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의 올바른 제정을 위한 범기독교 토론회’가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주최로 29일 서울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차별금지법 논란 때 법학자와 과학자, 인권운동가들이 참석해 난상토론을 벌이던 모습과는 달리 동성애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참석, 서로의 인격과 발언을 존중하는 자세를 끝까지 견지하며 토론이 진행돼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성적지향’ 등 7개 조항이 차별금지 대상에서 삭제된 차별금지법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또 한 차례의 논란을 예고하고 있고, 이에 반차별공동행동은 아예 민노당 노회찬 의원 등 발의로 7개 조항을 다시 살린 새로운 차별금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양측은 또 한 차례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찬성측 패널로 참석한 임보라 목사(향린교회)와 고상균 연구원(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은 그간 동성애자들이 당해야 했던 인권 유린을 언급하고, 크리스천 동성애자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감성적 접근’으로 참석자들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반대측 패널로 참석한 이상원 교수(총신대)와 이승구 교수(국제신대)는 기독교인들의 일방적인 ‘동성애 혐오증’을 반성한다고 발언하는 등 토론회 참석자들 중 대부분을 차지한 동성애 찬성론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동성애와 관련된 주요 성경구절의 해석상 차이를 뚜렷이 드러내, 이승구 교수의 말처럼 기독교 내 차별금지법 논란은 결국 “신학적 입장 차이 때문”임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이 부분에서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것임을 예고했다. 토론은 이상원 교수와 임보라 목사가 각각 동성애 반대와 찬성 입장에서 발제했으며, 각각의 발제에 대해 고상균 연구원과 이승구 교수가 반대의견을 논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토론회 내용을 주요 쟁점별로 정리했다.
△같은 구절, 다른 해석
이상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다른 것과 달리 동성애는 성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범하는 보편적이고 심각한 윤리적 죄악임을 명확히 증언하고 있다”며 “이렇게 일관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도 어떻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임보라 목사는 “예수가 직접 성적지향 혹은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에 대해 언급한 구절은 어느 곳에도 없다”며 “예수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생명과 해방을 담고 있는 하나님의 법을 오히려 악용해 사람과 사람을 분리시키고, 율법으로 끊임없이 도전하셨다는 사실”이라고 맞섰다.
이들은 동성애 때문으로 잘 알려진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창 18:16-19:38)’과 관련된 해석부터 달랐다. 임보라 목사는 “소돔의 이야기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내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동성애 개념이 가장 희박한 성서구절이기도 하다”며 본문에 사용된 ‘상관하다’, ‘알다’ 등의 단어가 성(性)적인 의미가 아니라고 했다. 이를 논찬한 이승구 교수는 “성경 비평적 입장의 해석자들 중에서도 소돔 백성들이 요구한 것은 이 방문자들과 동성애적 관계를 가지려는 것이었다고 해석하는 분들이 많으며,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조차 손님 대접에 소홀히 한 것만이 죄라는 명확한 논증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유다서 7절에서 소돔과 고모라의 죄가 ‘다른 색을 따라간’ 동성애적인 죄였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임 목사는 구약 중 동성애를 확실히 정죄한 구절인 레위기 18장 22절과 20장 13절에 대해 “단순히 동성애 전체를 금지하는 구절로 볼 것이 아니라 유성생식을 전제로 한 성관계만이 옳다고 여기는 고대 이스라엘의 시각이 담겨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 교수는 “여기에 쓰인 ‘가증하다’는 말은 근본적으로 하나님께서 몹시 싫어하시는 것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말”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동성애가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은 래어드 해리스의 말처럼 “성경의 권위와 그 가르침을 완전히 저버릴 때에만 가능하다”고 논박했다.
로마서 1장 26-27절에 나오는 동성애 관련 구절에 대해서도 임 목사와 이 교수는 “동성애를 직접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바울 자신이 동성애는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받아들였다는 것을 ‘역리’로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과 “이 구절은 자연에 역행하는, 즉 창조자의 의도에 반하는 기능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을 지칭한다”는 주장으로 각각 의견이 나뉘었다.
