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교회에는 보수교단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양교단이 여성 목사 안수를 통과시킴으로서 여성 안수에 대한 과감한 첫 발을 디딘바 있다. 본지는 지난 5월말 목사 취임식을 가진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기성) 첫 여목사들을 만나 여성 목회의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고 있다.

김어진 목사(임마누엘성결교회), 문수영 목사(영광복음선교회)에 이어 인천광역시 남동구 남촌동에 위치한 남촌교회 이능자 목사(사진)를 만났다. 이능자 목사는 14년전 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다양한 목회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기성 여성목사 안수 추진위원회' 회장으로 활동, 작년 기성총회에서 여성안수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 편집자주

- 여성 목회자가 되시기까지 걸어오신 길이 순탄치만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오셨는지요.

"시청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성결교단에서 유명한 어느 큰교회 부교역자로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계속 이곳으로 개척을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 바로 옆이 쓰레기장이고 너무도 황량하고 파리, 모기만 있었던 이곳에 교회를 세우라고 하시니 처음에는 막막하고 울기도 많이했지요.

밤새 기도하고 동네 집집마다 다니고, 노방전도를 하는데 사탄역사도 많았습니다. 새벽기도를 드리는데 아침마다 동네에 나가서 대문앞에서 '000, 나와라'하고 불러서 데리고 나와서 함께 새벽기도를 하곤 했지요. 또 애써서 키워놓으면 이사가는 사람도 많고, 교단에서는 여성목사 안수를 주지 않으니 축도도 못해주고, 그래서 성도들이 나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로 인도해주시고 보호해주셨습니다. 저희 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봉사활동을 많이하고 있습니다. 노인분들을 위한 사역을 많이하고 병원사역, 선교사 파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목사 안수 추진 운동'도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분들이 추진해오셨던 일입니다. 성결교단이 보수적이어서 성사가 어려웠지요. 지난해 총회에서 '여성목사 안수'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여러 신문사, 방송국을 뛰어다녔습니다.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권사님들을 대상으로 연설도 했지요. 권사님들이 그때 그 연설을 듣고 은혜를 받으시고 적극 나서주셨습니다.

또 통과되었는데 안수를 안 주시는 거에요. 그래서 저희 위원회에 속한 한 여성 목회자님이 총회에 가셔서 '여성목사 안수해달라'고 일주일을 앉아계셨지요. 총회에서 안건을 통과만 시켜놓고 시험도 안 보고 시간만 끌려하니, 총회에 가셔서 계속 앉아있으면서 항의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여성목사 안수가 이뤄졌지요"

- 이전 교회에서 집사, 부교역자를 맡아오시다 새롭게 교회를 개척하시고 담임 목회자로 사역하고 계신데, 목사님의 평소 목회 철학과 소신이 궁금합니다.



▲ 남촌교회 이능자 목사 ⓒ 송경호 기자
목사가 성도들을 섬겨야 됩니다. 성도들에게 봉사하라고 부담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목사가 섬겨야 합니다. 처음 교회 나오는 사람에게 '십일조 내라', '교회에서 봉사하라'라고 하면 다 시험 들어서 나갑니다. 저는 집사로 있을 때나, 부교역자 시절부터 봉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김치도 직접 담그고 꽃꽂이도 직접 하지요.

목사가 성도를 섬겨야 합니다. 개척하는 교회는 더욱 그러하지요. 그래야 성도들이 목사를 어머니같이 느끼면서 교회를 그리워합니다. 사람 마음이 움직여야 교회에 나오지요. '섬김이 최고다'라는 나름의 목회철학으로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를 섬겨야 합니다. 잘 섬기면 교회들에서 왜 여성 목회자들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왜 쫓아내겠습니까? 잘 섬겨보십시오. 어떻게든 붙들려고 하지요.

옛날처럼 문자쓰고 설교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말씀이 정말 중요하지만 섬김이 중요합니다. 김어진 목사를 제가 키웠지요. 키울 때 항상 강조했습니다. 저는 항상 '무조건 섬겨라. 그래야 교회가 유지되고 부흥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성도를 대하면서 임금같이 대해야 합니다.

