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롭 브루넌스키 박사의 기고글인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종교개혁의 토대'(Sola Scriptura: The foundation of the Reformation)를 2일 게재했다.
브루넌스키 박사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데저트 힐스 성경 교회의 목사 겸 교사로 섬기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는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였다. 그것은 곧 종교개혁(Protestant Reformation) 의 불씨가 되었다. 루터는 정치적 혁명이나 영적 반란을 일으키려 한 것이 아니라 '면죄부(indulgence)'의 신학적 문제에 대해 논의의 장을 열고자 했을 뿐이었다. 로마가톨릭교회의 면죄부 판매는 처음부터 신앙적 문제가 아니라 세속적 문제로부터 시작되었다. 중세 시대, 교회는 곧 국가였기에 신학적 기준뿐 아니라 시민적 기준도 시행했다.
면죄부는 원래 죄수들이 국가에 대한 범죄를 금전적으로 배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였다. 이 제도는 재정을 늘리고 형벌 비용을 줄이기 위한 행정적 장치였으며 처음에는 영적 유익을 약속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루터는 참된 구원과 죄 사함은 "썩어질 은이나 금으로 된 것이 아니라"(벧전 1:18-19)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이런 면죄부 판매를 단호히 비판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선포했다. 그 결과, 교황청의 재정 수입을 건드린 이 신학적 주장 하나가 거대한 영적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복음의 중심에 선 종교개혁
종교개혁의 핵심에는 바로 복음(Gospel) 이 있었다. 이 복음을 설명하기 위해 종교개혁자들은 다섯 가지 핵심 원리를 세웠다. 바로 '오직'(sola) 시리즈로 불리는 '다섯 솔라(Five Solas)' 이다.
첫째는 Sola Gratia (오직 은혜): 구원은 하나님께서 자유롭게 주시는 은혜로만 가능하다. 둘째는 Sola Fide (오직 믿음): 인간의 행위로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결코 의롭다 함을 얻을 수 없다. 개혁자들은 철학 체계를 새로 만들려 한 것이 아니라, 오직 성경이 구원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는가를 탐구했다. 그리고 이 모든 '솔라들'을 지탱하는 근본 원리가 바로 Sola Scriptura (오직 성경) 였다.
루터와 개혁자들의 논쟁의 근거는 인간의 전통, 교회의 교리, 혹은 교황의 칙령이 아니라 오직 성경 자체였다.
오직 성경 - 급진적이지만 영원한 진리
'오직 성경'이라는 원리는 당시에도 급진적이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문제는 성경의 필요성(necessity) 이 아니라, 충족성(sufficiency) 에 있었다. "하나님, 구원, 경건한 삶을 이해하기 위해 성경 외에 교회의 전통, 교황의 명령, 혹은 다른 것이 필요한가 아니면 성경만으로 충분한가? 우리는 성경이 스스로 약속한 일을 수행할 능력을 진정 믿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성경이 스스로, '삶과 경건에 필요한 모든 것'에 충분하다고 주장하는가?"
사도 바울은 이 질문에 로마 감옥의 사형수 신분으로 대답했다. 그는 제자 디모데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권면했다 (딤후 3:16-17). 디모데는 두려운 상황 속에서 "바울이 없으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울의 대답은 분명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가 의지해야 할 것은 바울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자체였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충분히 우리를 준비시킨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강조한 이 진리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져 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순종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것은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나 오직 그분의 말씀뿐이다.
이 점을 보기 위해, 바울의 말씀에서 세 가지 성경의 진리를 살펴보자.
1. 성경의 근원을 이해하라 (딤후 3:16a)
바울은 말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 즉, 성경 전체의 저자는 하나님이시다. 성경은 단순히 인간의 통찰이나 철학,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호흡(breathed out by God) 으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이 성경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인간의 사상, 연구, 여론, 학문에 설득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소홀히 하거나 거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책을 가지고 있다. 성경은 오직 하나님의 감동으로 주어진 유일한 말씀이며, 그 어떤 지식이나 이론도 그 앞에서는 한참 뒤에 서 있는 이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2. 성경의 유익을 깨달으라 (딤후 3:16b)
하나님은 우리에게 난해한 철학서가 아니라 유익하고 실제적이며 살아 있는 말씀을 주셨다. 창세기 1장부터 요한계시록 22장까지 그 어떤 구절도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무의미하지 않다.
바울은 성경이 유익한 네 가지 영역을 말한다:
① 가르침(teaching): 무엇을 믿는가가 곧 어떻게 사는가를 결정한다. 거짓된 믿음은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지고 진리를 거부하는 사람은 결국 죄와 파멸로 간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 인간, 세상, 구원, 심판, 순종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우리를 이끈다.
② 책망(reproof):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를 드러내고, 거짓을 폭로한다. 신약의 기자들조차 성경 안에서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하며, 그 말씀을 날카로운 양날의 검처럼 사용했다.
③ 바로잡음(correction): 성경은 우리의 삶 속 죄된 행동과 불의한 길을 지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돌이키게 한다.
④ 의로 교육(training in righteousness): 단순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행할 수 있는 훈련과 능력을 제공한다. 이 모든 면에서 성경은 실제적이며, 삶에 적용 가능한 책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와 거짓을 분별하게 하고, 죄를 버리게 하며, 순종하도록 가르친다.
3. 성경의 목적을 기억하라 (딤후 3:17)
성경의 목적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으로 우리를 완전하게 준비시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세상 속에서 경건하게 살 수 있도록 충분하다. 말씀에 깊이 잠기면, 우리는 철저히 훈련되어 하나님의 뜻을 행할 준비가 된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 히브리서 4장 2절은 말한다: "그들이 들은 말씀이 그들에게 유익하지 못한 것은, 듣는 자가 믿음과 결부시키지 아니함이라." 즉, 성경이 유익을 주지 못하는 유일한 경우는 사람이 그것을 믿지 않을 때이다. 말씀이 무의미하거나 힘이 없게 느껴진다면 문제는 말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불신앙에 있다.
말씀의 권위, 말씀의 충족성(sufficiency)
오늘날 복음주의자들은 종교개혁의 후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분명히 고백해야 한다. 성경은 교리와 삶의 모든 문제에서 최종적 권위이다. 그러나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정말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가? 아니면 사람의 사상과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는가?"
"Sola Scriptura(오직 성경)"는 위대한 토대이지만, 믿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말씀 속에 잠기고, 말씀을 믿고, 말씀으로 변화되자. 그것이 종교개혁이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유산이며 오늘 우리 신앙의 기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