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차세대를 위한 사역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주 한인교회는 이런 심각한 현실 속에서도 ‘2세 교회를 따로 독립해야 한다. 영어권과 한어권은 나누어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아니다. 함께 예배를 드려야 하나가 된다.’ 등등 1.5세, 2세들에 대한 사역방향에서조차 뚜렷한 모델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KM과 EM이 하나되어 움직이는 청년부. 대학에 들어갈 때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소명을 가지고 오히려 교회 근처에서 대학교와 직장을 찾는 청년들. 매일 매일을 전 세대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예배 드리며 세대간의 화목을 이루고 있는 교회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청년 사역에 비전을 가진 아버지 목회자(안인권 목사, 이민 1세), 그와 함께 같은 비전을 가지고 사역해 나가는 두 아들 전도사(안지웅, 안지영 전도사, 1.5세)가 만들어 온 새소망교회의 청년사역 이야기를 들어보았다.<편집자주>


청년사역에 관심을 갖게 되다

"제 자신이 어린 시절을 참 불우하게 자랐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에서도 제 인생이 망가지지 않았던 것은 예수님께서 저를 붙드셨기에 가능했던 일이지요."

그 때부터 '청년 시절에 예수님을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는 안인권 목사. 그는 청년 시절부터 주일학교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섬기고 청년부 활동을 열심히 했다. 성장해서는 젊은 집사, 장로로서 교회를 열심히 섬기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이민 목회의 길을 가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시작한 목회가 15년전 담임으로 부임하게 된 새소망 교회이다. 그 당시 새소망교회는 5번정도 목회자가 다녀간 채 30명이 안되는 작은 이민 교회였다.

"그 때 하나님께 말씀으로 응답을 받은 것이 에스겔서 22장 30절 말씀이었습니다. 무너진 곳을 막고 세우라는 말씀을 주셨지요."

80퍼센트 이상이 미자립교회인 이민목회의 현실, 그도 똑같은 개척의 길을 가야 할 상황에서 ‘꼭 이 길을 가야 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런 응답을 주셨다고 한다. "너희 교회를 통해서 ‘작은 교회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이다.

그 때 받은 또 한 가지의 비전은 ‘차세대를 준비하는 목회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 동안 안목사가 계속 품어왔던 청년사역에 대한 비전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안 목사에게 새롭게 도전하신 차세대를 키우라는 비전은 새소망교회가 2세들을 키우고 훈련시켜 사명자, 사역자로 세워내는 사명을 감당케 했다.

"사실 주일학교나 청년부를 위한 투자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이민목회에서는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차세대를 키우는 것이 맞는 일이고, 꼭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투자 할 곳은 꼭 투자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청년들을 키웠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오다 보니 하나님께서 많은 것을 이루어주셨다고 한다. 청소년 사역에 대한 특별한 전략도, 샘플도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로 오다 보니 주신 비전을 하나하나 성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들에게 바른 정체성을 심어주다-“나는 누구인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두 아들 전도사(안지웅, 안지영)의 도움이 컸다.

안지웅 전도사는 "2세와 1.5세, 1세와 그 이후 세대간의 벽,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말미암은 여러 문제들이 꼭 교회 안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사회의 전체적인 문제이죠. 이런 문제가 똑같이 교회에서도 보여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근원을 살펴보면 결국 문화와 언어 차이로 부터 오는 수치와 상처에 얽매여 이러한 벽들을 넘지 못하는 것이죠."라고 다른 세대, 언어권의 청년들이 갈등을 겪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민 와 오클라호마의 백인 뿐인 학교에서 첫 이민생활을 시작한 안지웅 전도사는 “많은 학생들이 어렸을 때는 영어를 더 멋있게 생각하고 한국어만 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지만, 점점 자라나 미 주류사회와 맞닥뜨리는 순간 '아, 내가 아무리 미국인이라 생각해도 사람들은 나를 동양인이라 생각하는구나'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고 전했다. 그래서 영어권에서 영어만 하던 사람이 나중에 자라서는 한국어를 하려 하고 한국인 커뮤니티에 속하고자 하지만 막상 그 때는 한국어를 잘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안지웅 전도사는 그러한 이들에게 다음의 3 가지를 꼭 물어본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 혹은 뒤늦게 유학을 왔지만 여러가지 동기로 미국에 정착한 청년들... 각각의 상황이 다르지만 ‘나는 1.5세, 2세, 유학생 이라고 규정지어지기 이전에 자신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자녀이고 그렇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라는 신앙정체성을 먼저 인식시키는 것이 근본적으로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핵심이죠.”

