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목) 오전 10시, 입추에 접어들었다지만 아직 더운 열기가 남아 있었던 날, 김 목사님의 건강이 악화되셨다는 말씀을 듣고 황급히 방문했던 페어팩스 이노바 ICU 병실, 초췌한 모습으로 병마와 싸우며 고통스럽게 호흡을 교환하시는 모습을 보고 야웨 하나님께 기적적인 소생을 간절히 기원했었습니다.

병실에 머문 두시간여, 폐에 피고름과 물이 차여 숨가뻐하고 고통스러워할 때,비닐 호스를 강제로 기도에 넣고 이물질을 한참 빼어낸 후 조금 편안히 호흡 하시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 보면서, 저는 몇번이고 타 들어가는 입 천장과 혀에 물이라도 축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찌를듯한 고통이 이미 지칠대로 지친 앙상한 육신에 엄습하는때에도 마지막 눈을 떠서 평생을 사랑한 유니스 사모님을 보셨습니다. 침울하게 곁에선 친 누이와 동생, 그리고 저를 보시던 그 눈에 촉촉히 눈물이 맺혀갔던 것을 보았습니다. 진액처럼 흐르는 눈물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아쉬움과 당부와 사랑의 고백이 녹여져 있었음을 저는 압니다

매주 목요일 12시면 컬모에 있는 도시빈민들을 위해 거리 식탁을 펼칠 시간이라 어쩔 수 없이 병실을 나서며 집었던 김 목사님의 이마는 아직 따뜻했고, 오랜 투병생활로 야윌대로 야윈 팔목에도 온기가 남아있어 미덥지 않았지만 김 목사님은 아직 우리 곁에 더 계실 줄 알았습니다.

무더위에 거리급식을 마치고 산더미 같은 설거지를 내려 놓을때쯤 들려온 김 목사님의 부음의 소식은 귀를 의심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제 손에 목사님의 따뜻한 체온이 식지 않은채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후학들과 가까운 친인척에게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려고 끝까지 인애와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병마와 사투를 벌이시던 강직하신분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오후 2시경, 김 목사님은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않는 영원하신 하나님의 품으로 떠나셨습니다.

"사 57:1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자비한 자들이 취하여 감을 입을지라도 그 의인은 화액(禍厄) 전에 취하여 감을 입은 것인 줄로 깨닫는 자가 없다" 는 이사야 선지자의 위로의 말씀으로 슬픔을 억눌러 보지만 자꾸 가슴은 메어져 옵니다.

51세의 나이. 평생 공부한 것을 후학을 위해 미쳐 다 사용하시기도 전에 황망히 우리곁을 떠나시다니요. 믿겨지지 않습니다. 김 목사님의 떠나심은 인간적으론 너무 아쉽고, 안타깝고, 고통스럽습니다.

평생을 동고동락한 결실한 포도나무 같은 유니스 사모님과, 한상에 둘러 앉아 함께 먹고 마시며 사랑한 어린 감람나무 같은 4남매(윤영, 윤지, 강훈, 강혁)가 아직 너무 어리고, 김 목사님을 너무도 사랑하며, 또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UVA를 다니는 큰 따님 윤영이가 아직 하이스쿨 학생이었을 때, 걸 스카우트 멤버로 쿠키를 구웠다며, 쿠키 팔아 남긴 이문 전체를 큰 봉투에 담아 빈민들의 점심 급식비로 전달해 주시며 기도해 주시던 모습이 눈에 생생합니다.

워싱턴침례대학에서 만났던 김 목사님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다정스런 교수님이셨습니다. 아둔해서 그런지 늘 배워도 어렵기만한 조직신학을 쉽고 명쾌하게 강의하셔서 후학들을 말씀의 반석에 반듯하게 세워주시던 김 목사님을 저희는 형님처럼 존경하고 따랐었습니다.

주께로부터 거룩한 소명을 받았으나 여전히 미흡하여 감당하기 어려운 저희 후학들이 여전히 김 목사님의 자상하고, 때로 엄격한 훈육을 필요로 하는데 어찌 이리 황망히 가신단 말입니까?

해산하는 수고로 갈라디아 교인들을 훈계하여 구원에 이르는 진실된 복음을 가르쳤던 바울사도같은 그런 스승을 필요로 하는 우릴 뎅그란히 남겨두시고 말입니다

김 목사님을 경겁중에 보내드려야 하는 저희 모두가 솟구치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간신히 가름할 수 있음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부활의 소망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본 받아 연합자가 되었고,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본받아 연합한 자가 될 것을 확신함으로 서글픔을 극복하며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이제, 긍휼과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저희가 사랑했던 김 목사님의 영혼과 유해를 올려드립니다 !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사용하셨던 김 목사님을 창세전부터 예비된 주의 곁으로 초청하셔서 찬송받으시고 영광과 존귀를 세세 무궁토록 받으시옵소서 !

그리고 여기 아비를 잃은 슬픔에 비통해 하는 사랑하는 유가족을 불쌍히 여기소서 !

비록 육신의 아비는 저들을 떠나 주님 품으로 갔으나, 주님은 영원히 저들 곁에 계셔서 저들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시고, 저들의 보호자가 되어 주시옵소서 !

우리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예함을 알려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찌하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오니 주여 혜량하여 주옵소서 !

김 목사님 편안히 주님 품안에서 안식을 취하소서.
저희 모두가 잠시 후 천국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김 목사님을 천국으로 환송하며…

주후 2008년 8월 25일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