 웹사역팀을 교육해 드리고 웹사이트도 만들어 드리고 한번에 하니까 아무래도 편하게 생각하세요.

- 좀 개인적인 질문으로... 신앙생활은 얼마나 되셨어요?

ㅎㅎ. 그건 나중에요. 제가 지금 그리고 고객님이 연락이 왔는데 잠시 후에 또 연락드릴께요. (화상 채팅이 잠깐 중단됐다.)

인터넷의 장점은 역시 쌍방향성에 있다. 투고수닷컴의 미셸 씨는 단순히 컴퓨터, 인터넷 기술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상담하면서 쌍방향적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그녀는 이 지역에서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장로교회에 출석한다. 고등학교 시절 미션 스쿨의 교목 선생님을 가장 싫어했지만 미국에 오며 자연스럽게 전도되어 교회로 왔고 지금 20년 가까이 신앙생활을 했다. 교회에서는 웹사역팀을 이끌며 성실히 봉사하는 미셀 씨에게 집사 직분을 주려고 했지만 미셸 씨는 “영원한 성도로 남고 싶다”고 했다. 이유는 “세상의 자리이면 자꾸 올라가보고 싶겠는데, 교회 직분은 자꾸 올라가면 하나님 앞에 더 부끄럽고 스스로 자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