어떻게 보면 단순하게 들려질지도 모르는 이 신앙적 정체성을 청년들에게 제대로 심어준다면 부모가 백인이 아닌 것, 한국어를 하는 한국인의 부모 아래서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것과 같은 모든 현실들을 불평의 조건이나 수치로 생각하지 않고, 그 안에 두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해 자연스럽게 그들이 사명을 찾게 된다는 것이 안 전도사의 설명이다.

"또 그외의 저희 청년부들 중 유학을 온 학생들, 그 외 신분의 문제등 여러 어려움을 당하는 청년들도 있지만, 결국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이러한 상황 가운데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 그 사명에 대해 생각하고 깨닫도록 같이 기도하며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그렇게 되니 청년들이 먼저는 자신의 삶의 가치, 목표, 하나님 주신 사명 아래에서의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되고 어려운 상황, 여러 환경적인 조건들,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수치심들이 하나님 은혜 안에서 극복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것은 새벽 이슬 같은 청년들의 헌신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니 영어를 못해도, 한국어를 못해도 그것이 부끄러울 것이 없는 것이 되었지요. 다 각각의 상황, 능력 가운데 쓰임 받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마음이 하나되면 나뉘지 않는 법입니다. 단지 언어나 문화 때문에 이들이 갈리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나뉘기 때문에 하나되지 못하는 것이지요. 사명감과 헌신으로 무장된 청년들은 더 이상 부수적인 문제들로 고민하고 갈등하거나 갈라지지 않습니다. 주님의 사명을 받은 일꾼으로서 한 배를 탄 동역자 이니까요. 사실 언어와 문화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 영적인 문제이고 신앙적인 문제이지요."

새소망교회 대 예배는 한국어로 진행되며 주일 오후 1시30분 예배는 영어로만 진행되지만 이후 전 교인이 다 참석하는 금요 찬양예배에는 한국어, 영어를 섞어서 진행하고 새벽기도에 유치부 부터 장년까지 매일 참석하는 것이 새소망교회의 특징이다. 그렇기에 갓난 아기서 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골고루 함께 참여해 언어 뿐 아니라 세대간도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하나되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도 청년들이 안 떠나는 교회

부모 따라 어쩔 수 없이 교회를 다녔던 아이들은 자연스레 교회를 떠나게 된다. 그들이 신앙적으로 바로 세워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학교나 직장을 교회와 상관 없이 잡기 때문이다.

"저희 교회 청년들은 이미 자신이 이 지역 안에서, 교회 안에서 해야 할 사명을 바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근처에 있는 곳으로 학교를 가길 희망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잡을 때나 결혼을 할 때도 마찬가지 이지요. 현재 120명의 청년들이 있는데, 이제껏 한 명도 학교나 직장 때문에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없었습니다."

청년 사역자를 키우다

안인권 목사는 사람이 몇 없을 때부터 교회를 이끌 사역자를 어디서 모셔오는 것이 아니라직접 키운다는 생각으로 목회를 해 왔다고 한다. 키워서 세워진 사역자는 교회의 역사와 전통, 영적인 흐름을 잘 알뿐더러 함께 일하는 목회자 및 평신도들과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니 늘 쉽게 바뀌는 청년 사역자 문제도 해결 되었다.

목회자가 고등학생들을 데리고 키운다는 것은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이들이 당장 커서 사역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이 아이들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며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후원해 주어야 하니 말이다. 안 목사의 두 아들인 안지웅, 지영 전도사도 새소망교회에서 키운 청년 사역자들이다. 지금은 이들이 자라서 안 목사의 든든한 동역자가 되고 있다.

“1.5세를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1세와 2세의 다리가 되어 줄 수 있는 이들이니까요.”

새소망 교회의 전도사들과 사역자들 대부분은 다 1.5세들이다. 이들은 양쪽 언어와 문화를 다 경험한 이들이다. 이들은 물론 새소망 교회에서 양육되거나 같이 오래 신앙생활을 해 왔던 평신도들이다.

