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깊이 머물러 있는 말이다. 이 문장에서 누구의 말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품어진 삶의 태도일 터다. 주님이 부르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게 주신 사명의 자리를 온 힘을 다해 지키겠다는 결연한 다짐. 나는 그 숭고한 뜻에 깊이 공감한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시련과 괴로움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광야를 홀로 걷는 듯한 외로움에 마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님의 은혜와 위로는 예상치 못한 순간, 조용히 우리 곁에 스며든다.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눈물의 골짜기와 기쁨의 동산이 교차하며 흐르는, 하나님이 연출하신 한 편의 아름다운 파노라마인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편 126:5)

성경의 말씀처럼, 나는 오늘도 믿음으로 마음속에 작은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

문득 어두운 터널을 지나 거침없이 달려가던 열차의 기적 소리가 떠오른다. 차창 밖으로 아스라이 스쳐 지나가던 고향 산천과 과수원의 사과나무들. 계절이 바뀌고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던 나무들은, 말없이 창조주의 섭리와 삶의 순리를 가르쳐 주었다. 겨울은 길고 차갑지만 결국 봄은 오는 법이다. 매서운 칼바람을 견디어 낸 가지 끝에는 어느새 눈부신 꽃망울이 맺히고, 은은한 꽃향기는 온 세상을 새롭게 단장한다. 인간의 삶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거친 풍랑 속에서도 믿음의 돛을 올리고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고깃배처럼, 비록 세상적인 만선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 해도 끝내 기도의 노를 놓지 않는 삶. 나는 그것이야말로 신앙인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 역시 하나님이 예비하신 미래라는 이정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 거친 세상의 풍파 속에서 굳어버린 땅을 정직한 땀방울과 눈물의 기도로 일구며 살아온 시간들이었다. 치열했던 그 시절,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함께하셨기에 나는 지나온 날들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오늘 내가 심는 것은 단지 사과나무 한 그루가 아니다. 그것은 주님이 약속하신 내일에 대한 소망이며, 이웃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이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다. 그리고 끝끝내 낙심하지 않고 믿음의 경주를 완주하려는 고결한 생명의 의지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비록 내일 어떤 세상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도 주님이 허락하신 삶의 자리에서 조용히 내 몫의 사과나무를 심으려 한다.

피코 유니온 주민의회 의장 박상준(제이 팍).
(Photo : ) 피코 유니온 주민의회 의장 박상준(제이 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