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부 출전을 금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다수의 내부 관계자들은 커스티 코벤트리(Kirsty Coventry) IOC 신임 위원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여성 부문 보호'를 실현하기 위해 향후 6~12개월 내 관련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에서 불거진 성별 판정 논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알제리의 이만 켈리프와 대만의 린위팅이 모두 금메달을 받았지만, 두 선수는 2023 세계선수권에서 성별 적격성 테스트 불합격 판정을 받은 전력이 있다.
두 선수는 일관되게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주장했고 트랜스젠더라는 증거도 없었지만,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 논쟁을 촉발시켰다. 이후 수영연맹과 육상연맹 등 주요 국제연맹들은 잇달아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부 출전을 금지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트랜스젠더 여성의 모든 학교·대학 스포츠 경기 참가 금지를 선언했다. 그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려는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해 비자 발급을 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IOC 내부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뿐 아니라 성발달차(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 이하 DSD) 선수들에 대한 규제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DSD 선수는 출생 시 여성으로 등록됐지만 남성 염색체와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가진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 사례인 카스터 세메냐(Caster Semenya)는 런던 2012, 리우 2016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현재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 규정에 따라 여성부 출전이 금지됐다. 반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여전히 DSD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을 허용하고 있어 종목별 규정 차이가 존재한다.
IOC 의학·과학 담당 이사 제인 손턴(Jane Thornton) 박사는 최근 위원들에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남성으로 태어난 경우 영구적인 신체적 우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육상연맹 등 일부 종목 단체는 이미 SRY 유전자(Y 염색체에 위치한 성결정 유전자) 검사를 통한 성별 판정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관련 논의는 실무 그룹에서 계속 진행 중이며, 현실적으로는 2026년 여름을 정책 시행 목표 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IOC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경우, 유전자 검사 방식을 채택할지가 관건이다.
IOC는 성명을 통해 "최근 위원회의에서 의학·과학 담당 이사가 현황을 보고했으며, 실무 그룹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으며, 추후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