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 동안 병이 서서히 진행되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버린 뒤, 뒤늦게 치료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세계적인 연구들은 뇌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도 회복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실제로 놀라운 변화를 겪은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고 밝힌다.
알츠하이머병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일 브레드슨 박사는 저서 '늙지 않는 뇌'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최신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그는 "나이가 들어 인지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오래된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노화가 자연적·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사고방식을 뒤집는다.
브레드슨 박사는 50년 넘게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해온 학자로, 뇌 세포 퇴행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환경·독성물질·영양 상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오랫동안 쌓이며 나타나는 복합적 결과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뇌가 퇴화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진행된 후에도 회복과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레드슨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리코드(ReCODE) 프로그램'의 사례들을 통해, 늦게 치료를 시작했음에도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소개한다. 기억력이 돌아오고, 오랫동안 알아보지 못하던 가족을 인식하고, 다시 스스로 생활을 돌볼 수 있으며, 타인과의 교감을 회복하는 변화까지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약물 처방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수준이며, 뇌 기능 회복에 관여하는 수십 개 요소를 동시에 점검하고 다각도로 접근할 때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즉, 뇌는 적절한 조건을 회복하면 다시 젊은 시절의 활력을 일부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레드슨 박사는 뇌 노화를 되돌리고 평생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여러 가지 제시한다. 식습관 조절,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뇌를 자극하는 활동, 독성물질 회피, 장내 미생물 균형 관리 등 일상 전반에서 적용 가능한 요소들이다.
각 요인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하나의 생활습관만 바꾼다고 해서 즉각적인 해결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러나 여러 영역을 동시에 손보기 시작하면 뇌염증을 줄이고 신경망 회복을 촉진하는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가 특히 흥미로운 실천법으로 꼽는 것은 '루틴 깨기'다. 브레드슨 박사는 "매일 작은 변화로 뇌를 자극하고, 한 달에 한 번은 더 높은 강도의 과제를 부여하며, 일 년에 한 번은 매우 어렵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반복적 도전은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브레드슨 박사는 뇌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은 단기간의 프로젝트나 단순 처방이 아니라고 말한다. 식단·운동·수면·스트레스 관리 같은 일상의 모든 요소가 합쳐져 뇌의 생물학적 연령을 실질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뇌는 나이에 상관없이 회복력을 갖고 있다"며 "올바른 방법을 꾸준히 적용하면 누구나 더 젊고 선명한 뇌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브레드슨 박사의 접근법이 다소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근거는 확고한 신경과학 연구에 기반하고 있으며, 뇌 쇠퇴를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