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은퇴하는 것이 아닙니다. 파송되는 것입니다.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난 28년간 주님의빛교회를 개척하고 섬겨온 주혁로 목사는 마지막 고별설교에서 담임목사직을 내려놓는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주 목사는 “이제 사역 중심의 사람이 아니라 기도 중심의 사람으로 파송된다”며 “세상에서는 존재감이 사라질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존재감이 더 커지는 길, 주님을 예배하고 기도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는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제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조은성 목사는 “기쁨과 감사보다 거룩한 두려움을 품고 이 자리에 섰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한 영혼 한 영혼을 주님의 마음으로 품으며, 생명을 살리는 사명을 끝까지 충성스럽게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님의빛교회는 9월 20일 창립 27주년을 맞아 오전에는 주혁로 목사의 마지막 주일예배 설교를 듣고, 오후 4시에는 담임목사 이·취임 및 파송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한 목회자가 물러나고 새로운 목회자가 취임하는 통상적인 이·취임식을 넘어섰다. 초대 담임목사가 28년간의 목회 사역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계승하고 자신은 북한 동포의 구원과 복음 통일을 위한 중보기도 사역자로 다시 파송되는 ‘아름다운 세대교체’의 현장이었다.

“사역 중심에서 기도 중심으로”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가 이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가 이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주혁로 목사는 이날 오전 디모데전서 6장 11~12절을 본문으로 마지막 고별설교를 전했다. 주 목사는 ‘하나님의 사람’이 걸어야 할 길을 ‘피하고 따르라’, ‘싸우고 취하라’, ‘부르심을 따라 증언하라’는 세 가지 메시지로 풀어냈다.

주 목사는 “하나님의 사람은 돈을 사랑하는 탐심을 피하고 의와 경건, 믿음과 사랑, 인내와 온유를 따라야 한다”며 “선한 싸움은 외부의 적을 향한 싸움이 아니라 믿음을 지키기 위해 자기 안에서 벌이는 영적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어쩌다 태어나 목숨을 부지하다가 때가 되면 죽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다”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사람으로 회복됐고 하나님 나라의 부흥을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궁극적인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목사는 설교 후반부에서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중보기도 사역자로 나아가는 자신의 결단을 성도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저는 오늘 28년 동안 영광스럽게 감당했던 주님의빛교회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습니다. 처음 1년은 기도처로 시작했고, 그 후 교회가 창립되어 올해 27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성도들 가운데 자꾸 저를 향해 은퇴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은퇴하는 것이 아닙니다. 파송되는 것입니다.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와 사모의 북한선교 파송을 축복하며 목회자들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와 사모의 북한선교 파송을 축복하며 목회자들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이어 “중보기도 사역자는 어떤 선교적 사업을 펼치는 사람이라기보다 하나님 앞에 머물며 기도하는 사람”이라며 “세상에서는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하나님 앞에서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앞으로 제가 싸워야 할 선한 싸움”이라며 “세상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을 내려놓고 주님을 예배하며 기도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겠다. 주님의 생명을 붙잡고 그 생명을 전하는 일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 목사는 모든 사역을 내려놓은 뒤 예배와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교회 원로들을 바라보며 받은 은혜도 나눴다.

그는 “교회에서 많은 일을 감당했던 분들도 때가 되면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예배와 기도의 자리만 남겨놓는다”며 “그 길을 믿음으로 잘 걸어간 사람의 마지막은 영광스럽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걸어야 할 길이며, 나는 다만 그 길을 먼저 선택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주신 인생의 길은 서로 다르지만, 교회를 위한 선한 싸움과 부르심, 복음을 증언하는 사명을 결코 잊지 말자”며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싸움을 싸우고 부르심과 증언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권면했다.

“거룩한 두려움으로 목회의 길 걷겠다”

주님의빛교회 조은성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 인사를 전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조은성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 인사를 전하고 있다.)
주님의빛교회 조은성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예배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조은성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예배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오후에 열린 이·취임 및 파송 감사예배에서 제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조은성 목사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은혜이자 거룩한 두려움’이라고 고백했다.

