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의 신임 교육부 장관이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비치하도록 한 명령을 폐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라이언 월터스(Ryan Walters) 전 교육감의 사임 후 임명된 린델 필즈(Lindel Fields) 신임 교육감은 "성경 배포나 성경적 인물 교육 커리큘럼을 교실에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경을 비치하라는) 명령에 제기된 소송과 맞서 싸우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필즈 교육감은 NPR 오클라호마시티 지국과의 인터뷰에서 "이 성경 비치 명령이 시행될 경우 약 300만 달러(42억 6,090만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그러나 월터스 전 교육감은 이번 명령 폐지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 교실에서 교사들이 성경과 같은 기본 문서를 사용할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변화는 기독교에 대한 공격"이라고 덧붙였다.

월터스 전 교육감은 재임 중 공립 교육에 기독교와 성경을 적극 도입하려는 여러 시도를 벌였으며, 지난해에는 성경 연구를 공립 사회 과목 커리큘럼의 핵심 부분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구매된 책인 성경을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성직자, 교사, 학부모 등은 월터스의 행정명령이 부모의 종교적·도덕적 양육권을 침해하고 오클라호마 행정 절차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월터스가 사전 공지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송이 제기된 후, 교육부는 이미 500권의 성경을 학교에 구매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원의 교육 예산 소위원회는 월터스가 요청한 300만 달러(42억 6,090만 원) 예산 배정을 거부했다. 이에 월터스는 'God Bless the USA' 가수 리 그린우드(Lee Greenwood)와 협력해 기부를 통해 성경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오클라호마 대법원은 소송이 해결될 때까지 성경 구매를 보류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월터스는 최근 교육감직에서 사임하고 교원 노조 반대 단체인 'Teacher Freedom Alliance'에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