안지웅 전도사는 "마치 이민 2, 3세 격인 느헤미야가 자신의 나라를 위해 눈물로 기도했듯이, 지금 한인 2세들은 오히려 1.5세들보다, 아니,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보다 민족을 위한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기도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봅니다. 특히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사역하는 PSALT등과 같은 곳에서 일하는 2세들이 그 한 예이지요."라며 잘 성장한 2, 3세대들이 오히려 더 자신의 민족을 사랑하고 섬기는 사명을 다 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청년사역의 열매들 – 매치 스트라이크, 메릴랜드 청년 연합

안인권 목사는 이 시대의 다니엘, 느헤미야 같은 이들을 키운다는 비전을 품고 정성스럽게 키운 본교회의 청년들을 비롯한 지역 청년들이 이제는 어느덧 성숙하여 지역 사회 가운데 큰 영적 무브먼트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11월에 열렸던 메릴랜드 청년 연합회가 주최하고 로렌 커닝햄의 New Wave 집회가 함께 만난 청년 부흥 집회인 '매치 스트라이크'는 둘째날만 3000명, 3일간 연 인원 6000명이 모인 대형집회였다. 이 모임을 위해 장소를 빌려준 미국교회인 임마누엘교회에서도 이 사실에 너무나 충격을 받았고, 정말 한인 디아스포라를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이라고 증거를 했다고 한다. 올 해 열릴 매치스타라이크 집회는 임마누엘 교회측에서 이미 무상으로 장소를 임대해 준다고 한다.

지난 해 메릴랜드 청년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안지영 전도사는 "처음 시작할 때는 한어권 청년들이 작게 시작했던 집회였습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 수록 영어권 청년들이 많이 합세하게 되었고, 이제는 필리핀계, 베트남계, 중국계 등등의 아시아권 청년들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벽을 넘어서, 문화의 벽을 넘어서, 인종의 벽을 넘어 청년들이 부흥에 대한 열망으로 하나되는 자리가 만들어지게 되었지요."

로렌 커닝햄의 New Wave 집회와 합세해서 이루어진 지난 집회를 본 예수전도단 측은 그동안 그들이 꿈꿔 왔던 것들이 한인 청년들을 통해 이미 7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엄청난 부흥의 열기로 집결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안지웅 전도사는 "한국으로부터 이어 온 뜨거운 신앙적 유산과 더불어 광야생활과도 같은 이민생활이 더해져 한인 디아스포라에게는 특별한 신앙적 경험과 색깔이 있습니다. 이를 분명히 하나님께서 쓰실 것을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20%의 대형교회만 쓰시는 것이 아니라 80%의 미자립교회를 들어 쓰시기를 원하신다

안인권 목사는 "매치 스트라이크를 통해 모여지고 훈련되는 청년들은 대부분 작은 교회에서 오는 청년들입니다. 와서 은혜 받고 훈련 받고 돌아가 자신의 교회에서는 열심을 다해 섬기지요. 저는 80%나 되는 작은 교회들을 분명 하나님께서 들어 쓰신다고 믿습니다. 연합을 통해서 말입니다.

벌써 타 인종으로, 그리고 미 주류로 이 청년 운동이 확대되는 모습이 보이는데,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무브먼트가 많아지고 네트워킹을 통해서 하나되는 그런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비전이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이루어주신다.

안인권 목사는 "청년들을 위한 쉬지 않는 기도, 청년들을 포기 하지 않는 사랑, 청년들을 인정하는 자세와 더불어 진실로 그들을 키워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되게 하신다고 믿습니다. 결국 언어나 문화의 차이가 문제의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느냐, 아이들이 영적으로 바로 세워져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어떠한 시스템이나 교육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목회자, 부모들, 어른세대들이 얼마나 청소년과 청년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키우려고 하는가, 그들을 믿어주는가, 그들을 후원하고 이끌어 주는가가 청년들이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워지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코리언 어메리칸이던, 이민 1.5세이던, 영어만 할 줄 아는 2세이던지 간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각자의 사명을 찾고 깨닫는다면, 그리고 서로를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 사명자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새소망교회의 청년부 같이, 그리고 저 매치스트라이크에 부흥에 대한 열망으로,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모인 3000여 명이 넘는 청년들과 같이 하나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런 결과일 것 같다.

"지금 우리의 청년들을 붙들지 못하면 미래의 50년, 그리고 그 이후는 아무도 책임지지 못합니다. 함께 차세대들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고 그들의 시대를 준비하는 목회자분들, 청년들과 함께 청년 사역의 비전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