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International Institute for Religious Freedom, 이하 IIRF)와 아프리카종교관측소(Observatory for Religious Freedom in Africa)가 최근 유엔 '종교 또 신앙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제출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테러로 기독교인이 무슬림보다 훨씬 더 많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해당 기간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42,033명 가운데 기독교인이 22,835명, 무슬림이 10,519명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는 단순히 '기독교인에 대한 전쟁'이라는 단선적 틀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후 변화나 자원 경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관되고 측정 가능한 종교적 표적화 패턴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실제 폭력의 주체가 누구인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르면, 풀라니 계열 무장단체들은 전체 민간인 사망의 44%, 기독교인 사망의 53%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코하람(Boko Haram)과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lamic State West Africa Province, ISWAP)는 전체 민간인 사망의 12%만 책임이 있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정부와 일부 공식 발표에서 풀라니 무장세력을 '산적' 혹은 '정체불명의 무장괴한'으로 표현하는 관행이 수사와 기소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잘못된 명칭은 단순한 오인이 아니라 무장 해제와 책임 추궁을 적극적으로 저해한다"고 밝혔다.
풀라니족은 대부분 무슬림으로 구성돼 있으며, 보코하람과 ISWAP 역시 나이지리아 전역에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강요하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또 2025년 5월부터 보르노주에서 진행된 미국-나이지리아 합동 군사작전으로 ISWAP 대원 2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미국과 나이지리아의 공습은 정당한 대테러 목표를 겨냥했지만, 실제로 더 많은 민간인 희생을 초래하는 세력은 북중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풀라니 민병대 네트워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곳에서 민간인이 죽어가고 있다"며 "민간인 사망이 가장 많은 지방정부 구역과 나이지리아 보안군이 적극 배치된 지역 사이에는 거의 겹치는 부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폭력을 둘러싼 두 가지 극단적 해석 모두를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근거가 불충분한 '기독교인 집단학살' 프레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종교적 요인을 완전히 배제한 채 단순한 자원 분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데이터는 두 왜곡 모두를 반박한다"며 "기독교인은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예상되는 수준보다 4.4배 더 많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다만 북서부 지역에서는 하우사계 무슬림들도 동일한 무장세력에 의해 대규모 납치와 살해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6년 동안 발생한 공격은 총 15,434건으로, 사망자는 79,323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민간인은 42,033명이었다. 연구진은 "이는 하루 평균 7건의 치명적 공격이 발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납치 피해자는 총 34,917명으로,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납치된 민간인 가운데 15,932명은 기독교인, 15,272명은 무슬림이었다. 그러나 인구 비율을 고려할 경우 기독교인이 납치될 가능성은 3.2배 더 높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한 2025년 마지막 분기에는 민간인 사망이 전년 동기 대비 51%, 납치는 153% 급증했다. 연구진은 "2025년 4분기는 지난 7년간 가장 치명적인 분기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정부에 대해 풀라니 민병대와 연계된 무장세력을 공식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북중부 지역의 반복적 공격에 대한 독립적 조사와 지휘관 기소를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종교 자유 보호를 헌법과 형법 체계에 명확히 반영하고, 국가 안보 및 인도주의 데이터 수집 과정에 종교 정체성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IIRF는 모든 신앙의 종교 자유 증진을 목표로 2007년 설립된 학술기관이며, 아프리카종교관측소는 아프리카 대륙 내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연구·교육·옹호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