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연합위원회(African Union Commission, 이하 AUC)는 최근 미국 정부가 제기한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 박해 주장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나이지리아의 종교 자유와 주권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AUC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살해하고 군사 행동을 위협하는 데 공모하고 있다'는 미국의 언급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나이지리아는 헌법과 국제적 의무에 따라 안보, 종교 자유, 인권을 포함한 내정을 관리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고 했다.

또한 AUC는 "모든 외부 개입은 나이지리아의 주권, 영토 보전, 통일을 존중해야 한다"며 "종교를 무기화하거나 안보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모든 내러티브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든 폭력을 단일한 종교적 표적 내러티브와 혼동하는 것은 효과적인 해결책을 방해하고 지역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을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단체를 "완전히 제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도 이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대통령은 지난 11월 7일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는 심각한 안보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기 위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간 테러리즘을 겪어 왔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보안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고,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용기와 법치주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또 "부족이나 종교에 관계없이 단결해 복무하고 싸우는 군과 정보기관의 용감한 남녀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그들의 헌신이야말로 테러와의 싸움에서 국가의 힘"이라고 말했다.

유수프 투가르(Yusuf Tuggar) 외무장관은 "연방, 지역, 지방 등 모든 수준에서 나이지리아 정부가 종교 박해를 지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알하지 모하메드 이드리스(Alhaji Mohammed Idris) 정보 및 국민계몽부 장관 역시 "나이지리아는 종교 박해 문제가 아닌 테러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최근 2년간 테러 활동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페스투스 케야모(Festus Keyamo) 항공 및 항공우주개발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나이지리아는 종교적 사건이 아니라 테러 관련 사건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기독교인임에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정부 내 다수의 고위직이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케야모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 보안 책임자 대부분이 기독교인이고, 티누부 대통령은 무슬림이지만 그의 아내는 대형 오순절교회의 목사이며 자녀 대부분도 기독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을 포함한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나이지리아에 종교 박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 정보 출처를 다양화하고, 나이지리아와의 협력 및 솔직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UC 역시 "미국은 일방적인 군사 개입보다는 외교적 대화, 정보 공유, 역량 강화 파트너십을 통해 나이지리아와 협력할 수 있다"며 나이지리아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