△윤리적 문제 vs 하나의 현상
이상원 교수는 “가난, 사회적 신분, 인종, 혈통, 장애 등 다른 사회적 약자들은 본인의 인격적 결단을 통해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조건들이 아니므로 사회의 구조적 도움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이런 이들을 사회나 교회에서 차별한다면 그것은 죄악”이라며 “그러나 동성애의 경우는 윤리적인 죄로 본인의 인격적 결단만으로도 얼마든지 이성애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임보라 목사는 이에 대해 “기독교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에서도 성적지향은 사실 ‘이성애’ 중심으로 맞춰져 있고, 이성애가 아닌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연순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라며 “동성애나 양성애 등의 성적지향은 현대에 와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단지 숨기거나 혹은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 옛날부터 존재해 왔던 것”이라며 동성애자들을 치유대상이나 불쌍한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을 바라보는 시각차
고상균 연구원은 기독교인들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고 연구원은 “차별금지법은 다수의 폭력에 노출돼 왔던 소수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며, 이러한 최소한의 장치를 통해 사회적 숨통을 열어주는 소수자 생존을 위한 법안이며, 이에 대한 훼손과 삭제는 한국사회가 스스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실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상원 교수는 “차별금지법안은 단순히 동성애자들의 숨을 틔워주는 법안이 아니라 동성애의 제도화를 용납하는 것이며, 이같은 법적인 정의는 국민들에게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를 바 없는 정상적이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행위임을 받아들이도록 강력한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찬성측 ‘감성적’, 반대측 ‘논리적’ 접근
동성애를 찬성하는 입장에서 발표했던 임보라 목사와 고상균 연구원은 그들의 인권문제를 집중 제기해서인지 감성적인 접근법을 시도했다. ‘차별받아도 되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다’(임 목사), ‘차별이든 신명(神命)이든, 호숫가의 개구리는 죽어간다’(고 연구원) 등 제목부터 읽는 이들을 자극하는 문구로 시작했으며, 이에 대해 이승구 교수는 “이같은 제목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간 차별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지극히 선동적인 레토릭을 지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임 목사는 발제에서 크리스천 동성애자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고, “동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동성일 뿐이다”, “동성애를 지적하는 것처럼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여성인 나는 잠잠해야 한다” 는 등 감성에 호소하기도 했다. 고 연구원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그냥 죄’라는 식으로 일관했던 보수 기독교계가 이러한 토론회에 나서고 있는 것 자체가 한국교회의 큰 성과”라며 “발제와 토론에 임한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성애 반대측에 쏟아진 질문
이날 토론회는 동성애를 찬성하는 입장인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에서 개최해 토론회를 듣는 청중들도 동성애를 찬성하는 쪽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질문도 동성애 반대측인 이상원 교수와 이승구 교수에게 집중됐다. 이들은 쏟아지는 질문들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며 논박했다.
이상원 교수는 “우리는 동성애자들을 결코 혐오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동성애가 죄라는 지적을 중단할 수는 없다.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고, 그들의 뜻과는 원하지 않는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랑은 성관계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말 사랑한다면 성관계를 유보하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할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기독교인들이 다른 죄는 말하지 않고 동성애만 유독 죄라고 한다는 지적에 “다른 죄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질타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도 그냥 놔두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구 교수는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미워했다면 그것도 죄”라며 “그러한 미움도 죄이고, 동성애도 미움과 똑같은 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성경이 없었다면 누구보다 급진적인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신학자는 내 생각이 아닌, 성경의 규제를 받고 성경을 따라 얘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차별금지법 논란 때 법학자와 과학자, 인권운동가들이 참석해 난상토론을 벌이던 모습과는 달리 동성애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참석, 서로의 인격과 발언을 존중하는 자세를 끝까지 견지하며 토론이 진행돼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성적지향’ 등 7개 조항이 차별금지 대상에서 삭제된 차별금지법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또 한 차례의 논란을 예고하고 있고, 이에 반차별공동행동은 아예 민노당 노회찬 의원 등 발의로 7개 조항을 다시 살린 새로운 차별금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양측은 또 한 차례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찬성측 패널로 참석한 임보라 목사(향린교회)와 고상균 연구원(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은 그간 동성애자들이 당해야 했던 인권 유린을 언급하고, 크리스천 동성애자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감성적 접근’으로 참석자들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반대측 패널로 참석한 이상원 교수(총신대)와 이승구 교수(국제신대)는 기독교인들의 일방적인 ‘동성애 혐오증’을 반성한다고 발언하는 등 토론회 참석자들 중 대부분을 차지한 동성애 찬성론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동성애와 관련된 주요 성경구절의 해석상 차이를 뚜렷이 드러내, 이승구 교수의 말처럼 기독교 내 차별금지법 논란은 결국 “신학적 입장 차이 때문”임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이 부분에서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것임을 예고했다. 토론은 이상원 교수와 임보라 목사가 각각 동성애 반대와 찬성 입장에서 발제했으며, 각각의 발제에 대해 고상균 연구원과 이승구 교수가 반대의견을 논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토론회 내용을 주요 쟁점별로 정리했다.
▲‘차별받아도 되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제목으로 발제한 임보라 목사(오른쪽)와 이를 논찬한 이승구 교수. | | |
이상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다른 것과 달리 동성애는 성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범하는 보편적이고 심각한 윤리적 죄악임을 명확히 증언하고 있다”며 “이렇게 일관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도 어떻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임보라 목사는 “예수가 직접 성적지향 혹은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에 대해 언급한 구절은 어느 곳에도 없다”며 “예수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생명과 해방을 담고 있는 하나님의 법을 오히려 악용해 사람과 사람을 분리시키고, 율법으로 끊임없이 도전하셨다는 사실”이라고 맞섰다.
