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친생명 단체인 영국생명권(Right to Life UK)은 10월 27일, 1967년 낙태법 왕실 승인 58주년을 맞아 "(승인 이후) 지금까지 약 1천만 건의 낙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는 2분마다 한 명, 매시간 31명이 생명을 잃는 셈이라고.

2023~2025년의 공식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영국생명권은 2022년 수치를 기준으로 동일한 추세가 이어졌다고 가정해 총 낙태 건수를 추산했다. 2022년에는 2021년 대비 17%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도입된 재택 낙태 서비스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보건사회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낙태 건수는 252,122건으로 2021년보다 37,253건(17.34%) 증가했다. 이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1년 동안 기록된 낙태 건수 중 가장 많은 수치였으며, 2022년은 이 지역들에서 재택 낙태 서비스가 도입된 두 번째 해다.

영국생명권은 논란이 많은 낙태 출생 개정안(191항) 폐지와, 집에서 낙태를 시행하기 전 의료 전문가와의 대면 상담 재개를 위해 2000년대 초부터 영국의 멍크턴(Monckton) 남작부인과 스트라우드(Stroud) 남작부인이 추진하는 범죄 및 치안법 수정안에 대한 지지를 요청해 왔다.

191항은 단 46분간의 백벤치 토론 끝에 하원에서 토니아 안토니아치(Tonia Antoniach) 의원이 발의했으며, 대중과의 사전 협의나 위원회 단계의 조사, 증거 세션도 없이 통과됐다. 

이 조항은 여성이 성별 선택 목적을 포함해 어떤 이유로든 출산 전과 출산 중 어느 시점에서든 스스로 낙태를 하는 것이 더 이상 불법이 아니도록 법을 변경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집에서 위험한 후기 낙태를 시도하는 여성의 수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체는 우려했다.

이는 'DIY' 후기 낙태와 관련된 위험으로 인해 더 많은 여성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비극적으로 24주 낙태 제한 시점을 넘어 자궁 밖에서도 생존 가능한 아기들의 생명이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멍크턴 남작부인과 스트라우드 남작부인은 논란이 되고 있는 출생 수정안(191항)을 폐지하고, 낙태 시행 전 의료 전문가와의 대면 상담을 재개하도록 하기 위해 다른 상원의원들과 함께 범죄 및 치안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현재 영국 상원은 불법 낙태에 대한 형사 처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범죄 및 치안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며, 이 개정안은 사실상 출생 직전까지의 낙태를 합법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알톤 경(Lord Alton)은 "이 법안은 범죄 대응 법안이라는 외형을 가장한 채, 극단적인 낙태 옹호 입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영국생명권은 알톤 경과 함께 낙태 전 의료 전문가와의 대면 상담을 의무화하는 조항 복원을 지지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단 1%만이 출생 시점까지의 낙태를 지지하며, 여성의 70%는 낙태 제한 시점을 24주에서 20주 이하로 낮추길 원하고 있다.

영국생명권의 캐서린 로빈슨(Catherine Robinson) 대변인은 "우리의 낙태법은 여성과 태아 모두에게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며 "1967년 이래 10,880,563명의 생명이 낙태로 사라졌으며, 이들은 모두 소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비극을 기억하기 위해 잠시 멈출 수 있지만, 이 날은 또한 전국의 사람들이 더 많은 생명을 낙태로부터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해 태아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산모와 아기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임신 지원 센터 자원봉사, 임신 및 출산 이후의 산모와 자녀를 지원하는 생명 보호 활동에 동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