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저명한 인권 변호사 이만 마자리(Imaan Mazari)와 하디 알리 차타(Hadi Ali Chattha) 부부가 국가 기관을 비판하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혐의로 각각 징역 17년과 거액의 벌금을 선고받자, 국제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션 법원은 지난 1월 두 사람에게 전자범죄방지법(PECA)을 적용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가장 긴 형량은 사이버 테러 혐의로 인한 10년형이었으며, 각각 3,600만 파키스탄 루피(약 5억 7,930만 원)의 벌금도 부과됐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으로 평가하며, 재판 과정의 결함과 시민 공간 및 사법 독립성의 축소를 지적했다.

유엔 인권기구(OHCHR)는 "평화적 표현에 대한 형사 제재는 국제 인권법상 파키스탄의 의무와 양립할 수 없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이번 판결이 표현의 자유와 법조계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하며, 파키스탄 정부에 공정한 재판 기준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의 구금을 '자의적'이라고 규정하고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국제법학자위원회와 변호사협회 등 국제 법률단체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변호사의 온라인 발언을 기소하는 것은 법조계 전체에 소름 끼치는 선례를 남긴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 내 변호사협회는 시위와 파업에 나서 해당 판결을 규탄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는 이번 사건을 국가 권력, 종교,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건을 맡는 활동가와 변호사들이 처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해석했다.

32세인 이만 마자리는 강제 실종, 구금 중 학대, 초법적 살인, 신성모독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하디 알리 차타 역시 논란이 많은 신성모독법 사건을 변호하며, 법정에서 신성모독 혐의 조작 네트워크를 폭로해 왔다.

이들은 금전적 이익과 재산 몰수, 개인적 복수를 위해 혐의가 조작되는 반복적 패턴을 법원 기록에 담았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개인적·직업적 위험에 노출됐다.

마자리의 어머니이자 전 연방 장관인 시린 마자리(Shireen Mazari)는 딸의 구금 조건과 관련해 방문권과 변호인 접견이 거부되고 있다며 청원서를 제출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PECA가 국가 안보 위협과 허위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평론가들은 모호한 조항들이 언론인·활동가·변호사들을 억압하는 데 무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