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최근 6년 동안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의 무장 세력에 의해 약 3만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7월 6일 보도했다. 이들 무장 세력은 민간인 거주 지역을 표적으로 삼아 무차별적인 살해와 납치를 자행하며 심각한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학살 및 종교 탄압을 주도하고 있다. 

아프리카 종교자유관측소(ORFA)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05쪽 분량의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9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6년 동안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발생한 살해 및 납치 사건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간 동안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은 총 28,5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발생한 무슬림 사망자 13,224명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ORFA 측은 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역의 종교별 인구 비율을 감안해 조정할 경우 기독교인의 실질적인 사망률이 무슬림보다 약 4.4배 높다고 분석했다. 사망한 민간인의 75%는 농업 공동체를 겨냥한 습격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무장 세력은 살인 납치 성폭력 등을 동반해 주민들의 가옥과 생계 수단을 파괴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학살 및 표적화된 납치 범죄 실태 

보고서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납치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년간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기록된 민간인 납치 건수는 총 34,773건에 달했다. 이 중 풀라니족(Fulani) 무장 테러 단체가 전체 납치 사건의 43%를 주도했으며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테러 단체가 49%를 차지했다. 

조사팀은 현장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납치된 인질들이 종교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인 인질의 경우 무슬림 인질에 비해 풀려나기 위해 훨씬 더 높은 금액의 몸값을 요구받았으며 폭행을 당하거나 처형될 위험도 더 컸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의 경우 기독교인 인질을 상대로 한 강제 개종 심각한 성폭력 강제 결혼 등의 범죄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며 기독교 박해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ORFA는 현지 파트너 기관 및 무력분쟁 위치 사건 데이터(ACLED) 프로젝트와 협력해 총 1만 5000여 건의 치명적인 공격 사건과 4600여 건의 납치 사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6년의 기간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하루 평균 36명에 해당하는 총 79,323명이 폭력 사태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망자 통계에는 42,033명의 민간인이 포함되어 있다. 

보코하람 뛰어넘은 풀라니족 테러 조직의 조직적 기독교 박해 

보고서에 따르면 막대한 인명 피해의 주된 배후로는 풀라니족 테러 조직이 조명됐다. 이들은 민간인 사망자의 44%에 해당하는 18,577명을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원 미상의 테러 그룹이 민간인 살해의 32%를 차지했으며 기존에 잘 알려진 무장 단체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의 비중은 각각 8%와 4%로 집계됐다. 다만 보고서는 테러를 일삼는 무장 민병대와 일반적인 풀라니족 민간인을 명확히 구분하며 대다수의 풀라니족은 폭력 사태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프란스 비어하우트 ORFA 수석 연구원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사망 사건의 핵심 동력은 풀라니족 민병대와 연계된 폭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보코하람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제사회가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거대한 테러 네트워크가 나이지리아 내에서 팽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 탄압 근절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국제사회 개입 촉구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지는 유혈 사태의 이면에 짙은 종교적 분쟁의 성격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나이지리아 중부 이른바 '미들 벨트' 지역에서는 기독교인 농경민과 무슬림 풀라니족 유목민이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이들 간의 갈등은 정기적인 유혈 사태로 변모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이잘라(Izala) 운동을 통한 이슬람 극단주의 이데올로기의 확산과 북부 여러 주에 도입된 샤리아(이슬람 율법) 체제를 지목했다. 또한 풀라니 민족 우월주의를 내세운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가 무장 민족 민병대의 출현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극심한 종교 탄압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ORFA는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학살 및 폭력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7가지 정책 권고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종교 및 신앙의 자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증대 폭력 사태 해결과 범죄자 면책 문화 종식을 위한 나이지리아 정부 압박 연방 및 주 정부 간의 협력 개선 책임 있는 지역 경찰 제도의 확대 등이 포함됐다. 또한 트라우마 심리 상담 및 사회 복귀 프로그램 등을 통해 피해자를 억압하는 환경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