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코틀랜드에서 역대 최다 수준의 낙태 건수가 기록된 가운데, 생명권 옹호 단체들은 낙태 확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스코틀랜드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Scotland)에 따르면, 지난해 이 나라에서는 총 18,783건의 낙태 시술이 시행됐다. 이는 2016년의 12,135건과 비교해 약 55%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증가는 단순한 인구 증가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에 따르면 15세에서 44세 여성 1,000명당 낙태율은 2016년 11.9건에서 지난해 17.6건으로 상승했다. 전체 낙태 건수뿐 아니라 여성 1인당 낙태율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가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여성들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낙태약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자가 낙태'(home abortion) 확대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훔자 유사프(Humza Yousaf) 전 스코틀랜드 총리가 의뢰한 스코틀랜드 낙태법 검토 보고서는 "임신 24주 이전까지는 어떤 사유로든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해당 보고서는 현행 24주 제한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도,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24주 이후의 낙태 역시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명권 단체들은 이에 대해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주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조건 가운데 하나는 "환자의 현재 및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상황"을 고려하는 내용이다.

생명권 옹호 단체인 영국생명권(Right To Life UK)은 "해당 권고안이 시행될 경우 스코틀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낙태법 가운데 하나'를 갖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 검토안 거부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스코틀랜드의 낙태 시술소 주변 완충지대(buffer zone: 낙태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들에 대한 시위나 방해 행위 등이 금지되는 구역) 법률이 잉글랜드보다 더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에서는 낙태 시술소 반경 150미터 이내만 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200미터까지 적용되며 필요할 경우 추가 확대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집권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최근 당 대회에서 독립 스코틀랜드 내 낙태를 헌법적 권리로 인정하는 정책안을 통과시켰다.

영국생명권의 캐서린 로빈슨(Catherine Robinson) 대변인은 "의원들은 스코틀랜드의 낙태법을 더욱 극단적으로 확대하기보다, 태아 보호를 강화하고 임신 차별을 없애는 정책 마련에 협력해야 한다"며 "이러한 정책은 산모와 태아 모두를 보호하고 지원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증가는 병원 밖 낙태 시술이 도입된 지 5년째 되는 시점에 나타났다"며 "가정 낙태가 영구 허용되기 전부터 많은 의원들과 의료 전문가들은 여성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자가 낙태 시행 전 대면 상담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