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서부 사막에서 약 1600년 동안 모래 아래 묻혀 있던 비잔틴 시대 도시 유적이 발견됐다. 감시탑과 교회, 주거지, 빵을 굽던 화덕 등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확인되면서 당시 지방 도시 구조와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생활상을 밝힐 중요한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4일 서부 사막 다클라 오아시스에서 4세기 비잔틴 시대 도시 유적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알렉산드리아 서쪽 마리나 엘알라메인 유적지에서도 고대 무덤 18기가 새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도시는 비잔틴 제국이 이집트 지역을 통치하던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 광장과 바실리카 양식의 교회, 감시탑 2개를 갖춘 계획도시 형태를 띠고 있으며, 남북으로 이어진 대로와 동서 도로가 격자형으로 배치돼 당시 도시 구조를 보여준다. 

다클라 오아시스는 이집트 서부 뉴밸리주에 위치한 사막 오아시스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 있다. 이번 발굴로 이 지역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회와 감시탑, 주거지까지 확인 

발굴된 도시에는 중심 도로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4세기 교회가 자리하고 있었다. 최고유물위원회 사무총장 히샴 엘 레이티는 해당 교회가 도시 중심부와 연결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감시탑 2개는 주거 지역 외곽에 배치돼 있었으며, 연구진은 이들이 도시 방어와 치안 유지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적에서는 두꺼운 방어벽으로 둘러싸인 요새 구조물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접견실과 아치형 지붕을 갖춘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도 드러났다. 

주택 내부에서는 빵을 굽던 화덕과 주방, 곡물을 갈던 맷돌이 발견됐다. 이는 비잔틴 시대 이집트 지방 도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초기 기독교 예배 공간 가능성 주목 

발굴팀은 '티수스'라는 이름의 교회 성직자가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옥에도 주목하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이 건물이 대형 바실리카 교회가 세워지기 전, 초기 기독교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던 공간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도시에서는 비잔틴 황제의 초상이 새겨진 청동 화폐도 출토됐다. 라틴어 비문과 기독교 상징물도 함께 발견돼 이 지역이 비잔틴 통치와 기독교 문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또 상거래와 행정, 일상생활 기록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파편 약 200점도 확인됐다. 오스트라카로 불리는 이 자료들은 당시 주민들의 경제 활동과 행정 체계,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4세기 비잔틴 시대 지방 도시의 구조와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생활상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리나 엘알라메인서 무덤 18기 추가 발굴 

이집트 당국은 같은 날 알렉산드리아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마리나 엘알라메인 유적지에서도 새로운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이곳에서는 평균 깊이 8m의 암각 무덤 11기와 석회암으로 지은 지상 무덤 7기 등 총 18기의 무덤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로써 해당 유적지에서 발굴된 무덤은 모두 48기로 늘어났다. 

발굴 책임자인 에만 압델 칼리크는 무덤 내부에서 도자기 그릇과 등잔, 화강암 석관, 인골 유해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석관 주변에서는 석고로 제작된 스핑크스 조각도 함께 출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