이들은 동성애 때문으로 잘 알려진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창 18:16-19:38)’과 관련된 해석부터 달랐다. 임보라 목사는 “소돔의 이야기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내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동성애 개념이 가장 희박한 성서구절이기도 하다”며 본문에 사용된 ‘상관하다’, ‘알다’ 등의 단어가 성(性)적인 의미가 아니라고 했다. 이를 논찬한 이승구 교수는 “성경 비평적 입장의 해석자들 중에서도 소돔 백성들이 요구한 것은 이 방문자들과 동성애적 관계를 가지려는 것이었다고 해석하는 분들이 많으며,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조차 손님 대접에 소홀히 한 것만이 죄라는 명확한 논증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유다서 7절에서 소돔과 고모라의 죄가 ‘다른 색을 따라간’ 동성애적인 죄였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임 목사는 구약 중 동성애를 확실히 정죄한 구절인 레위기 18장 22절과 20장 13절에 대해 “단순히 동성애 전체를 금지하는 구절로 볼 것이 아니라 유성생식을 전제로 한 성관계만이 옳다고 여기는 고대 이스라엘의 시각이 담겨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 교수는 “여기에 쓰인 ‘가증하다’는 말은 근본적으로 하나님께서 몹시 싫어하시는 것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말”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동성애가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은 래어드 해리스의 말처럼 “성경의 권위와 그 가르침을 완전히 저버릴 때에만 가능하다”고 논박했다.
로마서 1장 26-27절에 나오는 동성애 관련 구절에 대해서도 임 목사와 이 교수는 “동성애를 직접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바울 자신이 동성애는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받아들였다는 것을 ‘역리’로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과 “이 구절은 자연에 역행하는, 즉 창조자의 의도에 반하는 기능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을 지칭한다”는 주장으로 각각 의견이 나뉘었다.
△윤리적 문제 vs 하나의 현상
이상원 교수는 “가난, 사회적 신분, 인종, 혈통, 장애 등 다른 사회적 약자들은 본인의 인격적 결단을 통해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조건들이 아니므로 사회의 구조적 도움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이런 이들을 사회나 교회에서 차별한다면 그것은 죄악”이라며 “그러나 동성애의 경우는 윤리적인 죄로 본인의 인격적 결단만으로도 얼마든지 이성애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임보라 목사는 이에 대해 “기독교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에서도 성적지향은 사실 ‘이성애’ 중심으로 맞춰져 있고, 이성애가 아닌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연순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라며 “동성애나 양성애 등의 성적지향은 현대에 와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단지 숨기거나 혹은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 옛날부터 존재해 왔던 것”이라며 동성애자들을 치유대상이나 불쌍한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을 바라보는 시각차
고상균 연구원은 기독교인들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고 연구원은 “차별금지법은 다수의 폭력에 노출돼 왔던 소수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며, 이러한 최소한의 장치를 통해 사회적 숨통을 열어주는 소수자 생존을 위한 법안이며, 이에 대한 훼손과 삭제는 한국사회가 스스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실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상원 교수는 “차별금지법안은 단순히 동성애자들의 숨을 틔워주는 법안이 아니라 동성애의 제도화를 용납하는 것이며, 이같은 법적인 정의는 국민들에게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를 바 없는 정상적이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행위임을 받아들이도록 강력한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상원 교수(오른쪽)와 이를 논찬한 고상균 연구원. | | |
동성애를 찬성하는 입장에서 발표했던 임보라 목사와 고상균 연구원은 그들의 인권문제를 집중 제기해서인지 감성적인 접근법을 시도했다. ‘차별받아도 되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다’(임 목사), ‘차별이든 신명(神命)이든, 호숫가의 개구리는 죽어간다’(고 연구원) 등 제목부터 읽는 이들을 자극하는 문구로 시작했으며, 이에 대해 이승구 교수는 “이같은 제목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간 차별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지극히 선동적인 레토릭을 지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임 목사는 발제에서 크리스천 동성애자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고, “동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동성일 뿐이다”, “동성애를 지적하는 것처럼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여성인 나는 잠잠해야 한다” 는 등 감성에 호소하기도 했다. 고 연구원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그냥 죄’라는 식으로 일관했던 보수 기독교계가 이러한 토론회에 나서고 있는 것 자체가 한국교회의 큰 성과”라며 “발제와 토론에 임한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성애 반대측에 쏟아진 질문
이날 토론회는 동성애를 찬성하는 입장인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에서 개최해 토론회를 듣는 청중들도 동성애를 찬성하는 쪽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질문도 동성애 반대측인 이상원 교수와 이승구 교수에게 집중됐다. 이들은 쏟아지는 질문들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며 논박했다.
이상원 교수는 “우리는 동성애자들을 결코 혐오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동성애가 죄라는 지적을 중단할 수는 없다.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고, 그들의 뜻과는 원하지 않는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랑은 성관계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말 사랑한다면 성관계를 유보하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할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기독교인들이 다른 죄는 말하지 않고 동성애만 유독 죄라고 한다는 지적에 “다른 죄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질타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도 그냥 놔두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구 교수는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미워했다면 그것도 죄”라며 “그러한 미움도 죄이고, 동성애도 미움과 똑같은 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성경이 없었다면 누구보다 급진적인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신학자는 내 생각이 아닌, 성경의 규제를 받고 성경을 따라 얘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2020 Christianitydaily.com All rights reserved. Do not reproduce without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