조 목사는 “이 자리에 세워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제 힘과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걸음마다 인도하시고 믿음의 스승과 귀한 동역자들을 만나게 하셨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8년 동안 교회를 개척하고 섬긴 주혁로 목사 부부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조 목사는 “짧은 동사목회 기간이었지만 두 분이 말씀과 사랑, 헌신과 희생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았다”며 “두 분이 세운 믿음의 터전 위에서 목회의 사명을 이어받게 된 것을 큰 은혜로 여기고 그 귀한 신앙의 유산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기쁨과 감사보다 거룩한 두려움이 더 크다”며 하나님께서 마음에 주신 약속을 소개했다.

“하나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내가 알고 있다. 내가 너를 인도하고 있다. 사람을 바라보지 말고 끝까지 나를 바라보라.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약속을 붙들고 주님께서 허락하신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조 목사는 20년 전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던 순간도 회상했다. 당시 교사로 섬기던 그는 운전 중 하나님의 강한 부르심을 느끼고 “하나님께서 저를 책임져 주신다면 이 길을 걷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그는 “당시에는 죽을 자리로 끌려가는 사람처럼 서러워 눈물을 흘렸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날 이후 한 번도 저를 놓지 않으시고 부족할 때 붙드시고 두려울 때 용기를 주시며 오늘까지 신실하게 인도하셨다”고 고백했다.

조 목사는 “이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한 영혼 한 영혼을 주님의 마음으로 품으며 생명을 살리는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겠다”며 “성도들과 함께 울고 웃고 기도하며 믿음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는 고백을 붙들고, 교회의 참된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보며 끝까지 충성하는 겸손하고 신실한 종이 되겠다”고 말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느티나무’로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와 사모가 북한선교를 위한 파송선교사로 헌신할 것을 다짐하며 선서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와 사모가 북한선교를 위한 파송선교사로 헌신할 것을 다짐하며 선서하고 있다.)

이날 오후 예배는 해외한인장로회 서노회 노회장 우상림 목사의 인도로 진행됐다. 강승배 목사의 기도와 스바냐 3장 17절 봉독, 주님의빛교회 찬양대의 찬양에 이어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가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송 목사는 본문의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라는 말씀에 담긴 ‘쉬게 하다’와 ‘새롭게 하다’라는 의미를 이날 이·취임식에 연결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혁로 목사를 쉬게 하심으로 새로운 사명을 시작하게 하시고, 조은성 목사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날마다 새롭게 하실 것”이라며 “두 목회자와 주님의빛교회 가운데 전능하신 구원자의 능력이 충만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송 목사는 주혁로 목사의 지난 목회를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비유했다.

그는 “주 목사는 교회를 개척한 후 많은 이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열매를 얻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며 “마지막에는 자신이 계속 머무는 것보다 물러나는 것이 공동체를 위한 섬김이라고 여기고 자신의 자리까지 내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소진하고 떠나는 목회자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주었고 사랑하기 때문에 내려놓았으며 사랑하기 때문에 떠날 수 있는 목회자의 모습”이라며 “지난 세월의 헌신은 박수받고 존경받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조은성 목사에 대해서는 마을 한가운데서 모든 사람을 품고 쉼과 위로를 제공하는 ‘느티나무’에 비유했다.

송 목사는 “느티나무는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어주고, 마을 안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기대어 쉴 수 있는 시원하고 따뜻한 그늘을 내어준다”며 “조 목사가 주님의빛교회 성도들을 품어주고 지친 이들이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느티나무 같은 목회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복했다.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 부부와 조은성 목사 부부가 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주혁로 목사 부부와 조은성 목사 부부가 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진 이임식에서 교회는 주혁로 목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에는 “두 분의 눈물은 교회의 기도가 되었고, 두 분의 희생은 수많은 영혼과 다음 세대를 믿음 위에 세우는 귀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전 교인의 감사와 존경이 담겼다.

