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와 HRF(Human Right Foundation)의 공동 주최로 '2025 서울 북한인권세계대회'가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대회 둘째 날 북한에서 949일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임현수 목사(TMTC 대표), 탈북민 유튜버 정유나, 슈잔 솔티(미 디펜스포럼재단 대표), 북한 꽃제비 출신 영국 정치인 티모시 조 등이 연사로 참석해 발제했다. 

임현수 목사는 '북한은 복음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제목의 발제에서 "저는 캐나다 시민권을 획득한 뒤 북한선교를 이어갔다가 북한에서 억류된 뒤 풀려났다. 저의 북한 선교활동은 주로 농·어업활동 지원 등 인도주의 활동이었다"며 "'북한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동상이 세워진 북한 땅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제 설교 영상이 북한 해커에 의해 노출돼 김정은에게 보고됐고, 이로 인해 저는 북한 당국에 붙잡혀 억류 기간 동안 독방에서 감금되면서 강제노동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고난은 결국 변장된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 주의 말씀을 율례를 배우게 됐다'(시편 119편 67절)는 성경 구절처럼 북한 감옥은 제 영혼을 정화하는 수도원이었다. 감사하게도 감옥에서 성경을 읽을 수 있었기에 갇혀있어도 기쁨을 누린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옥에서 배급받는 식사는 돌이 섞인 밥과 된장국, 양배추뿐이었고,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며 "또 화장실 출입 등 허락이 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이동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했다. 

행사장 전경. ©노형구 기자
행사장 전경. ©노형구 기자

그는 "은혜의 순간도 있었다. 북한 고위 관리들은 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가 했던 설교를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폭정과 욕설을 일삼았던 이들의 영혼과 행동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 달 이상 제 설교를 들으면서 그들의 영혼이 감화됐던 것"이라며 "여기서 깨달은 점은 '믿음은 들음에서 자란다'는 로마서 10장 17절 성경구절처럼, 말씀을 들려주고 선포할 때 북한은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에스겔 37장 말씀처럼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북한에 선포하고 알리며 전도하면, 마른 뼈와 같은 북한은 반드시 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수전 솔티 여사는 '북한 인권의 암흑-국제사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에베소서 6장 12절)를 인용하며 "평화적 통일을 이루려면 인권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 헌법 아래에서 자신들이 국민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았지만 김씨 일가 독재로 빼앗긴 하나님의 권리를 자신들이 갖고 있음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 신앙 곧 기독교적 믿음이 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정은이 제일로 두려워하는 존재들인 자유세계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어떻게 진실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자유북한방송과 협력해 온 '진리작전'을 통해 라디오, 쌀, 라면, USB 등 25만 8천 달러가 넘는 북한 주민들이 요청한 물품들을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이는 전 세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100% 재정적으로 지원해 온 결과"라며 "김정은은 자신의 노예들이 남한이 얼마나 풍요롭고 번영하게 됐는지 진실을 알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그의 독재는 거짓으로 쌓은 산 위에 세워져 있으며, 그래서 그는 노예들을 어둠 속에 가둬둬야 한다"고 했다. 

슈잔 솔티 여사는 "한국의 번영과 성취를 북한 주민들이 알 때 김정은의 독재는 약화된다. 그래서 김정은이 K팝과 한국 드라마을 접한 소년과 소녀들을 처형하는 것"이라고 했다. 

탈북민 유튜버 정유나 씨는 증언에서 "K팝과 한국 드라마를 본다면 노동교화형으로 6-9년을 선고받고, 애인에게 '자기야'라고 부른다면 노동교화형 6년을 선고받으며, 한국 문화 컨텐츠 최초 유포자는 처형에 처한다"고 했다. 

이어 "부모는 유년시절 내내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평생 충성을 다해야 하고, 그럴 때 조선노동당의 품에서 영생할 수 있다고 세뇌했다"며 "청소년 시절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의 가치를 뼈저리게 깨달았고, 북한의 세뇌가 얼마나 거짓된지 알게 됐다. 이동과 소통, 여행의 자유가 박탈된 북한에서 드라마 속 배우가 해외로 나가는 장면은 내게 충격이었고, 이를 계기로 탈북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북 이후 동남아 등지를 거쳐 남한으로 도착하는 과정에서 죽음의 문턱을 수도 없이 넘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자유와 인권을 누리려 대한민국에 왔다"며 "남한 주민에게 공기와도 같은 자유는 북한 주민에게 생명과도 같다. 북한 주민이 자유를 획득할 날이 올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현재 영국에서 정치인으로 활동 중인 티모시 조는 영상 메시지에서 "외부 정부의 지속적 유입으로 동독 주민들 사이에서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불신이 증가한 것이 독일 통일의 시작이자 밑거름이었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서 정치범수용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K팝을 들었다는 이유로 가혹한 형벌을 받고 있고, 국민의 40%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 이것이 북한의 인권 참상"이라며 "목소리는 어둠을 뚫는 힘이 있다. 끝까지 북한 인권의 참혹한 실태를 알릴 때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통일의 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