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기독교학문연구회(회장 박동열) 춘계학술대회가 5월 30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AI시대 창조론 톺아보기’라는 주제로 기독교학문연구회와 고려신학대학원 주최,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김철수 교수(조선대)가 사회를 맡은 오후 주제강연에서는 양승훈 총장(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교)이 현지에서 원격으로 ‘한국 창조론 운동의 회고와 전망’, 정대경 교수(연세대)가 ‘유신진화론에 대한 신학적 변호’, 김아람 교수(한동대)가 ‘AI 시대 유전자 기원 연구: 논쟁에서 검증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양 총장의 발표 후 이어진 이윤석 원장(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의 논찬이 관심을 모았다.그는 “저는 예장 합동 조직신학 박사로서 젊은지구론과 오래된지구론은 수용하지만, 유신진화론에는 반대한다”면서도 “그러나 오늘과 같은 자리는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젊은지구론과 유신진화론 진영에 각각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고 전제했다.

먼저 젊은지구론에 대해 이윤석 원장은 “지구와 우주의 연대에 대한 부분에 있어, 지구와 우주 나이 6천년설만을 주장하는 것, 나아가 지구 나이 6천년설을 받아들이지 않는 다른 모든 주장에 대해(유신진화론 아닌 창조론자들에 대해서도) ‘타협 이론을 주장한다’며 강력하게 비난하는 이들의 행태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이들을 제재하지 않는다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는 유신진화론에 대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우주와 지구의 나이가 오래됐다는 점을 수용하는 것에 있어 유신진화론 진영과 공통점이 있다”며 “그러나 ‘진화’의 개념을 사용하고 ‘진화’라는 용어로 세상 변화와 역사를 설명하는 것에 반대하는 점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석 원장은 “먼저 ‘진화’라는 용어는 원래 생물이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변화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것과 전혀 다른 여러 상황에서 단지 ‘변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면서 생물종 간 ‘진화’까지 포함, 일어나지 않을 일을 일어나는 것처럼 여기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신진화론자들은 ‘우주 진화, 화학 진화, 생물 진화, 인간 진화’ 같은 말을 사용하지만, 우주의 변화를 의미하는 우주 진화는 있어도 화학 진화, 생물 진화, 인간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마치 빅뱅부터 시작해 우주 진화, 화학 진화, 생물 진화, 인간 진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여기는 그랜드 스토리에 빠져 그것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정직한 과학자라면 무기물이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물로 저절로 발전했다는 화학 진화, 유기물이 모여서 저절로 원시 세포를 형성했다는 생물 진화의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의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기독교학문연구회 2026 춘계학술대회.
(Photo : 기독교학문연구회) 기독교학문연구회 2026 춘계학술대회.

둘째로 “창세기 1-3장에 기술된 창조 사건을 현대 과학 관점에서 볼 때 비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창세기 서술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특히 역사성을 인정하지 않는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이는 창조 사건을 신약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역사적 사실로 보고 언급했던 것을 부정하고, 성령의 영감을 받은 모세의 성경 기록을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경관 문제에 봉착한다”고 밝혔다.

셋째로 “유신진화론 진영이 천지창조 및 인간의 창조 등 창세기 1-3장 사건이 비과학적이므로 성경 기록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만든 사건 등 신약 시대 각종 기적들과 부활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일관성이 있다면”이라며 “그렇다면 유신진화론 진영은 기독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희한하게도 유신진화론 지지자들이 창세기 1-3장의 창조 사건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신약 시대 각종 기적들과 예수님의 부활은 비과학적임에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한다”며 “이런 비일관성을 납득할 수 없지만, 유신진화론자들은 창조 자체는 과거 사건이지만 그 과정이 남긴 유전자, 화석, 지질학적 층위 등 데이터가 전 세계에서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검증할 수 있는 물리적 증거로 있으며 24시간 6일 창조와 충돌하기에 창세기 1-3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며 ‘진화’로 하나님이 사역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부활 사건’에 대해서는 자연법칙 내 반복되는 현상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한 번 일어난 ‘고유의 사건’이므로, 과학적 검토가 아니라 ‘빈 무덤, 목격자 증언’ 등 역사적 증거를 검토해야 하고, 그런 역사적 증거들이 있으므로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한다”며 “‘기적’에 해당하는 창조 사건과 부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두 가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모순이지만, 유신진화론자들은 이것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더라”고 했다.

이윤석 원장은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유신진화론자들 중에도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 사실이었다고 믿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라며 “부활은 비과학적이지만 역사적 사실로 믿을 수 있는데 천지창조는 비과학적이라 역사적 사실로 믿을 수 없다는 비일관성을 보임에도, 세상의 기원에 대한 논의를 함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 분모는 있어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원장은 “양승훈 박사님의 ‘작업 가설’ 이야기에 동의한다. 우리가 잘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모든 것을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각자 신학 노선에 맞게 세상의 기원에 대한 관점을 일관성 있게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어쩔 수 없이 차이가 있는 서로의 견해에는 서로 침해하지 않는 신사협정이 필요할 듯하다”고 논의를 정리했다.

주제강연 후에는 세계관과 사회과학, 경제·경영, 교육학과 인문학, 공연·예술 분야에서 기독 학자들의 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오전에는 대학원생 발표 및 우수논문상 시상식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