꾸준히 섬기면서 믿음을 전해야 합니다. 개척한 지 14년동안 말없이 섬기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성도들을 보고 전도하라고 야단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나가서 전도하지요. 그러면 성도들도 따라서 전도합니다. 솔선수범이 중요하지요. '기도 솔선수범', '전도 솔선수범' 그렇게 했을 때 교회가 부흥되는 것입니다. 어디에 가더라도 섬길 때 부흥되는 것입니다. 섬기는 데 불평할 수 없잖아요. 수박 한 통을 사와도 성도들과 같이 나눠먹고 그래야 합니다.

- 여성 목회자로서 여성을 바라보는 편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그것도 찬성해요. 저도 여성이지만 저는 항상 이야기 합니다. 여성이 대우를 못받는 것은 남성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여성이 섬기면서 여성으로서 본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요. 10명 중 3명 정도는 제가 봐도 마음이 아플 정도로 '저렇게 하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같은 여성이고 여성편인데 여성이 잘해야 되잖아요. 잘못해서 남성들이 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저에게 여러가지 문의가 들어옵니다. 여성 교역자가 필요한데 어떤 사람이 좋겠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저는 솔직하게 좋으면 좋다고 하고 아니면 아니라고 합니다. 여성도 여성의 위치를 지키면서 본분을 다해야지 그렇지 못하다면 거부반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무조건 안수받았다고 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지요. 어떤 여성 목회자는 맨날 혼자서 예배드린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혼자 예배를 드립니까? 악을 써서라도 사명을 감당해야지요. 열심이 없으면 안수를 받아서는 안됩니다.

여성들이 물론 그동안 안수받지 못한 속상하고 아픈 마음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나름대로 여성들이 시정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여성안수 통과로 여성들이 받았던 불이익이 시정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여성 목회자들을 볼 때 눈에 걸리는 게 많죠. 그런 분들을 보면 '저렇게 하면 안되는데', '남성보다 더 잘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 목회자 세워났더니 불평할 게 없이 너무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지요. 권리만 주장하는 여성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 누구나 '여성안수 줘야 된다'고 말하는 때가 왔어요. 문수영 목사님과 같은 분들이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해왔지요. 선교회를 하시면서 목회하시는데 성도들을 안수할 때나, 장례식을 치를 때, 세례를 베풀 때 등등 모두 외부에서 남자 목사님을 모셔와서 해야 하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때가 되었지요"

- '여성안수가 비 신학적, 비 성경적이다'라는 주장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여성안수는 성서적입니다. 신구약 66권을 통틀어서 볼 때, '드보라'와 같은 사사나 '안나' 같은 분들도 있고, 열왕기상도 보면 여성 선지자가 남성들의 예복을 입혀주며 말씀을 주관하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도 주님의 종을 부르시는데 남녀구분이 없었습니다. 누구는 '남성의 종', 누구는 '여성의 종'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바울사도가 고린도교회들에게 '여성들은 잠잠라라'하고 하셨지만 그것은 그 교회에서 여성들이 너무 나서니 '잠잠하라'고 하신 것이지 성경에 보면 주님께서 당신의 종을 부르실 때 남녀가 없습니다. 남성, 여성을 구분하는 사람들은 성경을 모르는 사람들의 주장이지요. 저는 주님께서 남녀를 동일한 종으로 보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여성으로 목회하실 때 '내가 여성이라서 이것이 좋다'하시는 것과 '이것은 참 어렵다' 하시는 것을 말씀해주신다면.



▲ 남촌교회 이능자 목사 ⓒ 송경호 기자
저는 여성 목회자가 목회를 하는 것을 참 좋게 봅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밤 10시에도 혼자사는 성도 집에 찾아갈 수 있지요. 남성목회자가 만일 그렇게 하면 스캔들 나기 일쑤이지만 여성 목회자는 그런 것이 아직 없습니다. 밤 10시에도 부부싸움이 났다하면 엄마같은 마음으로 가서 말리고 예배를 드려주고 권면해줍니다. 남성 목회자가 만일 그렇게 가면 사태가 더 나빠지죠. 또 여성 성도들에게 안수기도를 해 줄 때 손을 잡아도 되고 안아도 주면서 위로할 수 있으니 그런 것이 참 좋습니다.

