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벤스 헤브너(Vance Havner)의 한 마디가 오늘 가슴에 크게 와닿았다.

“Popularity has slain more prophets of God than persecution ever did.“
“인기는 박해보다 더 많은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죽였다”라는 뜻이다.
이 짧은 문장은 우리에게 매우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우리는 흔히 믿음의 사람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위협이 외부로부터 오는 핍박이라고 생각한다.

[2] 그러나 실제로 성경을 깊이 들여다보면, 하나님의 사람들을 더 쉽게, 그리고 더 조용하게 무너뜨린 것은 박해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정과 인기’였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성경은 이 진리를 분명하게 증언한다.
갈 1:10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3] 바울은 여기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하나님의 종은 사람의 인기를 추구하는 순간, 이미 그 정체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의 인정은 언제나 하나님의 뜻과 충돌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구약의 사울 왕에게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무엘상 15장에서 하나님은 사울에게 아말렉을 완전히 진멸하라고 명령하셨다.

[4] 그러나 사울은 백성들의 눈치를 보며 가장 좋은 것들을 남겨두었다. 그는 겉으로는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함이라고 말했지만, 사무엘은 그 중심을 꿰뚫어 보았다.
“이는 왕이 백성의 말을 청종하였음이니이다”(삼상 15:24).
사울의 문제는 단순한 불순종이 아니었다. 그는 하나님의 음성보다 사람들의 기대와 평가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5] 그 결과, 그는 왕위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박해가 아니라 ‘인기’가 그를 무너뜨린 것이다.
신약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등장한다. 요한복음 12장 43절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더라.”
이 구절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내면을 정확히 보여준다.

[6] 그들은 하나님을 모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더 사랑했던 것이다. 결국 그 선택은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박해는 신앙을 시험하지만, 인기는 신앙을 왜곡시키고 변질시킨다. 박해는 믿음을 더욱 순수하게 만들 수 있지만, 인기는 믿음을 타협하게 만든다.

[7] 박해 속에서는 하나님께 매달리지만, 인기 속에서는 하나님 없이도 괜찮다고 착각하게 된다. 이 진리를 잘 보여주는, 내가 아는 미국의 한 목회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한때 그는 매우 작은 교회에서 진리를 담대히 전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때로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말씀을 타협하지 않았다. 인기가 없어서 그런가 생각하면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는 점점 성장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8]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그는 점점 사람들이 떠날까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설교에서 죄에 대한 메시지는 줄어들었고, 대신 사람들을 위로하고 즐겁고 기분 좋게 만드는 내용이 점차 늘어났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메시지는 더 이상 회개를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어느 날, 한 성도가 조용히 물었다.

[9] “목사님, 예전에는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찔렸는데, 요즘은 그냥 기분만 좋아집니다. 왜 그런가요?”
교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는다면 그의 목회와 설교는 이미 실패한 것이다.
그 성도의 질문은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영적 상태에 대한 정확하고도 아픈 진단이었다. 그는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10] 박해 속에서 지켜왔던 진리를, 인기를 통해 잃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설교자들이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향력을 주실 수 있다. 사람들의 인정과 호응도 허락하실 수 있다. 설교자의 재능과 역량도 절대 무시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사람들의 박수와 인정이 목적이 되는 순간, 그는 이미 방향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다.

[11] “화 있을진저 너희가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을 때에라”(눅 6:26).
이 말씀은 충격적이다. 왜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는 것이 화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진리를 온전히 전하는 사람은 결코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진리는 어떤 이들에게는 생명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불편함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질문은 이것이어야 한다.

[12] “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는 하나님께 인정받고 있는가?”
인기는 달콤하지만, 영혼을 무디게 만든다. 반면에 진리는 때로 아프지만, 영혼을 살린다. 하나님은 우리를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신실한 사람으로 부르셨다.
진리의 말씀을 잘 전해서 성도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한 설교자를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설교에 못지않은 겸손과 인격을 겸비한 목회자이다.

[13] 세상에 우리의 모범이 될 만한 지도자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우리는 그런 위대한 이들을 보면서 용기를 내야 한다. 진리의 말씀대로 전하고 살아가는 길이 반드시 외로운 길만은 아니란 사실을 기억하고서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선택해야 한다.
‘사람의 박수’인가, ‘하나님의 인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