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Photo :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말은 씨앗과 같습니다. 우리가 어떤 말을 심느냐에 따라 그 열매가 달라집니다. 좋은 말을 심으면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고, 거친 말을 심으면 가시가 돋아납니다. 최근 김재원 아나운서가 쓴 『말꽃』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KBS에서 30년 넘게 ‘말’과 더불어 살아온 방송인이자 에세이 작가이며, 지금은 한세대학교 교수로 섬기고 있습니다. 『말꽃』은 말을 잘하는 기술을 넘어, 말이 사람의 마음에 남기는 흔적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책입니다. 쉽지만 깊고, 진솔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책은 말이 어떻게 꽃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인문 에세이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말이 꽃이 될 수 있을까요? 책이 전해주는 몇 가지 지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말을 할 때는 씨앗을 심듯이 말해야 합니다. 말은 공기 중에 흩어지지만, 마음에는 뿌리를 내립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은 공기로 흩어집니다. 손으로는 잡을 수 없는 말이 마음에는 자리를 잡습니다. 어느 마음에서는 말꽃으로 피고, 어느 마음에서는 말못으로 박힙니다. 내 말이 당신의 마음에서 꽃으로 피어나기를 오늘도 조용히 빕니다.”(김재원, 『말꽃』, 달먹는토끼, 29쪽). 한 마디의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서 꽃이 될 수도 있고, 깊은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심는 말이 누군가의 내일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할 때마다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말해야 합니다. 내 말이 상대방의 마음에서 꽃으로 피어나기를 조용히 기도하며 말해야 합니다.

둘째, 말을 할 때는 정원을 가꾸듯이 말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정원과 같습니다. 스티븐 코비는 “정원사가 없는 정원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돌보지 않는 정원에는 잡초가 무성해집니다. 아름다운 정원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며 정성으로 가꾸어야 합니다.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어떤 말을 심고 가꾸느냐에 따라 인생의 풍경이 달라집니다. 날마다 좋은
말을 심고, 쓴 뿌리와 같은 생각은 뽑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 잡초 하나가 정원 전체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말을 할 때는 숙고(熟考)하면서 말해야 합니다. 숙고(熟考)는 ‘익을 숙(熟)’과 ‘생각할 고(考)’의 합성어입니다. 충분히 익은 말은 향기를 품습니다. 그러나 덜 익은 말은 상처를 남깁니다. 숙고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을 들었을 때도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잠시 침묵합니다. 그 짧은 침묵이 관계를 지켜 줍니다. 야고보는 권면합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며 성내기도 더디하라”(약 1:19).

말은 관계를 맺는 행위입니다. 말은 다리를 놓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관계를 세우기도 하고 허물기도 합니다. 짧은 순간의 반응이 평생의 관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익은 말, 향기로운 말을 준비해야 합니다.

넷째, 말을 할 때는 말의 능력을 기억하며 말해야 합니다. 말에는 창조의 능력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히 11:3).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우리 역시 말로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우리가 내뱉은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평강의 집이 될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감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자신이 한 말 속에 들어가 살게 됩니다. 잠언은 말합니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

예수님께서 간음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요 8:11). 예수님은 정죄하는 말이 아니라 살리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복음의 언어는 단지 옳은 말을 넘어서 사람을 세우고, 치유하고, 빛을 비추는 말입니다. 복음의 말은 소망을 심는 말입니다.

다섯째, 말을 할 때는 품격(品格) 있게 말해야 합니다. 품격(品格)은 물건의 등급과 격식의 합성어입니다. 품격이 사람에게 쓰일 때는 사람의 됨됨이에서 느끼는 풍모(風貌)를 의미합니다. 풍모란 한 사람의 삶과 내면에서 배어 나오는 전체적인 형상을 의미합니다. 품격(品格)의 ‘품(品)’ 자에는 ‘입 구(口)’가 세 번 들어 있습니다. 사람의 품격은 그 사람이 하는 말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리 외모가 출중해도 그 사람이 쓰는 말이 거칠고 천박하면 품격이 떨어집니다. 자신의 품격을 스스로 아름답게 만드는 길은 아름다운 언어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됨됨이는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결정됩니다. 언품이 곧 인품이며, 언품이 곧 품격입니다.

품격의 핵심은 절제에 있습니다. 품격 있는 사람은 너무 지나친 치장을 삼갈 줄 압니다. 적합한 옷에 적절한 액세서리를 할 줄 압니다. 또한 말을 할 때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않습니다. 절제된 언어를 사용합니다. 적합한 때, 적합한 장소에서 적합한 말을 할 줄 압니다(잠 25:11). 말을 하는 중에 잠시 침묵할 줄 압니다. 상대방이 말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잘라가며 자기주장을 억지로 주입시키지 않습니다.

저는 『말꽃』이 많은 분들에게 읽혀, 우리의 언품과 인품이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말이 너무 거칠어졌습니다. 말꽃이 아니라 말못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복음의 언어를 회복하면 좋겠습니다. 목회자와 선교사와 지도자들이 향기로운 말을 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을 심는 사람이 많아질 때, 우리의 가정이 아름다워지고 교회가 따뜻해지며 세상이 밝아질 것입니다. 복음의 언어를 심어, 향기로운 말꽃이 이 땅에 가득 피어나기를 기도드립니다.

목양실에서 강준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