어려운 점은,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남존여비 사상이 있기에 여성을 깔보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지만 여성 목회자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요"

- 아직도 여성안수가 허용되지 않은 교단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목회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우리 성결교단에서도 여성안수가 까만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보고 '장로교로 가자' 하실 때, 저는 '나는 반드시 행복한 목회자가 될 것이다'라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주님께서 하늘보좌를 옮기시고 제 꿈을 이루어주셨지요. 저는 여성 목회자들에게 '자신이 속한 그 제단을 지키면 공의의 하나님께서 반드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신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단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맡은 바를 열심히 하면 사람이 몰라주더라도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아시고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십니다. '나는 행복한 목회자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제단을 떠나지 않으면서 열심히 본분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길을 인도해 주세요. 이번에 성결교단에서도 여성안수가 극적으로 타결되었습니다. 저는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 됐어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단을 떠나지 않으면서 본분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길을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 그동안 일해오셨던 '여성안수 추진위원회' 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첫째로 저희들은 모였습니다. 제가 회장이라 저희 교회에서 주로 모였지요. 저의 내부에서도 분열의 위기가 있었지만 서로 힘을 모으고 기도했지요. 저는 적이 없어요. 의견이 좀 맞지 않는 분들이 있어도 다 품고 섬기고 하나되어 가는 것이 중요하지요. 오랫동안 활동해왔지만 성과가 없으니 포기하자는 분들도 있었지만 서로를 다독이며 활동을 했습니다. 이 일에 문수영 목사님께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지요.

그동안 여성목사 안수가 통과가 안되어서 여성 목회자님들이 다른 교단으로 많이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네가 이 자리를 지키라', '양을 책임지라'라고 반복적으로 말씀 하셨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이것이 통과되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 여성목사 안수 이후 교단 분위기는 어떠한지요?

"제가 속해있는 지방회 목사님들이 매우 환영해주셨습니다. 어디가면 '이 분이 우리 성결의 여성목사 1호야'라고 저를 소개해주시고 목사로 인정해주시고 좋아해 주십니다. 제가 지방회 회계직을 10년 넘게 맡아 왔는데, 그동안 사랑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사모님들도 많이 섬겨주시고 축하해 주셨습니다.

너무도 감사해요. 목사 임직식에서도 회장님께서도 특별한 설교를 해주셨습니다. '드보라 사사가 남성을 지배했다'고 하시면서 '남성들도 그 앞에서 떨었더라'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저를 '드보라 사사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씀 하셨어요(웃음). 사랑을 많이 받아서 행복합니다. 목사가 되어서는 더 말을 조심합니다. 교만해지면 안되고 더 겸손하게 섬기고자 노력합니다. 다 그분들이 도와주셔서 여성목사 안수가 허용된 것인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섬기려 합니다"

-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에게 여성 목회자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제시해주신다면.

"여성이라고 과거처럼 무시하시지 마시고 여성들안에도 주님께서 주신 숨은 은사가 다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역에서도 여성이 해야될 일이 있습니다. 문수영 목사님처럼 술취한 넝마주이를 키워서 목사로 키우시고 그들을 한가족처럼 데리고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 목사님처럼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이 많습니다. 테레사 수녀님같은 훌륭한 여성 목회자가 많아요.

여성안수에 대해 '절대 주면 안된다. 성경적이 아니다. 심지어 여성은 바짝 밟아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여성이 비판받아야 할 부분들도 많이 있죠.

저는 강단에 설 때마다 '여성들은 잠잠하라'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남성이 뭐라고 하든지 자신의 본분과 위치를 지켜라. 그러면 후에는 남성들이 여성을 따라올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세상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이기에 공의의 하나님이 우리를 알아주십니다. 우리가 24시간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사역을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보시고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십니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하나님이 인정해주시면 되는 것이죠. 결국에는 소문이 납니다. 결국에 주님께서 좋은 길로 인도해주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위치를 잘 지키면, 하나님 보시기에 양심적으로 살면 되는 것입니다. 남이 알아주고 알아주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섬기는 것이 사명입니다. 가정에서는 어머니로서, 교회에서도 목회자로서 여러 사람과 화목하게 가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너희는 화목케 하는 직책을 가졌다'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여성들이 많이 부족하고 좋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열심히 사려고 하는 목회자님들도 많습니다. 선교사로 나가시는 훌륭한 분들을 보시고 너그러이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해도 훌륭하게 보아주시고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한 것이지요. 너무 여성 목회자를 비난하거나 나쁘게만 보시지 마시고 더욱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