주 목사는 1998년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기도처를 시작했다. 1년 뒤 주님의빛교회를 창립한 그는 지난 28년 동안 말씀과 기도, 사랑과 눈물로 교회와 성도들을 섬겨왔다.

조은성 목사는 2025년 7월 1일 동사목사로 부임해 약 1년 동안 주혁로 목사와 함께 목회하며 교회의 목회 철학과 비전을 이어받았다. 교회는 2026년 7월 26일 공동의회를 통해 조 목사를 제2대 담임목사로 최종 청빙했다.

취임식에서 조 목사는 말씀과 기도로 성도들을 섬기고 교회의 화평과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서약했다. 성도들도 조 목사를 담임목사로 받아들이고 목회 사역에 협력하며 기도와 사랑으로 동역할 것을 다짐했다.

우상림 노회장은 해외한인장로회 서노회의 권위로 조은성 목사가 주님의빛교회 담임목사가 됐음을 선포하고 취임패를 전달했다.

“기대감과 두려움, 그리고 확고한 다짐”

주님의빛교회 담임목사 이취임 및 북한선교 파송예배를 마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 주님의빛교회 담임목사 이취임 및 북한선교 파송예배를 마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취임식에 이어 진행된 파송식에서 주혁로 목사는 북한 동포의 구원과 복음 통일을 위한 중보기도 사역자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주 목사는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게 된 뒤 처음에는 북한 중보기도 사역을 하나의 이유처럼 말했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그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사명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은 교회 하나도 제대로 부흥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 나를 하나님께서 그 광대한 북한 땅의 복음 부흥을 위해 부르신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너무나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너는 나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주님께서 물으시는 것 같았다”며 “‘주님, 제가 할 수 없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나 주님께서 함께하시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주 목사는 현재의 심경에 대해 “시원하지도 않고 섭섭하지도 않다”며 “기대감과 두려움, 그리고 확고한 다짐을 품고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능력이 아니라 주님의 긍휼을 입어 성령으로 충만하고, 말 그대로 기도하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며 “북한에 복음 부흥의 날이 올 때까지 충성스럽게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북한 동포의 아픔을 품고, 그 땅에 복음의 문이 열리도록 쉬지 않고 기도할 것을 서약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앞세워 사랑과 화해, 평화를 이루는 사역에 충성하며 어려움과 낙심의 순간에도 끝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성도들도 주 목사를 하나님께서 세우신 북한 중보기도 사역자로 인정하고 그의 가정과 사역을 기도와 사랑으로 후원하며, 북한 동포의 구원과 복음 통일을 위한 사명에 함께 참여할 것을 서약했다.

노회원과 목회자, 장로들은 주 목사 부부를 에워싸고 안수하며 성령 충만과 건강, 사역에 필요한 모든 공급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특히 두 사람의 기도를 통해 북한 땅에 복음의 문이 열리고 억눌린 영혼들이 자유와 회복을 얻어 예수 그리스도께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구했다.

교회가 전달한 파송장에는 “주혁로 목사는 주님의빛교회 제1대 담임목사로 충성되게 사역을 마치고, 이제 북한 동포의 구원과 복음 통일을 위해 기도의 파수꾼으로 새로운 사명의 길을 걸어간다”며 “복음의 빛이 북한 땅에 환히 비치는 그날까지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이번 이·취임 및 파송예배는 28년 목회의 끝이 또 다른 사명의 시작으로 이어지고, 한 세대의 눈물과 헌신이 다음 세대의 목회로 계승되는 아름다운 현장이었다.

주님의빛교회는 앞으로 조은성 목사와 함께 말씀과 기도 위에 교회를 새롭게 세워가는 한편, 주혁로 목사의 북한 중보기도 사역을 지속해서 후원하며 북한 땅의 예배 회복과 복음 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