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신자들이 신앙을 이유로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악명 높은 에빈교도소에 수감된 아이다 나자플로우(Aida Najaflou·44)는 척추 골절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 건강 악화 속에서 17년형을 선고받아 심각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 아티클18에 따르면, 나자플로우는 지난 10월 21일 판결에서 다섯 명의 기독교인과 함께 총 5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이란 형법 개정 제500조에 따라 10년형을, '집회 및 공모' 혐의로 5년형을, 소셜미디어 게시물 관련 '선전' 혐의로 2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나자플로우는 최근 척추 수술 후 상처 감염으로 두 차례 병원에 입원했다. 그녀의 변호인은 "나자플로우가 척추 손상에 따른 마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가저항위원회(NCRI) 여성위원회 역시 "그녀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고 밝혔다.
나자플로우 외에도 이란계 아르메니아인 목사 조셉 샤바지안(Joseph Shahbazian), 샤바지안의 아내 리다(Lida), 기독교 개종자 나세르 나바르드 골-타페(Nasser Navard Gol-Tapeh), 그리고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여성 한 명이 함께 중형을 선고받았다.
샤바지안과 골-타페는 가정교회 연루 혐의로 이미 6년간 복역한 뒤 올해 2월 재체포됐다. 리다는 8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10년형에 다른 혐의로 5년형을 더 받았다.
아티클18의 만수르 보르지(Mansour Borji) 국장은 "이들의 성경과 기독교 문헌들은 정보부에 의해 '연구 목적'으로 압수됐고, 재판 과정에서는 장기 구금과 과도한 보석금 요구 등 적법 절차의 부재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골-타페는 과거 5년간 에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2022년 10월 사면됐으나, 재체포 이후 단식 투쟁 중 뇌졸중을 겪었다. 샤바지안 역시 2023년 9월 사면을 받았지만 이후 건강 악화를 겪은 바 있다.
보르지 국장은 "이번 기소는 2010년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의 연설에서 비롯됐다"며 "당시 하메네이가 가정교회를 '국가적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 폭력과 박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개신교와 '시온주의 기독교'를 동일시하며 해외 이란 기독교 단체들을 외국 정보기관의 요원으로 몰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샤바지안과 골-타페는 단지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나누려 했다는 이유로 '범죄자'로 규정됐다.
골-타페는 고백에서 "이 행위는 기독교인으로서 내 신앙의 일부다. 나는 기독교 신학을 배우고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란은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가 2025년 발표한 세계 기독교 박해국 목록(WWL)에서 9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이란에 대해 박해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