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 해가 밝았다. 본지는 한 해를 시작하며 한인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중심으로 북가주 지역 목회자와 신년 인터뷰를 갖고 한인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첫 순서로 홍영수 목사(노바토한인침례교회, 북가주교협부회장)는 인터뷰를 통해 한인교회 내적 성장과 영성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며, 어려움을 겪는 때일수록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 영성 회복을 위해 노바토침례교회에 부임한 첫 해에 1년 중 150일 금식, 둘째 해에 100일을 금식할 만큼 ‘순수한 신앙으로의 회복’을 강조한 홍 목사는 교회가 안팎으로 비판을 받는 이 때 “신앙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고 영성회복에 중점을 두고, 지역교회 간 서로 용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고 제안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편집자 주-

-2007년은 ‘평양대부흥 1백 주년’을 맞는 한 해 였다. 대부흥을 기대한 것과 달리 아프간 사태, 조승희 사건 등 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진정한 부흥은 어떻게 이뤄진다고 보는가?
전도, 선교, 사회 사업 모두 중요하지만, 교회마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영성”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진정한 신앙인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교회마다 있어야 한다. 교회 교인 하나하나가 “영성”을 회복하고, 주님 주신 말씀을 붙들고 씨름한다면 그것이 바로 부흥이다.

한국인은 전도를 잘하는 백성이다. 현재 1만 6천 명 해외선교사 파송을 자랑할 정도로 외적 성장은 크게 진전을 보여왔다. 그러나, 얼마나 내적인 성장이 외적인 성장과 동반됐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얼마나 기도하고 말씀을 보는가? 영적 싸움을 이기기 위해 얼마나 무릎 꿇고 기도하나?’ 돌아봐야 한다.

내적 성장은 비가시적이라 외적 성장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성장이 불균형을 이뤄왔다. 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회 내적 성장이 “성숙한 소수의 신앙인”을 통해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내적성장과 외적성장 균형을 이룬 대표적 예로 초대교회를 들 수 있다. 베드로 사도는 하루에 3000명을 전도할 만큼 날 마다 수적 증대를 가져왔으나 집사 같은 교회 사역자는 “영성이 충만한 사람” 으로 고작 7명 밖에 뽑지 않았다.

내적, 외적 성장 균형에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금물을 짜게하는 3%의 소금 같은 소수가 필요한 것이다. 소수의 내적 성장이 먼저 이뤄져야 진정한 부흥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북가주 교회 안에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면서 교회 실추와 복음화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교회 신뢰회복을 위한 교회와 기독교인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정한 부흥 의미와 연결되는 데, 교회가 철저히 신앙 본질을 회복하고 같은 목표인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외적 핍박이 아무리 커도 내적으로 견실하면 기독교는 무너지지 않는다.

교회 내에 일어나는 여러 불미스런 일은 “현대 교회의 미성숙”을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먼저는 교회가 말씀과 기도로 무릎 꿇어야 하며, 교회에 대한 헌신과 사랑, 열정을 가진 소수 사역자를 키워내는 데 힘써야 한다.

목사는 교인이 자랑스러워서 교인을 생각하면 기뻐야 하고, 반대로 교인은 목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기뻐해야 한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지 목표가 같으면 기쁠 수 있다. ‘예수님을 닮아가려는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에 서로가 기쁘고 자랑스러운 것이다. 동일한 목표를 가지는 데 갈등이 일어날 수 없다.

우선순위 회복, 먼저는 그리스도를 닮는 삶을 추구하고 두 번째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발휘하는 여러 사역이 돼야 한다. 동일한 목표를 갖는 교회 내부 우선순위가 회복될 때, 모든 것은 따라온다.

한편, 지역사회는 교회가 서로 돕고 용납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서로 협력하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 같이 더불어 사는 복음적 모습을 사회에 보여줌으로 교회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교회총연합회에 더 많은 교회가 참여하길 부탁하고 싶다.

여러 어려움 많은 이민 목회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목회자 입장에서, 목회가 힘들 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 데, 먼저는 ‘내가 교회를 떠나게 되면 주님 교회와 사회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생각하는 목회자가 돼야 한다. 그 후 참으며 하나님 인도하시는 손길을 기다려야 한다. 무턱대고 다른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때 이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는 말씀을 붙들고, 우선순위를 바로 세워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8년 노바토교회 비전이 있으시다면?
올 한 해가 노바토에서 목회를 시작한 지 12년 째, 비록 소규모고 외진 곳이지만 나의 목회생활에 만족한다. 처음 노바토 지역에 올 때 ‘목회하기 어려운 지역’을 고르다가 일부러 이곳을 선택해 들어왔다. 노바토 지역은 한인이 총 200명으로 장년 100명, 자녀 층 100명이 고작이다. 어떤 분은 사람이 적은 곳에서 목회하는 것이 힘들지 않는가 얘기하지만, ‘숫자가 적은 곳에 성도가 복음에 갈증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외진 곳을 선택했고, 후회는 없다.

우리 교회는 90세 가까이 되신 분도 성경 일독을 여러 번 할 만큼 성경을 많이 읽는 교회라고 자부한다. 올 한 해 교회 비전은 “1. 기도하는 교회, 2. 말씀 따라 사는 교회, 3. 예수님 닮은 교회다. 성도 하나하나 예수님을 닮아가게 되면 교회가 교회 사명을 온전히 담당한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성경 중심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따라 살며 예수님을 닮아갈 때, 주님께서 주신 명령, “제자를 삼아 세상 끝날까지” 라는 전도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제자”라는 것은 스승을 닮는 것이 아니겠나?

올 한 해 기본적인 신앙, 순수한 신앙 자세로 돌아가자는 게 바로 내 2008년 목회 비전이다.

한인 기독교인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전 세계가 한국 기독교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약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영성이 있는 민족” 이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우리 민족 사명이 있다고 믿는다. 어려운 혼란, 핍박 속에 지내지만 칠전팔기하는 민족이 바로 한인이다. 2세에게 1세의 뜨거운 열정의 신앙을 전수하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민족 사명을 온전히 이루는 한인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