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은 드라마다』의 저자이자 미국 칼빈신학교 선교신학 교수인 마이클 고힌(Michael W. Goheen) 박사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성경 읽기와 설교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하나님 나라 복음을 중심에 둔 성경 해석과 선교적 설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 주최로 2일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이번 강연에서 마이클 고힌 박사는 '급변하는 시대, 성경을 어떻게 읽고 설교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하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교회와 설교자가 어떠한 시각으로 시대를 읽고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나눴다.
이날 행사는 감신대 조은하 교수의 사회와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의 기도로 시작되어, 마이클 고힌 교수가 강연했고, 통역은 아신대 교수이자 아크연구소장 전병철 교수가 맡았다. 이어 패널 토의 및 질의응답, 포럼 소개, 조영민 목사(나눔교회)의 마무리 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마이클 고힌 박사는 오늘날 인류가 매우 빠른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과 사회 양극화의 심화, 젠더와 인간 이해에 대한 인식 변화, 글로벌 자본주의가 가져온 가치관의 변화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사회 현상을 넘어 인간 존재와 세계관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묻기보다, 하나님께서 지금 이 시대 가운데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의 통찰을 소개하며 "급변하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징후를 분별하고, 이미 임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현실을 해석하며, 하나님의 목적을 신실하게 선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서구 교회의 쇠퇴가 던지는 경고와 한국 교회를 향한 질문
마이클 고힌 박사는 서구 교회의 쇠퇴 현상을 연구했던 사회학자들의 분석을 언급하며 "교회가 자신이 선포해야 할 가장 중심적인 메시지를 시대의 언어로 전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서구 교회가 약화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회가 사회적 이슈와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들을 성경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소통하는 데 실패하면서, 많은 젊은 세대가 성경이 아닌 다른 세계관과 서사를 통해 자신의 삶과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이러한 현상이 한국 교회에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며 "설교는 단순히 종교적 지식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되신 하나님께서 복음이라는 옷을 입고 세상 가운데 오신 사건의 의미를 선포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와 존 칼빈의 신학을 언급하며 "참된 그리스도 이해는 하나님께서 복음 안에서 계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고 했다.
◆ 하나님 나라 복음과 성경의 거대 서사
마이클 고힌 박사는 "복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복음 선포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께서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선포하신 말씀을 중심으로 복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유대인과 로마인이 각각 가지고 있었던 하나님 나라와 복음에 대한 이해를 설명하며, 예수의 복음 선포가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혁명적이고 충격적인 메시지였는지를 분석했다.
이어 "유대인들에게 하나님 나라란 하나님께서 역사의 마지막 순간에 개입해 모든 피조물과 인간을 회복하고 구원하시는 사건이었다"며 "특히 다니엘서와 이사야서의 예언은 하나님이 다시 통치하신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예수는 자신 안에서 그 하나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선언함으로써 당시 유대인들의 종말론적 기대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마 사회에서 '복음'은 황제의 즉위와 승리, 그리고 로마 제국이 가져오는 평화와 질서를 의미하는 정치적 개념이었다"며 "따라서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신 것은 로마 제국이 구축한 세계관과 우상 체계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사건이었다"고 했다.
그는 "예수께서는 로마 제국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서사를 뚫고 들어가 진정한 왕이 누구인지를 선포하셨다"며 "하나님 나라 복음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우상과 거짓 구원의 이야기를 해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 선교적 설교는 시대의 우상을 깨뜨리는 또 하나의 이야기
마이클 고힌 박사는 오늘날 설교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했다. 그는 "설교가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구속 서사를 선포해야 하며, 복음을 단순히 개인 구원의 차원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란 하나님께서 창조 세계 전체를 회복하시고 인간을 참된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시키는 이야기"라며 "설교는 시대를 지배하는 우상과 거짓된 구원의 메시지를 폭로하고 해체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날 설교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개인주의와 추상적 신학에 머무르는 것"이라며 "예수께서는 언제나 당시 사람들이 살아가던 현실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교적 설교란 '이 시대를 지배하는 서사를 뚫고 들어가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선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살아계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자유롭게 하고 회복시키며, 정치적·경제적·이데올로기적 우상 숭배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복음의 능력"이라고 했다.
또한 "설교는 단순히 회중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을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도록 초청하고 다시 세상으로 파송하는 사역이어야 한다"며 "설교의 목적은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우상숭배가 가득한 세상을 읽어내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어가는 증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설교의 본질"이라고 했다.
◆ "성경은 하나님의 선교적 백성을 빚어가는 책"
마이클 고힌 박사는 설교자가 성경을 읽고 설교를 준비할 때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도 제시했다. 그는 설교가 단순히 본문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이 본문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드니 그레이다누스와 대럴 구더 등의 학자들을 인용하며 "성경 전체는 하나님의 백성을 선교적 공동체로 형성하고 빚어가기 위해 기록된 책"이라며 "따라서 모든 성경 본문은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세상 속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형성되는지를 묻는 관점에서 읽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들을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며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세상 가운데 임하도록 하는 통로이자 수단"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와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새중앙교회 황덕영 목사, 안산제일교회 허요환 목사, 시광교회 이정규 목사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설교를 통해 성도들이 말씀을 깨닫고 실천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마이클 고힌 박사는 "궁극적으로는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며, 우리는 성령께서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신뢰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주일 설교 40분만으로는 현대 사회의 미디어와 기술이 성도들에게 끊임없이 미치는 영향력과 경쟁할 수 없다"며 "설교는 더 큰 차원의 제자훈련과 영적 형성 과정의 출발점이자 일부"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늘날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인간의 삶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직 진정한 복음만이 인간을 거짓된 우상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사람을 변화시키고 자유롭게 하는 분은 하나님의 성령이시며, 참된 복음만이 인간을 온전하게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